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해랑] 반송2동 반송큰시장과 반송삼절사 : 역사는 회자되고 회자될 때 빛이 나는법
해랑 11기 [잇츠미러브]
시간을 넘어, 오래도록 지켜내고 있는
해운대 반송큰시장과 반송삼절사
해운대구 반송에 들어서면 어느 시간에 멈춘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작고 좁은 골목, 그 사이 빽빽히 들어선 삶의 터전, 그리고 그 중심에서 희망을 담고 있는 반송큰시장.
1968년 부산 동구 수정동 고지대 철거민 2100여 가구의 이주를 시작으로 만들어진 반송은
아마도 부산 내에서 빈틈 한점없이 빼곡히 채워진 주거지 중에 유일한 평지가 아닐까 생각 되는 곳입니다.
여름이면 여전히 집집마다 문을 열어둔채 어르신들이 골목에 나와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산책삼아 누군가의 안부를 물어보며 시장을 둘러보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여전히 정겨운 곳이죠.
해운대 반송큰시장
"아이고, 어르신, 마실 나왔으예~"
부산에서도 외각에 위치한 반송시장은 외부인들 방문으로 인한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시장은 아니지만, 소담스러운 매력이 있는 곳 입니다.
반찬거리를 사러 나온 분들부터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러 나온 분들까지 자주보는 얼굴들로 가득한 시장이라, 대부분의 인사가 반가운 이를 만난 듯
일상적인 인사였죠.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법하게 동네사람들 많은 시장골목을 누비며 여기저기 인사하는 풍경이랄까요.
시장을 돌아다니는 내내 미소가 번지는 곳이였습니다.
1960년대 가족들의 생계를 잇기 위해 나온 상인들이 야채와 과일, 수산물 등을 팔기 시작하여
2006년에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아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 난 반송큰시장은 동서남북으로 출입구 정확히 표시되어 있는 시장입니다.
주로 김치나 반찬가게가 많이 보이고, 어른신들이 드시기 좋은 부식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요즘에는 젊은세대들의 관심도가 생기면서 하나 둘씩 주전부리식 음식들이 나오고 있죠.
시장을 가볍게 돌아보며 그 분위기를 담고, 자식 걱정하는 어르신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훌쩍 한시간이 흘러갑니다.
개인적으로 반송시장을 처음 지도로 확인했을때 모자이크처리한 것 마냥 빽빽한 집과 가게들을 보고 진귀한 풍경이라 생각했었는데요.
반송큰시장과 연결되어 있는 주변의 간판들과 주거지를 돌아보며, 보는 것도 하나의 이색적인 여행이 될 것이라 함께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송삼절사
반송큰시장 입구에서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방향으로 나와 어느 작은 골목에 이르렀습니다.
안내판도 하나 없이, 과연 여기에 뭐가 있을까 싶은 곳에 황토빛깔 돌담이 마중나와 길을 안내하는 이곳은
부산광역시 지정문화재 자료 1호, 반송삼절사 입니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순절한 세 사람 양지, 양조한, 양통한의 절의를 추모하기 위해
동래부사 이명적의 발의에 의해 현종 5년에 약 400평이 되는 삼절사를 완공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침략으로 1910년 우리나라의 국권을 상실한때에 삼절사 내 세한당 현판을 제외한 것들은 압수, 훼손되었던
아픔에 절망을 더한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다행히도 최근 2022년 1월 30일에 부산 문화재자료 126호로 지정된 고문서들을 통해 그 역사적 보존에 가치가 있다 판단되어
1989년 유림과 후손의 논의로 기존 건물을 헐고 1990년 따뜻한 유월에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300여년간 남원양씨 문중과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향토방위를 통한 호국정신을 기념하고,
그 감사함을 담은 향사로서 현재에도 관리되고 있는 곳입니다.
보전을 위해 늘 개방하고 있진 않지만, 먼발치에서도 느껴지는 귀중한 우리의 자료를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소중할 따름입니다.
#반송삼절사
해운대반송큰시장과 삼절사 그리고 수목원
역사는 회자되고 회자될 때 점점 그 가치에 빛이 나느 법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삼절사가 연계 된 것 하나없이, 관광객이 찾아올리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반송시장도 그러하겠지요.
물론, 반송큰시장이 역사적 깊이로는 반송삼절사를 따라갈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제법 근현대사적 이야기와 특색있는 풍경을 간진하고 있는 반송큰시장도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가치있고 선명한 우리이야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던 중에 최근 1월 17일에 반가운 기사들이 터져나왔더군요.
해운대구청이 반송큰시장과 반송삼절사 그리고 해운대수목원까지 엮어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였습니다.
새단장하는 방송큰시장을 중심으로 특화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인데,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하나의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반송의 노력들, 그리고 그 문화를 담아 볼 수 있는 반송이라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송이야 말로 온고지신을 담은 지역이 되지 않을까요.
반송큰시장 새단장 소식 ↓
고즈넉한 한옥카페
반송삼절사를 뒤로 하고 나오는 길에 또 하나 숨어있는 반송의 한옥카페에 들렀습니다.
어깨보다 높은 돌담, 마당을 채운 소나무, 빛을 양껏 담아내는 창가에 앉아 차한잔 시켜놓고 바람에 호로롱 거리는 촛불을 바라봅니다.
오래된 골통품들이 여기저기에 시선을 빼앗는 전통찻집 반송187은 여기저기 누군가의 손때들로 가득 묻어져 있는 소품들이 많고
주로 이지역 어르신들이 차한잔하시면 담소를 나누고 밤이되면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밝혀주는 마치 반송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죠.
#반송187
반송큰시장도, 반송삼절사 하루빨리 시대를 아울러 누구나 쉽게 즐기고 보고 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반송에서 해랑 11기 [잇츠미러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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