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추미양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 화가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전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생각납니다.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은 너무도 유명한 고흐의 명작인데요,

미디어 아트로 재구성돼 잠실나들목을 지나는 시민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잠실한강공원 안내(출처: 한강공원 누리집)

나들목은 일명 토끼굴이라고 부르는데요,

잠실한강공원으로 들어가는 나들목은 5개가 있습니다.

종합운동장나들목, 신천나들목, 잠실새내나들목, 잠실나들목, 잠실나루나들목입니다.


뉴욕현대미술관에 소장된 고흐 그림이

어떻게 미디어 아트로 구현됐는지 궁금해 늦은 오후 집을 나섰습니다.

잠실나들목은 잠실 2동의 리센츠 아파트와 잠실 3동 주공 5단지 아파트 사잇길로 가면 됩니다.

손바닥 모양의 플라타너스 잎이 바람에 뒹굴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미술관으로 가는 기분을 내봅니다.

아파트단지 쪽에서 바라본 잠실나들목 입구

잠실은 대규모 고층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선 인구 밀집 지역인데요,

잠실한강공원으로 가는 시민이 제법 많습니다.

산책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분이겠지요.

잠실나들목 내부는 보행자용과 자전거 이용자용 길로 나뉘어 있고,

LED 조명과 CCTV가 있어 환하고 안전해 보입니다.


잠실나들목 우측 벽에는

길이 13m, 높이 3m의 거대한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요.

천정에 빔 프로젝터도 3개 달려있고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 정각에

30분 동안 고흐, 치투시, 김환기 작가의 작품이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상영됩니다.

영상이 나오기 전 시간이라 클래식한 음악만 잔잔히 흐릅니다.

음향이 수준급이네요.

잠시 시멘트로 만든 토끼굴이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게 음악의 힘이겠죠.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 소장 예술품과 유명작가의 작품을

반응형 디지털미디어로 다시 해석하여

서울 시민들의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재조성 됩니다

잠실 나들목미술관은 망원나들목에 이어

서울의 두 번째 래빗 뮤지엄(Rabbit Museum) 입니다.

토끼굴에 조성된 미술관임을 알리는 글귀가

토끼 그림과 함께 스크린 좌우에 있는데요,

토끼가 아주 귀엽네요. 🐰


오후 6시 정각이 되니 스크린에 화려한 별빛이 쏟아집니다.

코발트블루 하늘에 구름이 요동치고 초승달은 달무리 속에서 황금빛을 발합니다.

팝콘 터지듯이 하늘을 수놓은 별들도 소용돌이칩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화폭에 잠실의 랜드마크인 롯데타워와

잠실종합운동장, 한강 주변의 고층 아파트 야경이 겹쳐 움직입니다.

검은빛 사이프러스 나무가 불꽃처럼 타오르고

롯데타워가 하늘에 다다를 듯 위용을 자랑합니다.

고흐의 그림이 잠실 야경과 어우러져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되니,

토끼굴이 영화관으로 변신한 듯 착각에 빠집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 Rainy Day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 Cloudy Day

날씨가 맑을 때, 흐릴 때, 비 올 때, 눈 올 때에 따라

그림 좌측에 해가 뜨고 구름이 드리워지며 비나 눈이 내리는 모습이 담깁니다.

야외 활동에는 날씨가 중요한데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덤으로 날씨도 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김환기의 ‘무제 27-Ⅶ-72-#228’

우리나라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서 단색화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 화가는

김환기(1913~1974) 화백입니다.

김 화백의 점화(點畵) 가운데 추상미가 가장 돋보이는 무제 27--72-#228의 제작 과정이

미디어 아트로 구현돼 화면을 채웠습니다.

점 하나하나를 찍어 영원한 신비의 대상인 우주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안토닌 치투시(1847~1891)19세기 말 인상파 예술의 영향을 받은 체코 화가입니다.

그의 명화 오를레앙 철도 라인(By the Orleans Railway Line)’을 재구성한 미디어 아트 영상은 동적입니다.

하얀 연기를 내뿜는 증기 기관차가 들판을 헤치며 달립니다.

3D 그래픽의 입체감과 움직임이 추가돼 영화 같은 분위기입니다.

밖에 비가 내리니 영상 전체에도 비가 내리고, 아련한 추억 속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한 무리의 청년이 천천히 걸으며 영상을 감상합니다.

외국인 여성은 이런 예술 공간에 놀랐는지 눈을 떼지 못하네요.

자칫 칙칙할 수 있는 토끼굴이 예술을 향유하는 따스한 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세 명의 화가 작품 영상이 묶여 반복되는데요,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는 래빗 뮤지엄을 소개하는 영상이 채워집니다.

토끼굴을 천천히 지나면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

평범한 일상에 활기와 여유를 선물받았습니다.


잠실한강공원 쪽에서 바라본 잠실나들목 입구

영상이 끝난 뒤 잠실한강공원으로 나왔습니다.

어둠이 찾아와 잠실대교에 불이 들어오고 한강을 즐기는 분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강바람 한 모금, 커피 한 모금 마셔봅니다.

통로 역할만 하던 나들목의 변신 덕분에 잠실에 별이 더 환하게 빛나는 듯 합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title":"[블로그기자단] 고흐 작품이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 잠실나들목 미술관 래빗 뮤지엄","source":"https://blog.naver.com/happysongpa/223259873150","blogName":"송파구청 ..","blogId":"happysongpa","domainIdOrBlogId":"happysongpa","logNo":223259873150,"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fa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