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4월 함안 야생화 여행/함안 9경]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반구정에는 바람꽃의 여왕, 남바람꽃이 피고 있습니다.
제13기 함안 블로그 기자단 조윤희
4월의 찬란한 시간이 해변의 모래같이 손가락 사이로 줄줄 새는 것 같아 흐름을 막고 싶어도 도무지 막을 수가 없습니다. 꽃들은 피고 지고 또 다른 꽃들이 피고 지면서 봄은 점점 성숙한 모습으로 모양을 잡아가는 요즘 합강정을 둘러보고 나서 가까이 있는 반구정도 궁금해서 그냥 돌아갈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반구정까지 차로 이동 가능한 길로 얼른 달렸지요.
반구정
-주소: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구암4길 116-2
(지번. 장암리 333)
남바람꽃이 피는 계절에 몇 해 동안 찾아왔던지라 반구정 입구를 알리는 지계석을 보자 반가움이 밀려들었습니다.
함께 낙동강을 바라보며 선 반구정과 그 입구에 피고 있는 남바람곷을 만나러 가보실까요?
함안 9경
제1경 함안말이산고분군
제2경 악양의 꽃길과 석양
제3경 입곡군립공원의 단풍
제4경 무진정의 사계
제5경 연꽃테마파크의 아라홍련
제6경 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
제7경 장춘사의 산사 풍경
제8경 함강정과 반구정의 해돋이
제9경 대평늪의 늪지식물
함안 9경 중 제8경인 합강정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반구정으로 가는 길에 안내판과 전망대가 있어서 시원하게 뚫린 경관과 창녕 남지 유채 축제장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답니다.
반구정 가는 길에 본 들풀들
1. 괴불주머니
ㆍ꽃말: 보물주머니
산지 계곡이나 습한 곳에 자라는 괴불주머니는 유독성이라 식용은 하지 않지만, 민간에서 타박상을 입었을 때 뿌리를 으깨어 밀가루 치자와 섞어 붙여 어혈을 풀어주는 약재로 사용한다지요. 또한, 한방에서는 풀 전체를 국화황련(菊花黃連) 이라 하여 약용하는데, 해열, 해독, 종기에 효능이 있고 급성 결막염을 치료한다고 알려진 괴불주머니. 그래서 보물주머니라는 꽃말이 더 와닿아 담아보았답니다.
2. 미나리냉이
ㆍ꽃말: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
산지의 그늘진 곳과 냇가, 계곡에서 흔히 자라는 미나리냉이의 꽃이 유난히 하얗게 보입니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미나리냉이는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답니다. 개화 시기는 5∼7월이며, 흰색의 꽃이 가지와 줄기 끝에 모여 달리는 것이 꽃잎은 4개이며,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꽃받침보다 2배 이상 길어 꽃의 색이 더 하얗게 보인답니다.
3. 꽃마리
ㆍ꽃말: 나를 잊지 마세요, 진실의 사랑,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이나 밭의 습윤한 곳에서 흔히 자라는 꽃마리의 어린순을 나물로 하며, 전초(全草)를 부지채(附地菜)라 하며 약용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수줍은 듯 봄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 반구정 가는 길 곳곳에서 사랑스럽게 작고 작은 꽃을 피운 채 사람의 발길을 반겨주고 있답니다.
4. 애기똥풀
ㆍ꽃말: 엄마의 사랑과 정성
독성이 있어 식용 불가이며 매염재로 활용하는 애기똥풀은 꽃을 포함한 잎·줄기를 백굴채(白屈菜)라 하여 약용으로 쓰인답니다. 진통, 지해, 이뇨, 해독의 효능이 있으며, 위장의 동통, 황달, 부종, 피부 염증, 벌레와 뱀에 물렸을 때 치료를 한다고 알려진 애기똥풀이 임도를 따라 길 안내라도 하듯 길게 군락을 지어 있답니다.
