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특산물이 펄떡이는 곳

1월, 고성의 제철은 무엇일까

자세히 보면 주인장의 규칙대로 줄을 서 있는 물건들. 유독 눈이 많이 오는 올해에 맞춰 장갑, 목도리, 두툼한 양말이 가판대 선두에 나와 있습니다. 고성의 특산물이자 탕으로 끓여 먹는 1월의 생선, 도치도 생선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작은 신발가게 앞을 지날 때는 따뜻해 보이는 방한화가 시골집 할머니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시장의 매력은 이런 것이겠지요? 작고 소소한, 별것 아닌 생필품들에서, 이른 새벽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들과 제철 나물, 과일들에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거요. 평일 오전, 한적하지만, 따뜻한 온기를 충전해 주는 '간성전통시장'을 돌아보며, 잠시 추위를 잊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흐르는 시장

청간정,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고성은 예부터 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방문했던 곳입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는 동해북부선이 고성을 지나면서 물자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이죠.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고 난 이후 고성은 어업과 관광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고성의 명소는 '간성전통시장'인데요. '간성'이라는 이름은 고려 때 이 지역의 이름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면 고성에도 5~6개 정도의 시장이 있었습니다. 그중 시대의 풍파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2일, 7일 날 열심히 문을 열었던 간성시장은 1984년 점포를 갖추고 상설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늘 문이 열려있는 상설시장의 특징은 외지에서 오는 상인보다 지역에서 농사짓거나, 잡은 것을 팔러 나오는 지역민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간성전통시장'에 가면 고성의 풍습, 음식, 생활상, 인심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성 토박이 상인들의 조금 큰 목소리는 오해하지 마세요. 반가워 건네는 환영 인사랍니다.

고성 전통 음식, 시장 음식 집합소

간성전통시장 푸드존

저렴하고 맛있는 50가지 메뉴

시장을 둘러본 후 출출해진 배. 어떤 음식을 먹어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간성전통시장에는 2023년 새롭게 문을 연 '간성전통시장 푸드존'이 있습니다. 6개의 식당들이 모여 백화점 푸드코트와 비슷한 형태의 식당을 오픈했죠. 주방은 시원하게 공개되어 있어 음식을 만드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개 식당의 메뉴도 모두 다 달라서 각자 다른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도 있죠.

해산물 가득, 라면 먹고 갈래?

차가운 겨울바람을 이겨보려고 1월에 선택한 메뉴는, 해물라면! 홍합, 새우, 오징어, 꽃게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간 라면이었는데요. 국물 한입에 만족도 100%. 순식간에 몸이 녹는 한 그릇이었습니다. 함께 먹은 김밥 역시 새로웠는데요. 이곳에는 유부김밥, 나물김밥 등 처음 보는 메뉴도 많았답니다. 한 마리 오징어튀김, 회덮밥, 메밀전병을 비롯한 각종 전 종류 등 고성에 와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별미들도 있었는데요. 한 번에 다 먹어보지 못한 미련을 핑계 삼아... 다음에 꼭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푸드존에 숨은 셰프님 찾기

6개의 식당, 50가지의 메뉴가 한눈에 들어와 뭘 먹을지 가장 고민되는 순간. 오랫동안 횟집을 운영했던 셰프님이 계시다는 미호돈까스 이야기가 생각나 모둠튀김을 주문해 봤는데요. 우리가 생각했던 시장 음식 맞나요? 바삭한 반죽에 깨끗하고 고소한 기름, 싱싱한 해산물과 달콤한 고구마까지 튀겨주셔서 순식간에 접시를 비우고 왔습니다. '간성전통시장 푸드존'에서는 주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니 맥주 한잔 곁들여도 좋을 것 같아요. 푸드존은 보통 저녁 7시까지 운영을 하고요. 손님이 계시면 가실 때까지 문을 열어 주신다고 하니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시면 됩니다. 이런 게 바로 시장만의 특급 인심 아니겠어요?


장바구니에 담아 가는 고성

싱싱한 생선과 제철 나물, 과일

고성의 맛으로 양념을 한 각종 젓갈, 장류, 반찬들

그리고 푸드존에서 만나는 시장 별미까지

소소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여행을 원한다면

장바구니에 고성을 담아가시는 건 어떨까요?


🚩 소소여행 Tip

- 간성전통시장 : 상설 시장으로 언제든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널찍한 무료 주차장을 이용해 주세요.

항상 깨끗한 공용화장실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 간성전통시장 푸드존 : 보통 저녁 7시까지 영업해요.

주류 (소주, 맥주, 막걸리 등)도 판매합니다.

포장도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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