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거리 헌책방 투어

오래된 책의 재발견

전주에는 90개의 지역서점, 11개의 전주형 서점, 12개의 시립도서관이 있는데요. 이 외에도 직영작은도서관 6개, 작은 도서관 134개가 있을 정도로 책을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잘 알려진 이 곳 말고도, 동문거리 한복판에는 아마도 손에 꼽을 만큼 오래된 서점이 있어요. 바로 헌책을 판매하는 ‘한가네 서점’입니다.

*출처, 전주시립도서관

동문거리에는 과거 200여 곳이 넘는 책방들이 줄지어 있었다고 합니다. 수많은 서점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단 세 곳의 서점만 남아있는데요. 천천히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주미래유산34, 한가네 서점

주 소 : 전라북도 완산구 동문길 102

연 락 : 063-285-5670

운영시간 : 주중 9:00 – 20:00 / 주말 10:00 – 20:00

*정확한 운영시간은 전화로 확인해주세요.

아날로그, 뉴트로가 유행하고 있지만 이곳은 한자리를 오래 지키기만 했더니 다시 트렌드를 맞이했다고 느껴집니다. 헌책도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시대에 굳이 헌책방에 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몰랐던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입니다.

30분 정도 있는 동안에도 20대부터 50대 할아버지, 그리고 읽던 책을 팔기위해 엄마 손을 잡고 온 유치원아이까지 다양한 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간 자체는 생각한 것보다 넓었습니다. 5만 권의 책과 함께, 오래된 책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두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책이 쌓여있습니다. 길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맞은편 사람이 비켜줘야 가능했어요. 사람과 책이 이렇게 부대끼며 어울리는 모습이 참 생소하고 정겨웠습니다.

카뮈의 이방인을 찾기 위해서 두리번거렸는데, 오래된 단골처럼 보이는 분이 능숙하게 사장님께 물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연히 알아서 책을 찾아야하는 줄 알았는데 수만 권의 책의 위치를 알고 계신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시고 같이 한동안 찾아봤는데요. 책이 팔린 것 같다고 다음에 오라고 했습니다.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책의 더미에서

원하는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

그러자 단골손님으로 오던 분이 카뮈의 최초의 인간을 건네며 추천해주시더라고요. 그 외에 시지프신화도 찾아봤는데 없었고요. 사장님께서는 책이 없다가도 또 들어오는 날에는 잔뜩 쌓여있다면서 다음에 와보라고 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논어를 구입했는데요. 애타게 책을 찾다보니 발견하는 즐거움과 지금은 살 수도 없는 희소성 때문인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한참을 있다 보니 책이 놓여 있는 영역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문학은 물론이고 동화책이나, 전공서적, 문화예술, 종교서적도 많았고요. 방문하신 젊은 20대 손님은 바둑에 관한 교본을 찾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단숨에 찾아봐주시더라고요. 그동안 수만 권의 책이 들어오고 팔렸을 텐데 그걸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다음으로 바로 옆에 있는 홍지서림을 향했습니다.

홍지서림

주소 :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106

연락처 : 063-288-5311

영업시간 : 매일 10:00-21:00

주차 가능

전주 출신 작가들의

옛 추억이 담긴 서점

1963년에 문을 연 홍지서림은 98년도에 부도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때 전주 출신 양귀자 작가가 인수를 했다고 합니다. 특히 최명희 작가, 박범신, 안도현, 은희경 작가도 이곳과 인연이 깊었는데요. (출처 KBS 뉴스7 보도 21. 1. 4.보도, 전주 서점거리 명맥 잇는 동문의 서점들) 이곳에서 꿈을 키운 작가들을 떠올리며 걸었습니다.

서점 바로 뒤편에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홍지서림은 한가네 서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1층에는 아동도서와 초등고 참고서, 신작도서와 교양도서 등이 진열돼 있고, 2층에서 수험서 전공서적, 스포츠, 교과서 등의 책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기존 대형서점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전주의 지역서점 특성상 ‘책쿵 포인트’도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 포인트를 이용해서 책을 할인받아 구매했지요.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20은 12개 시립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면 포인트가 적립되고, 지역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경우 도서가격의 20%를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

👇상세 정보 링크👇

이곳은 책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각 층마다 구비된 검색대에서 책을 찾을 수 있고, 분류표를 보고 책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 대형서점과 다른 점이 크게 없다고 느껴졌어요.

일신서점

주소 :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230

연락처 : 063-268-6885

골목길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일신서점은 헌책방입니다. 비교적 책장에 잘 정돈되어 있었는데요. 한가네 서점보다는 넓어서 지나다니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책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건 이미 예상했었지만, 대충 그 책이 어디 쪽에 있는지도 모르시더라고요. 무작정 손님이 수만 권의 책을 뒤지며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책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와 달리 어떤 손님은 책을 발견해 가시기도 하셨어요. 아마 헌책방의 고수 같은 분이실 겁니다.

헌책방과, 오래된 서점의 미래

전주에 딱 두 곳 남은 헌책방인 한가네 서점과 일신서점. 책 읽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인터넷 판매가 활발한 환경에서 서점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아니면 이대로 유지되며 함께할지는 지켜봐야겠죠? 책을 읽는 경험 말고 찾는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주시에서는 시민들의 기억과 감성이 담겨있으면서도 가치 있는 대상으로 미래유산을 발굴하고 있는데요. 시민 공모를 통해 보물을 찾기도 합니다. 전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전주에 지키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신 분들은 직접 참여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사진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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