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3월 끝자락 도덕산은 꽃동산
"무슨 꽃이 이렇게 예쁘데요."
"금낭화라고 하는데 좀 일찍 피었네요."
"생김새가 아주 고아요."
도덕산 야생화공원이 초록으로 물들고 풀꽃들이 막 피기 시작하고 있다.
3월 끝자락, 어디를 가든 꽃내음으로 가득하다.
서울 충무로에서 점심시간 한옥마을 산책 중에 만난 진달래 꽃이 화려하다.
진달래 꽃을 보고 마음은 도덕산으로 달려간다.
이른 퇴근을 하고 철산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30분이 살짝 넘었다.
도덕산으로 급하게 발길을 재촉한다.
먼저 닿는 곳이 야생화공원인데 벌판처럼 삭막한 곳에 금낭화가 손짓한다.
4월을 앞두고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개화를 서두른다.
풀꽃들도 꽃향기를 풍기며 나비와 벌들을 유혹한다.
야생화공원 작은 언덕에 원추리 연한 새싹들이 초록 융단을 만들었다.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색상이 아주 곱다.
낮에 온도가 오르면서 봄이 깊어가고 있다.
야생화공원을 천천히 돌아본다.
돌 틈에 피는 돌단풍이 곱게 피어있다.
계곡에 물이 흐르는 돌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피는 돌단풍이 도덕산에 있다.
물론 식재된 돌단풍이지만 야생화공원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돌단풍은 잎이 단풍잎을 닮아서 돌단풍이라고 한다.
가을에 이파리에 물이 들면 영락없이 단풍잎이다.
계곡 바위 틈에 사는 돌단풍은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도덕산 정상으로 빠르게 간다.
길가에는 현호색이 널려있다.
도덕산은 봄부터 가을까지 풀꽃이 참 많다.
봄에는 현호색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길을 끈다.
현호색 꽃도 종류가 많다.
도덕산에 여려 종류가 있지만 같은 종인데도 색깔이 다른다.
토양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진다.
귀엽게 생긴 풀꽃을 보면서 산을 오르면 피곤을 잊는다.
연초록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파릇파릇한 산마늘이 윤기가 흐른다.
산마늘 잎은 명이나물로 인가가 높은 식물이다.
도덕산 산마늘은 야생이 아니고 식재된 것이다.
잡풀들이 나오지 않아 싱싱한 산마늘이 탐스럽게 보인다.
이른 퇴근을 하고 도덕산으로 달려간 목적이 깽깽이풀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해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깽깽이풀 꽃은 햇빛이 없으면 꽃잎을 닫는다.
또한 꽃이 활짝 핀 시간도 짧아서 깽깽이풀 꽃을 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해가 도덕산 고개를 넘어간다.
햇빛이 너무나 부족하다.
역시나 깽깽이풀 꽃이 오므라들고 있다.
3월 끝자락 주인공은 깽깽이풀 꽃인데 조금 아쉽다.
풀 죽은 깽깽이풀을 보고 얼레지를 보기위서 서두른다.
얼레지를 찾아 가는 길에 짱짱한 초록빛을 만난다.
진범인데 가을꽃이다.
지금 막 싹을 키우고 있는 진범이 씩씩하다.
도덕산에 좀처럼 보기 힘든 청노루귀가 보인다.
역시나 꽃잎을 닫고 있다.
대부분이 꽃들은 빛이 없으면 꽃잎을 오므려 암술과 수술을 보호한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제대로 핀 꽃을 볼 수 없어 조금은 실망이다.
며칠 전에 만난 청노루귀다.
도덕산 귀족처럼 당당한 포즈가 멋지다.
도덕산과 구름산 노루귀는 대부분 흰색과 분홍색이다.
아직 청노루귀 개체 수는 많지 않다.
청노루귀 옆에 얼레지가 쑥쑥 자라고 있다.
성질 급한 얼레지가 활짝 고개를 들고 있다.
세상구경 빨리하고 싶은 얼레지인가 보다.
사실 얼레지는 지금 꽃철이 조금 빠르다.
꽃대를 올리고 있는 얼레지가 우르르 몰려있다.
정상적으로 꽃대를 키우고 있는 얼레지다.
다음주에 활짝 필 것 같다.
완전히 피어 꽃잎을 뒤로 제치면 치마를 든 것처럼 보인다.
얼레지 꽃말은 '바람난 여자'이다.
얼레지를 보고 능선을 넘는다.
산자고도 누군가 훼손한 상처를 이기고 피었다.
이 꽃 역시 햇볕이 없으면 꽃잎을 다문다.
활짝 핀 모습은 며칠 전에 담은 사진이다.
시간이 오후 5시가 넘었다.
해가 인천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햇빛은 힘을 잃고 꽃들이 꽃잎을 오므리는 시간이다.
흐드러지게 핀 산자고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덕산을 내려선다.
도덕산 입구에 핀 개나리가 꽃터널이다.
3월 끝자락은 개나리 세상이다.
노란꽃은 먼 곳에서도 확 눈에 들어온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목련 꽃을 보면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 생각난다.
목련은 귀부인처럼 곱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지만 사랑스럽다.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면 봄은 깊어간다.
며칠 새 기온이 쑥쑥 오르고 풀꽃들이 무더기로 피고 있다.
길가에 벚꽃이 팝콘 터지듯이 펑펑 꽃잎을 열고 있다.
나무에 핀 꽃과 풀숲에 핀 꽃 모두가 꽃이다.
나태주 시인은 '꽃은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라고 했다.
봄이 끝나기 전에 도덕산 꽃동산을 담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광명시 온라인시민필진 학다리 (박성만)님의 블로그
- #도덕산
- #꽃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