반구정 입구에 도착하자 보이는 안내판에는 '반구정 내 차량 출입 금지'가 여전히 꽂혀 있는 것을 보면 무례한 방문자들이 간혹 있는가 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하라는 것은 하면 되는 편한 약속을 무시하니 사람도 자연도 어려운 상황을 만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 않을까요?
차량으로 반구정까지 진입 시도는 아예 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햇살이 머리 꼭대기 위에서 쏟아지는 시간에 도착해서 꽃의 상태가 어떨지 걱정도 되었지만 바람꽃을 찍고 있는 작가님들의 모습을 보고는 안심이 되더군요. 볼만한 꽃들이 있겠다 싶어 저도 카메라로 들이대려다가 일단은 반구정과 주변의 멋진 풍경을 놓치면 안 되겠기에 반구정 쪽으로 먼저 향했답니다.
매번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반구정의 느티나무는 오늘도 무사히 푸른 생명 에너지를 분출 중입니다. 우리나라 정자나무 중에서 수형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한 번 보면 그 아름다움과 과묵함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 말이지요.
650년 된 느티나무는 높이가 15m, 둘레가 6m나 되는 노목으로 기품이 저절로 느껴진답니다.
반구정(伴鷗亭)은 조선 중기 학자 조방(趙垹. 1557~1638)이 풍류를 즐기며 여생을 보내기 위하여 지은 정자랍니다. 함안 낙동강변 용화산 반구정(伴鷗亭)에서 반구(伴鷗)는 날아가는 갈매기와 여생을 살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주변의 환경을 보면 저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곳이랍니다.
조선 중기 학자 조방(趙垹)[1557~1638]의 자는 극정(克精), 호는 두암(斗巖)·반구정(伴鷗亭)으로, 생육신의 한 사람인 조려(趙旅)의 현손이며, 이황(李滉)의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연구하였고 도학(道學)에 힘썼던 분이기도 하지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홍의 장군(紅衣將軍) 곽재우(郭再祐)를 따라 창의하여 정암진(鼎巖津)과 기강(岐江) 등을 지키는 등 전공을 세웠으며, 정유재란 때에는 화왕 산성(火旺山城) 의진(義陣)에서 군무를 도와 많은 적을 무찔러 고을 사림들이 그의 충의에 감복하여 조정에 상소하여 포창(褒彰)을 청하였다고 해요.
난이 평정되자 낙동강 우포(藕浦)의 말 바위(斗巖) 위에 반구정을 짓고 마주 바라보이는 곽재우의 창암정(滄巖亭)을 수시로 오가며 산수의 자연과 함께 은둔생활을 하였던 조방은 충효 사상을 일생의 신조로 삼았으며 『두암집(斗巖集)』 3권과 『가훈 팔잠(家訓八箴)』, 『충효 실감(忠孝實鑑)』 등의 저술을 남겼고 호조 참판에 추증되었답니다.
정자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남지 철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과 불어오는 바람에 봄의 더운 시간을 식혀주기에 알맞은 시원함이 기분을 좋게 하는 정자에 잠시 앉아 바람을 즐기다가 남바람꽃을 보기 위해 걸음을 옮기면서 반구정을 둘러보았습니다.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목조 기와집인 반구정의 평면 구성은 좌측 2칸은 대청마루, 우측 2칸은 온돌방으로 구성하여 전면에 툇마루를 설치하였으며, 전면에는 알루미늄 새시 문을 달았고, 기단은 자연석 위에 시멘트 모르타르로 마감하고, 각 칸마다 화강석 장대석을 디딤돌로 놓았답니다.
