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해! 새로워!

용궐산 절벽을 걷는 아찔한 경험!

2023년 7월 1일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재개장한 '용궐산 하늘길'

녹음이 푸르러지는 여름, 전북 순창에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매력적인 트래킹 명소가 있습니다. 2020년에 첫 선을 보였던 '용궐산 하늘길'이 오랜 보행로 정비를 거쳐 최근 2023년 7월 1일 재개방됐다는 소식인데요. 이전까지도 국내에서 쉽게 보기 힘든 산악 잔도(바위산 등 험한 벼랑에 낸 길)를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정비를 통해 534m였던 보행로를 562m 추가 연장하여 1,096m에 달하는 트래킹 코스로 탈바꿈했습니다.

찾아오시는 길은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산 101-1'을 검색하셔서 위 사진의 '용궐산 산림휴양관' 주차장을 찾으시면 됩니다. 위를 올려다보시면 하늘길과 용궐산의 산세가 눈에 바로 들어오는데요. 이름에 걸맞게 그 산세가 용이 주변의 수려한 경치를 따라 승천하는 형세를 띄기에 붙혀진 이름입니다.

그 용의 몸체 가운데에는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있는데 굳이 오르지 않더라도 아찔함이 느껴질 정도의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용궐산 하늘길은 용궐산 치유의 숲 자생식물원에서 시작됩니다. 공중화장실 또한 아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이곳에서 5분 정도 오르면 매표소를 만날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무료로 입장했지만 현재는 유료로 전환됐으니 방문 시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길 중간에는 별도의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이 없으니 이곳에서 미리 이용하셔야 합니다. 또한 산행 전 가급적 튼튼한 신발을 착용하시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통신 수단과 데크길 전까지 사용할 스틱, 더불어 여분의 물과 음식을 꼭 챙겨주시면 더욱 쾌적한 탐방이 되겠죠.

용궐산 하늘길 트래킹 필수품

용궐산 자연휴양림(용궐산 하늘길)

입장료: 4,000원(개인 및 단체) ※순창사랑상품권 2,000원 환급

입장시간: 9:00~17:00(3월~11월), 9:00~16:00(12월~2월)

무료입장 대상자: 순창군민, 경로 및 영유아, 유공자, 장애인, 기초 생활 보장자

개장 초기라 어떤 방식으로 입장해야 되는지 잠시 머뭇했지만 매표소 앞으로 가니 직원분께서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4,000원을 내고 매표를 완료했는데 2,000원을 지역화폐로 돌려주니 오랜 시간 동안 잔도 정비에 들어간 땀과 노력에 비하면 그다지 비싸다고 생각되는 비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포스팅을 읽으시다 보면, 오히려 정상에서 만끽할 풍경과 추억의 대가치고는 저렴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매표소 앞쪽에는 해충 방지 스프레이 분사기가 비치돼 있으니 탐방 전 이용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매표소부터 잔도 입구까지 10분~15분 정도, 돌계단을 따라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길 자체는 굉장히 잘 정비돼있지만, 흙이 아닌 바위로 돼있어서 바닥을 잘 보면서 걸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녹음이 우거진 곳이라 날벌레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다행히 매표소 앞에 설치된 해충 방지 스프레이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산행길에는 수많은 돌탑들이 눈에 띄는데 여느 등산로와 비교해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용궐산의 기운과 수려한 풍경이 오고 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뜻이겠죠.

데크길 시작점에 도착하면 하늘길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본래 용여암(龍女山)혹은, 깎아지른 바위벽 때문이었는지 '용의 뼈'라는 의미의 용골산(龍骨山)으로도 불렸지만, 2009년 주민들의 적극적인 요구 끝에 중앙지명위원회를 열었고 이후 '용이 사는 집'이라는 생동감 넘치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곳 하늘길은 용의 날개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하며, 잔도의 종착지 '비룡정'까지는 편도 약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또한 원하는 경우 옛 등산로를 통해 하산하거나 데크길로 원점회귀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절벽을 따라 지그재그로 탐방을 시작해 봅니다. 이렇게 가파른 바위산에 어떻게 길을 놓을 생각을 했는지 싶을 정도로 아찔한 풍경이 이어지는데요. 여담이지만 이렇게 평평한 암벽을 등산 용어로 슬래브(slab)라 부른다고 하는데요. 용궐산의 절벽처럼 이렇듯 크고 웅장한 슬래브는 큰 대(大) 자를 붙여 '대슬래드(大slab)'라 말하기도 한답니다.

용궐산 하늘길 계단과 바위에는 위처럼 다양한 글귀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 중 하나인데요. 추사 김정희의 필체를 옮긴 '계산무진(계곡과 산이 끝이 없다)'와 더불어 특히 자연과 관련된 석문(石文)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용궐산 고사성어길'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글귀들이 새겨질 예정이었지만 자연훼손에 대한 우려로 갈무리됐다고 하는데요. 아무리 좋은 뜻을 품고 있더라도, 자연 그대로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 테니 잘 결정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와 별개로 여순감옥에서 도마 안중근 의사가 쓴 '제일강산'이라는 글씨의 석문은 그 의미가 다른 글귀와 사뭇 달라 지금도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보시는 안내문에는 나와있지 않아 잠시 설명드리자면, 이 글씨는 평양 대동강 '연광정'이라는 곳에 걸려있던 편액을 안의사가 기억해 쓴 것인데요. 나라를 위한 죽음을 앞두고, 차마 갈수 없는 조국의 산과 강을 그리워하는 심정이 담겨있는 유묵이라고 하죠. 아름다운 용궐산의 절경과 대비돼 더욱 슬프게 다가옵니다.

아픈 마음을 뒤로하고 데크길 주변을 둘러봅니다. 힘차게 굽이치는 섬진강의 물줄기는 물론 무량산, 벌동산 등 주변의 산세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왜 이곳이 용의 집으로 불리는지 실감이 될 만큼 수려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길 중간중간에는 기념사진을 찍거나 좀 더 편한 감상이 가능하도록 전망대와 쉼터가 조성돼있습니다. 데크너머 펼쳐지는 비경과 바위벽을 함께 바라보면 길이름에 걸맞게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착각까지 드는데요.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꼭 눈에 담아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약 30분간의 산행 끝에 목적지인 비룡정에 도착해 숨을 돌립니다. 이곳에서 데크길은 종료되고 등산로를 따라 용궐산 정상까지도 향할 수 있으니 여유가 되시는 분들께서는 다녀와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지금까지 섬진강의 풍경을 가장 높은 곳에서 만끽할 수 있는 곳 '용궐산 하늘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늘길 자체는 굉장히 완만하게 조성돼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이지만, 산행 시 내가 깎아지른 절벽을 걷고 있다는 점을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풍경에 취해 사진을 찍다 핸드폰을 떨어트리는 경우, 아이들의 경우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보여드린 멋진 풍경을 마주하시더라도 발밑을 잘 살피시고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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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안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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