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은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 군민배우는 연기 중!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올해 국제영화제 진출을 꿈꾸며 준비 중인

<나는 배우다2> 단편영화 프로젝트,

지난 5월18일 오디션에서 선발된 군민배우 6인이 다시 모였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연기 수업 때문인데,

특별히 오디션에서 아쉽게 탈락한 지망생까지

2명을 더 뽑아 전문 연기교육을 받는 기회를 주었다.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저녁시간에 이루어진 연기교육은

주말 휴일이 끼고 비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 진행됐지만

난생처음 체계적인 연기 수업을 받아보는 초보 배우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평일에 열린 첫 수업은 러시아 유학파 박세라 강사가 진행했다.

강사는 실제 연극영화과 1학년이 받는 기초 연기 수업을 접목해

순발력과 임기응변을 기르는 신체 훈련을 시도했다.

몸풀기 게임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이어지자

초보배우들은 아이처럼 폭소를 터뜨리며 긴장을 풀었다.

특히 군민 배우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으로 꼽은 건

‘에쮸드(Etude)’라는 연기 수업.

그림 하나를 보여주며 다음 상황을 상상해서 연기해보는 즉흥극 훈련이었다.

강사는 폭풍 칭찬으로 초보 배우들의 마음 빗장을 열었고

자유롭게 신체를 쓰고 표현하는 기술이 절로 체득되도록 유도했다.

마지막 이틀은 현재 연극, 영화, 드라마에서 활동 중인 권재원 배우가 강사로 등장했다.

오디션 당시 모두가 지적받은 연극톤 연기를 영화에 적합한 톤으로 바꾸는 작업이 1대1로 진행되었다.

또 시나리오를 한 줄 한 줄 분석하고

실제 연기도 보여주면서 앞뒤 상황을 이해하고 대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알지, 잘 알지, 알고 말고...” 비슷한 단어지만

모두 다른 뉘앙스와 톤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언에 모두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곧장 이어진 실제 상황극 연기.

분식집을 세팅해놓고 분식집 주인, 손님역으로 대본 없이 자유롭게 연기하는 시간이었다.

다들 모녀지간, 외지 관광객 등 스스로 역할을 설정해서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티티카카 치고받는 모습이 과연 군민배우로 뽑힐 만하다 싶었다.

민망해하는 티 하나 없이 발산되는

이 자연스러운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이런 끼를 어떻게 감추고 평생을 주부로, 엄마로, 직장인으로 살아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살아온 만큼 나오는 것이 연기’라는 원로배우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다들 이미 삶의 내공이 묻어나는 생활 배우들이었다.

서울 국립극단에서 공연 준비 중인 권재원 강사는

빡빡한 일정을 쪼개 영덕까지 7시간 걸려 달려와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실전 팁을 무한 방출했다.

지금껏 여러 워크숍을 진행해 왔지만 영덕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한 시간이 유난히 즐거웠다고,

다시 만나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초보배우들도 현장 상황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표현방식을 꼼꼼히 배울 수 있었고

과장된 연극톤에 힘을 빼는 팁도 정말 요긴했다고 입을 모았다.

집과 가게에만 갇혀 살다 해방구를 찾았다는 최정미씨,

진짜 단역배우의 꿈 키운다는 정미란씨,

늘 그리웠던 연기에 대한 갈증을 제대로 풀어보고 싶다는 청춘 배우 이경훈, 이수연씨.

모두 단편영화 작업이 끝나더라도 흩어지지 말고

동아리로 모여 주기적으로 연습하고 공연을 올려보자는 의견도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