초석은 원형으로 가공하고 그 위에 원형 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상부는 소로 수장으로 소박하게 장식하였고, 지붕 처마 끝은 막새기와로 마감한 모습이어서 화려함보다는 자연 속에 은둔하기 위한 모습이라 눈에 띄지 않지만 제 눈에는 이곳이 글을 쓰거나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 삼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운 눈으로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반구정에서 볼 수 있는 봄꽃
1. 등
ㆍ꽃말: 사랑에 취하다, 환영, 결속
성장이 빠르고 부식질이 많은 비옥한 계곡이나 산기슭에서 잘 자라며, 내한성이 강하며 건조하고 척박한 곳일지라도 생장이 양호하며, 바닷가나 공해가 있는 곳에서도 잘 견디는 등나무가 이곳 반구정에서 명물이기도 하지요.
물체를 기어 올라가는 습성이 좋으며, 봄철에 약 15일간 피는 꽃이 아름다워 파고라, 테라스, 아치 등에 심으면 좋은 등나무는 도로변이나 절개지, 방지에 심어 토양을 안장시키는 데도 적합하답니다. 꽃과 열매는 식용하기도 하고, 적은 양으로도 염색되는 좋은 염료 식물이기도 하답니다.
2. 작약(함박꽃)
ㆍ꽃말: 수줍음, 부끄러움, 교태
개화시기는 5~6월이며 백색, 적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의 꽃이 원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리며, 개화 기간은 열흘 정도로 짧은 편인 작약이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할아버지가 사셨던 집 앞에서 곱고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더군요.
꽃 모양은 모란과 매우 흡사하지만, 나무처럼 목질화된 줄기로 월동하는 모란과는 달리 작약은 겨울에 지상부가 완전히 말라 없어지고 뿌리로 월동을 하는데, 뿌리는 진통, 복통, 월경통, 무월경, 토혈, 빈혈, 타박상 등의 약재로 사용하며, 약용, 화단용으로 주로 식재하고, 절화용으로도 가능하지요.
3. 으름덩굴
ㆍ꽃말: 재능,유일한 사랑,단 하나의 사랑
연한 보랏빛이 고운 으름덩굴 꽃의 향기가 반구정을 채움하고 있었습니다. 열매는 생김새나 맛이 바나나와 비슷하여 ‘코리안 바나나’로 부르기도 하는데,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줄기와 뿌리는 목통(木通)이라 하여 약으로 쓰인답니다.
특히 이뇨·진통의 효능이 있어 소변불리·수종·관절염·신경통 치료제로 사용한다네요.
제법 울창했을 덩굴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정리도 할 겸 덩굴줄기를 많이 쳐 냈다고 하셨지만 그럼에도 꽃이 핀 가지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향기가 나니 얼마나 좋던지요.
심심찮게 보이는 애기똥풀이 걸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으니 담아줘야겠지요?
남바람꽃을 담으면서
사실은 반구정에 온 목적이 있었답니다. 바로 바람꽃의 여왕이라고 하는 남바람꽃을 보기 위함이었지요. 매년 이 꽃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분이 계셔서 야생의 상태에서 남바람꽃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답니다. 그러면서 찾아온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고 꽃을 볼 수 있게 허락하시니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닌지요.
남바람꽃(남방바람꽃)
ㆍ꽃말: 천진난만한 여인, 덧없는 사랑,
당신만이 볼 수 있어요
바람꽃 중에서 아름다운 요정이며 여왕이라고 극찬하는 남방바람꽃이라고도 부르는 남바람꽃의 학명은 Anemone flaccida F.Schmidt이며, 속명 아네모네(Anemone)는 그리스어로 아네모네스(Anemos)에서 유래했는데 ‘바람’이랍니다.
싱그럽고 정겨운 미소를 지으며 봄의 시간 속에서 초록빛 융단에 한 올 한 올 용솟음치듯 꽃이 피어나는 단아한 꽃송이에 붉은빛으로 채색된 정갈하고 고결한 뒤태가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개화 시기는 4~5월이며, 흰색의 꽃이 피며, 꽃은 줄기 끝에서 1~3개의 꽃대가 나와 그 끝에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꽃잎 모양이랍니다.
