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산업수도로 이름난 울산광역시에도 오지 마을이 있습니다.

울주의 대표적인 자연 마을로는 당리(堂里), 대리(大里), 큰골(大谷), 와리(瓦里), 태종(太宗) 등이 있습니다.

고헌산, 백운산, 불송골봉에 둘러싸여 첩첩산중 오지(奧地) '소호(蘇湖)'의 옛 이름은 소야(所也)는 수리라는 뜻이 있습니다.

높이 솟은 산 또는 정수리를 뜻합니다. 소호의 가을 성찬을 취재했습니다.

울주군 상북면 석남사 인근 궁근정마을에서 경주 산내 쪽으로 약 5km를 올라가면 고헌산으로 올라가는 초입과 소호리로 빠지는 외항재가 나옵니다.

외항재 재를 넘어 내리막길로 400미터쯤 가면 왼쪽 길가에 50년을 넘나드는 참나무숲이 펼쳐집니다.

약 1km 숲길은 ‘나를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길’이라는 뜻으로 ‘망아로(忘我路)’라 이름 붙였습니다.

‘소호리 참나무숲’은 1974년 당시 임업선진국인 독일과 함께 조성한 숲으로 사유림 협업 경영의 첫 사례로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숲 안으로 들어서면 1984년 4월 소호리산림경영협업체에서 세운 ‘한독사업 종료기념’석이 있습니다.

숲속으로 더 걸어 들어가면 하늘로 곧게 뻗은 상수리나무 아래 ‘독일 헤센주 영림서장 게트너 박사가 1984년 5월 가지치기한 나무’라는 내용을 새긴 알림 돌이 있습니다.

울신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가 현재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산골 오지의 대명사인 `쇠야동골`로 불렸습니다.

숲이 우거지고 물이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마을 이름이 소호(蘇湖)입니다.

당리(堂里)마을은 소호리 중심부에 있는 마을 이름 입니다.

마을 중앙에 당산나무가 있어 '당수말' 또는 당리(堂里)라고 했습니다.

옛날 이곳은 느티나무숲이 우거져 당제(堂祭)를 지냈습니다.

그 숲 자리에 소호분교가 있고, 분교 내에 노거수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수령: 350년. 높이: 36m. 가슴높이 둘레: 7m로 소재지는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376-3입니다.

상북초등학교 소호분교는 100년이 넘었지만, 현재는 전교생이 37명에 불과합니다.

보호를 위해 울산광역시의회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지원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기념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소호분교는 1923년 3월 3일 부락민이 초가 1동을 무상 제공해 사설강습소가 설립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사설 초등교육 기관은 강습소와 야학 두 종류가 있었는데 전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후자는 노동자ㆍ농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또 주·야 강습소는 주간에는 강습소로, 야간에는 야학으로 불렀다고 했습니다.

현재 울산지역 초등학교 가운데 개교 100주년이 넘은 학교로는 병영초(1906년 설립), 울산초(1907년 설립), 언양초(1906년), 방어진초(1909년), 온양초(1922년) 등이 있고 두동초(1923년)와 소호분교가 올해 10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소호분교는 일제 치하에서 헐벗고 굶주리더라도 아이들만은 신학문을 배우게 해야 한다는 마을 선조들의 열정으로 사설강습소가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그 맥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산골 오지마을 학교 중에서 개교 100년을 맞이한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폐교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마을에 이주한 젊은 학부모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산촌유학센터, 아동센터 등이 설립돼 위기를 극복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청정지역 소호에 있는 이 학교는 경쟁교육과 사교육을 배제하고 자연과 함께 배움을 원하는 학부모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는 인구감소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많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소호는 외부 인구의 유입이 이어진 본보가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또 울창한 숲과 맑은 물과 함께 마을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에 편승해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는 ‘농촌에서 미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울주군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소호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의 주거비와 프로그램 체험비를 제공해 농촌문화와 영농체험, 귀농, 귀촌 선배와의 만남, 관내 견학 등 다양한 체험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소호분교 앞을 흐르는 하천은 '동창천'으로 가을의 성찬이 한창이었습니다.

이 하천은 북쪽으로 흐르다가 서쪽으로 꺾어 운문호에서 잠시 머물다 서남 방향 꽈리를 틀고, 청도천을 만나 밀양강이 됩니다.

밀양강이 삼랑진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니, 이 동창천은 낙동강 수계인 셈입니다.

당리마을 경로당이 있는 마을 길을 걸었습니다.

오지여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개 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적막한 골목길은 소박해 동양화 전시장을 관람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인생의 보물창고다’라 설파했습니다.

불현듯 고향의 돌담길이 향수로 다가오고, 동화 같은 추억이 묻어나 감성 골목을 걷는 기분입니다.

막대사탕 같이 달콤한 동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줄행랑치던 달음박질, 멍멍이 소리, 가난했지만 울고 웃었던 추억이 샐쭉하게 맴돌았습니다.

거친 세상을 사느라 간직하면 좋은 동심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동심을 복원시켜 둘 마법 같은 골목길을 걸으며 위로받습니다.

고삐 풀린 송아지처럼 뛰어다니며 동심을 재잘거렸고, 꿈을 키우던 최초의 낙원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대화의 기류에 편승해 소호의 골목길은 추억 속에 남겨 놓고 형태도 알아보지 못하게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소호보건진료소 건물이 덩그렇게 서서 그런 나의 향수를 달래 줍니다.

골목길은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아우르는 곳입니다.

골목길은 마을 사람들이 걸어간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역사서로 보입니다.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숨결, 몸짓과 냄새까지 혼곤히 스며있기 때문입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니 이곳 사람들이 지나온 삶이 엿보이고, 잊고 있던 것이 깨어나 말을 걸어옵니다.

아린 애환과 역사를 읽게 합니다.

마을 자체가 많이 정비 되어 현대식으로 고쳐졌습니다.

낡음이나 불편함이 있어 정비되었겠지만, 골목이 품고 있던 소박하고 공동체도 사라지고, 익숙함과 편안함, 삶의 방식과 의미와 가치를 지운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길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목이요 정보와 물류가 오갔던 통로였습니다.

그 옛날 울산의 소금장수들이 소금을 등짐에 지고 소호령을 넘어 멀리 추풍령까지 갔던 길입니다.

나무바가지 장수, 똥장군 장수 등 장돌뱅이들이 걸었던 길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오르는 느낌입니다.

시간에 굳어진 옛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따뜻한 정이 흐르는 길을 밟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휘몰아칩니다.

그들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 인연으로 관계를 형성했던 통로이고 삶의 여백입니다.

이 길이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런 감성 특유의 여유 때문이지 싶습니다.

이곳에 눌러앉아 살다 떠났던 사람들, 물류를 유통했던 장사꾼, 엿장수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풍요롭게 살아간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절망의 눈물도 배어있지 싶습니다.

그들은 세파에 휘청거릴 때마다 향수를 달래며 기대고, 껴안으며 단단해져 갔을 것입니다.

이 길들은 비록 조붓한 산길이었지만 우리 민초들이 연명을 위해 걸었던 인생길 그 자체였습니다.

그 작은 길들은 인근의 삼일장 오일장으로 이어졌으며 또, 그 길들은 삼십리길의 인보장, 백리길의 경주장, 백오십리길의 영천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길이 이어진다는 건 조금 떨어져 있을 뿐 우리 삶의 원형은 모두가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을을 벗어나니 고헌산 봉우리와 단풍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소호마을이 순둥이 아이의 웃음처럼 친근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주 블로그 기자'의 원고로 울주군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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