
338일 전
공주 가볼 만한 곳! 유구벽화거리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한
공주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7월, 짧지만 건물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공주 유구 벽화마을을 찾았어요.
야외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공주 유구마을을 대표하는 포토존으로 유구벽화거리에서 만나는 그림들은 이곳이 82년 섬유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특히 1970년부터 운영된 직물공장 벽면 벽화는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발전과 함께 한 할머니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데요.
섬유공장 외벽으로 이어지는 알록달록 실타래와 묵묵히 베를 짜는 여인의 모습은 이젠 찾아볼 수 없기에 더욱 눈길이 가더라고요.
1953년 설립되어 공주 섬유산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 황금직물은 지역 산업의 생성과 쇠퇴, 재도약의 전 과정을 실증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요.
유구 벽화거리를 거닐다 보면 어느덧 유구 전통시장을 만나게 되는데 유구전통시장은 매월 3일과 5일 장이 열린다고 해요. 장날에 가면 시끌벅적 전통시장만의 활기를 느낄 수 있겠죠. 아쉽지만 제가 방문한 날이 장날이 아니라 조금은 한적한 풍경이었어요.
유구전통시장을 지나 섬유 산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긴 유구섬유역사전시장을 이동합니다. 공주 유구마을을 가게 된다면 마을의 역사쯤은 알고 계시는 것이 좋겠죠. 공주시에서는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을 오픈해 유구 직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색동저고리를 입은 비둘기가 보이는데요. 공주시 유구읍은 옛 섬유 역사를 간직한 마을로 마을 뒷산이 비둘기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비득재 또는 유구라 불렸다고 해요.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알록달록 색동으로 만든 소품들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색동은 '색을 동 달았다'라는 뜻으로 오색 빛깔의 헝겊을 층이 지게 차례로 잇대어 만든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소매감을 말해요.
1940년대부터 2000년까지 유구 산업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섬유전시관은 체험 전시실과 섬유전시실, 역사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어요.
공주 근대산업발전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섬유산업의 역사는 8.15 해방과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직물업에 종사하던 이북에서 피난 온 직물업 종사자들이 수족기를 직접 제작하여 직조를 한 것으로 시작되었어요.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130여 곳이 넘는 직물공장에서 3천여 명의 직공들이 근무하며 유구에서 생산된 인조견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웃돌 정도로 번창했다고 해요. 하지만 90년대 값싼 중국산 직물의 대량수입과 IMF 사태가 겹치면서 섬유산업이 쇠락하게 되었고 2003년 이후 유구직물협회와 유구자카드센터 설립을 계기로 고급화와 다양화 전략으로 혁신을 꾀하게 되는데요. 현재 이곳에는 50여 곳의 공장이 남아 국내 여성 고급 한복지 최대 생산지로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어요.
전시관에는 원단을 제작하는 과정부터 생산된 원단이 시장에서 거래되기까지 전 과정들이 미니어처로 전시, 원단 제작 시 사용되는 기구들도 전시되어 있어요.
실을 풀어주는 기계 해사기도 보이고, 자전거 페달 모양의 이 기구는 '꾸리감기'라는 것으로 꾸리깍지에 실을 감기 위한 도구로 일반 가정집에서 주로 사용했다고 해요.
이 기구는 오방색을 직조하는데 사용되는 기구에요. 황, 청, 백, 적, 흑 5가지 색이 들어가는 오방색은 한국의 전통 색으로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요. 악귀를 몰아내기 위해 혼례 때 신부가 연지곤지를 바르는 것,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해 돌이나 명절에 어린아이에게 색동저고리를 입히는 것, 간장 항아리에 붉은 고추를 끼워 금줄을 두르는 것, 잔칫상의 국수에 올리는 오색 고명, 궁궐과 사찰 등의 단청 등 오방색은 우리 생활 어디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알록달록 예쁜 '색동 직물'은 이곳에서만 생산되었다고 해요.
직물 산업의 꽃을 피운 자카드 방식으로 직물이나 카펫을 직조할 때 복잡한 무늬가 입체적으로 나도록 펀치카드가 있는 자카드 직기로 제작된 문양이에요. 여러 색의 실을 이용해 무늬를 만들어내는 자카드 직물은 유구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현재까지도 엄청난 수량의 직물이 국내외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유통되고 있어요.
섬유전시실에는 원단의 주재료들과 특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붙어 있네요.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옷감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정과 과정을 거치는지 엿볼 수 있었는데요. 섬유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전시장 규모는 작지만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 되실 것 같아요.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위치 : 충남 공주시 유구읍 시장길 50
유구벽화거리
위치 : 충남 공주시 유구읍 시장길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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