키는 15~25cm 정도이며, 잎은 둥근 심장 모양으로 깊게 세 개로 갈라지는 것이 담녹색으로 광택이 나고, 여기저기에 흰 무늬가 있고 잎의 앞과 뒤에는 거친 털이 난답니다.
낙엽활엽수 아래의 약간 습한 곳에서 자라는 남바람꽃은 연한 분홍색의 꽃받침이 5~7개인데 앞면과 달리 뒷면이 붉은빛이 있는 것이 독특하지요. 붉은빛은 꽃망울 일 때 가장 진하다가 서서히 희미해지기 때문에 '뒷 자태가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꽃이라 하는 것은 꽃받침’이라는 사실.
꽃받침은 꽃잎을 보호하려는 부속기관인데 퇴화되었고, 많은 수술과 보리알 같은 암술이 6~7개 정도인데, 꽃잎과 꽃받침의 구별은 꽃잎 밑에 아무것도 없으면 꽃받침이라고 하지요. 큰꽃으아리, 산딸나무 등도 꽃이라고 알고 있는 부분은 사실은 꽃받침이랍니다.
구례군 광의면 출신인 박만규 박사가 1942년 4월 7일 구례군 구례읍 북방정(北方町) 상수리 밭에서 처음 발견하여 ‘남바람꽃’이라고 명명하였지만, 1949년에 <우리나라 식물명고>에서는 ‘봉성바람꽃’이라고 바꾸었다고 해요. 봉성은 구례의 별칭이니 구례에서 처음 발견되었음을 강조하려는 애향심으로 보인 것이라 하겠지만 무슨 이유인지 1974년 한국 쌍자엽식물지에서는 ‘남방바람꽃’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고 해요.
한편 2006년 제주도 한라산에서 미 기록종 바람꽃이 발견되어 한라바람꽃이라고 하였는데 알고 보니 남바람꽃을 보고 일컬었던 거였지요. 2007년 이상태 박사의 아열대 농업 생명 과학 연구지에서도 남방바람꽃이라 하여 이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었다고 해요. 남방바람꽃과 남바람꽃의 명칭 논쟁은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0년 4월 9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남바람꽃’으로 등재되어 처음 명명된 이름을 찾게 되었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령 제419호에 희귀식물 위급종(CR)으로 지정 고시되어 있는 남바람꽃은 전남 구례군 오봉산을 비롯하여 제주도 해안동, 전북 순창군 회문산 경남 함안군 대산면의 4개소에만 서식지가 발견된 희귀종이지만, 처음 발견된 구례의 서식지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홀연히 사라져 안타까움을 안겨주던 차에 다행히 72년 만인 2014년 이원규 시인이 섬진강 변 오봉산에서 발견하여 다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하지요.
정갈하고 단아한 꽃송이는 뒤태의 색채가 타 지역 남바람꽃 보다 선명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담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심하게 훼손되어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었던 남바람꽃을 지키기 위하여 함안군과 합력해서 반구정의 멋과 음유 그리고 야생화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감사하면서 귀히 담아온 남바람꽃을 공유합니다.
낙동강변에 날아가는 갈매기와 여생을 살고 싶은 마음으로 지은 반구정에서 조선 중기 학자 조방(趙垹) 선생과 그의 후손이 만들어 낸 함안의 봄은 저에게 귀한 힐링의 시간이었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제 허우룩한 시로 마음을 남겨봅니다.
남바람꽃의 고백/조윤희
보고 싶어서 참다가
존재의 그리움 안고
다시 달려갔던 그곳에서
끌어 안은
천진난만한 여인
남바람꽃
바람꽃의 여왕이라 일컫는
그 이름 앞에
저절로
무릎을 꿇어버렸다
예뻐서
눈 안에 담고
고와서
가슴으로 안다보니
나는 너가 되고
너는 내가 되어
봄의 경점에 서 있다
어김없이 예쁜
그녀가 되고 싶은
남바람꽃의 고백이
그대의 눈 속에서
숨을 쉰다
연둣빛 그리운
4월의 연가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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