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하고리 왕버들나무숲 잎까지 모두 내려놓은 왕버들나무에서 우리 자신을 내려놓다

고창 하고리 왕버들나무숲

잎까지 모두 내려놓은 왕버들나무에서 우리 자신을 내려놓다

삼태마을

전라북도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삼태 마을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 마을 앞 들녘 건너 산 위에서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날씨는 많이 풀린듯하지만 그래도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추운 날 찾아본 왕버들나무숲은 잎 하나 없이 모두 떨구고 자신을 내려놓은 순수한 나무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왕버들나무숲의 무성한 푸른 잎을 보기 위하여 그때는 많이들 찾아오겠지요? 잎사귀 하나 남김없이 내려놓은 나무의 모습 왕버들나무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저는 이곳 하고리 왕버들나무숲에서 우리 삶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삼태 마을 입구 표지판입니다. 왕버들나무숲 안내가 있습니다. 고수면과 대산면을 오가는 버스의 버스정류장도 있습니다.

삼태교앞의 비석입니다. 효행비, 기념비, 공덕비 등 이곳 출신 선조들의 공덕을 기리는 비석입니다. 마을을 위하여 또는 가정의 화목을 위하여 우국충정 애국 애족의 정신이나 효자 열녀 등 마을의 귀감이 되는 사람들을 위한 표식이 비석으로 남아있습니다.

삼태교를 건너갑니다. 작은 개울을 두고 삼태교는 마을회관을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하고리 왕버들나무숲은 이개울을 따라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마을회관입니다. 삼태 마을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삼태 마을입니다. 삼태 마을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4개 마을 중 하나입니다. 삼태마을,고현마을,남창마을,양사마을입니다.

이제 왕버들나무숲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창 하고리 왕버들나무숲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117호입니다. 200~300살의 왕버들나무와 느티나무, 소나무들 10여 종의 나무 90여 그루가 있습니다. 지름 약 134cm, 높이 약 8m에 이르며 예전에는 바다에서 들어온 배를 묶어 두었는데 지금은 홍수조절 등 마을의 비보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회관 앞 작은 정자 앞에 있는 나무입니다. 모양이 너무 신기합니다. 아무리 바람에 잘 나부끼는 버드나무라 할지라고 이렇게 부드럽게 휘어진 버드나무를 본 적이 있는지? 다시 한번 자세히 나무를 살펴보았습니다.

개울을 가로질러 작은 다리를 건너갑니다. 이곳에도 예사롭지 않은 왕버들나무가 있네요. 옆으로 누운 것인지 바로 서 있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진 지금에서야 나무의 본성이 보이는듯합니다.

왕버들나무 등 속에서 꿋꿋이 서있는 소나무입니다. 겨울에 울울창창합니다. 오랜만에 푸른 잎을 보는듯하여 반가움이 앞섭니다.

소나무의 밑둥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등껍질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기하학적인 무늬가 거북의 등을 닮기도 한듯합니다.

왕버들나무 수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작은 개울의 뚝방에 중심을 잡고 개울 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물을 좋아하는 특성으로 왕버들나무는 개울과 어울립니다.

둑방길에는 야자 매트가 깔려서 방문객들이 다니기 편리하도록 하였습니다. 매트 길을 따라서 산책 하시기 좋은 왕버들나무숲입니다.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물속의 음영이 아름답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나무 끝을 쳐다보니 까치집이 하나 보입니다. 옛날 시골집 앞 나무 위의 까치집이 생각납니다. 겨울 추위에서도 작은 집 높이 짓고 까치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고개를 나무 밑으로 돌렸습니다. 느티나무, 왕버들나무의 굵은 밑둥이 든든합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무껍질을 감싸고 있습니다. 새잎이 나기전의 겨울나무의 모습입니다.

오늘 어떻게 생각하면 잎도 없는 왕버들나무숲에서 너무 황량한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나무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여름 푸른 잎이 가득한 개울가의 나무를 많이도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찬바람 속에서 나뭇잎 하나 없는 왕버들나무의 잎이 아닌 순수한 나무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