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산, 태조 왕건의 전설을 품은 천호산

오늘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개태사를 찾았습니다. 잠깐 개태사를 둘러본 후에 천호산 정상까지 주말 산행을 즐겼는데요. 저와 함께 개태사와 천호산의 매력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 개태사 입구의 신종루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이 삼국 통일을 기념하여 지은 개태사는 고려의 왕립 사찰 중 한 곳입니다. 원래는 천호산 자락에 창건되었지만 쇠락하였다가 세종 10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지속적인 불사로 태조 왕건의 어진을 모신 어진전, 대웅보전이 건립되어 사찰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 건립된 대웅보전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의 법요식이 거행되었는데요. 불자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 개태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천호산 등반에 나섰답니다.

▲ 개태사 철확

개태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보물 제219호로 지정된 개태사지삼존불상이지만 충청남도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개태사 철확이 시선을 끕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철재 솥으로 무려 승려 5백여 명이 밥을 지어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이제 개태사가 위치한 천호마을의 둘레길을 따라 천호산 정상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개태사에서 천호산 정상까지 가는 길에 선녀탕 쉼터와 왕궁 쉼터를 지나게 될 텐데요. 천호산 첫 산행이 기대가 됩니다.

개태사 뒤안길로 접어들면 경내에서 보았던 모습과 다르게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그리고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극락대보전의 단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천호마을로 들어서니 멀리 천호산 정상이 보입니다. 등산을 즐겨 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울창한 숲과 우뚝 솟은 정산이 신발 끈을 더욱 단단히 고쳐매게 합니다. 한 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마을로 난 길은 사진에서 보이는 곳에서 끝나기 때문에 꼭 개태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야 합니다.

▲ 천호산 등산로의 입구

천호산은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전설이 깃든 논산시의 명산입니다. 왕건의 꿈에 산에서 병사들이 나타나 후백제와의 전투에서 승리하였다고 하는데요. 바로 하늘의 보호를 받았다고 하여 옛 이름인 '황산'에서 '천호산'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천호산의 산세는 험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순탄한 것도 아니어서 등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지나는 곳마다 멋진 풍경을 보여줘서 천호산을 찾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호산 정상을 향해 가는 길에 선녀탕 쉼터와 왕건 둘레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어떤 전설이 내려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선녀탕 쉼터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몰래 목욕하며 쉬는 곳으로, 왕건 둘레길은 후삼국의 통일을 이룬 왕건이 거닐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 선녀탕 쉼터

▲ 왕건 쉼터(용궁샘)

비가 내린 후라서 천호산 등산로는 조금 미끄러웠는데요. 흙길, 계단길,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 등이 어우러져 운동화를 신고 오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듯합니다. 천호산 등산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안전한 산행을 위해 꼭 등산화를 챙기시기 바랍니다.

풀잎에 맺힌 빗방울처럼 저도 천호산을 오르는 동안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달음에 정상까지 올랐던 논산의 대명산이나 노정산과는 달리 천호산은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천호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는 의자가 놓인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부러 바위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일부가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개태사에서 천호산 정상까지는 왕복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요. 선녀탕 쉼터와 왕건 쉼터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천호산은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정상을 향해 가는 동안 전국의 많은 등산 동호회에서 천호산을 찾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개태사 - 천호산 정상 코스도 좋지만 일반적으로 계룡시의 천마산 -천호산 정상 - 개태사 코스가 인기가 많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해발 371.6m의 천호산 정상입니다.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황산벌과 연산면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논산의 명산으로 불리는 천호산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개태사를 찾는 분이라면 꼭 등산화도 챙기시기 바랍니다. 여름의 천호산이 여러분을 반겨줄 테니까요.

개태사: 충남 논산시 연산면 계백로 2614-11

천호산: 충남 논산시 연산면 송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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