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달달한 향내 가득, '괴시부엌' 오픈!
5월 초여름의 하루가 저무는 시간,
영해면 괴시리 전통마을 마을회관에 바지런한 동네 아낙들이 속속 모였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피곤할 시간이지만 모두 눈을 반짝이며 한 사람을 기다린다.
이들은 40대 이상 60대, 70대까지, 모두 400년 전통의 내력 깊은 반촌,
괴시마을을 떠받치는 반석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안으론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밖으론 이웃의 어르신을 챙기며
마을의 궂은일까지 도맡아 해내는 그림자 행동대원들.
결코 젊지 않은 이들 중장년층이 없이는 마을잔치며 행사는 이뤄질 수 없다.
영덕문화관광재단에서 진행하는
괴시전통마을 '할매할배이야기' 사업은
올해 이들을 주목하고 미션을 던졌다.
괴시마을을 대표할 시그니처 식음료를 개발하는 ‘괴시부엌’ 프로젝트!
괴시마을은 최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오가는 외지 손님들이 늘었지만
내세울만한 대표 식음료가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호응과 기대도 컸다.
첫 수업이 열리는 저녁 7시.
부산에서 막 달려온 강사가 마을회관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의 반가운 인사가 오갔다.
오늘은 영덕의 대표 과일인 복숭아를
다양하게 활용한 음료를 배워보는 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강사가 따로 마련한 개인 텀블러와 행주를 나눠주며 수업이 시작됐다.
아직 복숭아 출하철이 아니기 때문에
강사가 준비한 건 작년 7월 영덕에서 얻은 복숭아 낙과를 졸여 만든
콩포트(compote: 농도가 묽고 과육이 살아있는 잼).
잼보다 설탕 량이 적지만 철저히 소독해 보관했기 때문에
올해까지 복숭아 맛과 식감을 맛볼 수 있는 식재료다.
복숭아는 익히는 순간 향이 달아나기 때문에
콩포트에 뜨거운 우유를 넣었을 때 건강한 맛이긴 하지만
다소 심심하다는 시음평이 나왔다.
주부9단의 섬세한 평가가 나오자
그 점까지 감안한 강사는
능숙하게 복숭아 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비장의 한 수를 첨가하고,
그 자리에서 달라지는 맛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신중하게 맛을 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음은 복숭아 콩포트에 따뜻한 물을 넣고 레몬을 올려먹는 복숭아 차.
다음 순서는 우려낸 홍차를 넣고 얼음을 채워 먹는 복숭아아이스티가 이어졌다.
진한 홍차와 달달한 콩포트, 슬라이스한 레몬 한 조각이 더해져
여름철 최적의 복숭아 아이스티가 뚝딱 만들어졌다.
조금 낯설지만 색다른 맛을 즐기며 모두 만족스런 평가를 주고받았다.
세가지 종류의 복숭아 음료를 즉석에서 만들고 비교해 먹어보면서 질문하고 메모한 수강생들.
앞으로 마을기업을 만드는 첫 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진지한 모습이었다.
일을 마치고 도착한 수강생들을 위해 강사가 따로 준비한 간식도 보너스!
수제 자두잼을 직접 구워온 빵에 발라 먹으며 이것도 배우고 싶다는 탄성이 오갔다.
다음시간엔 오늘의 주역이었던 콩포트와 모든 음료에 활용할 수 있는 레몬청을
만들겠다는 고지가 이어지자 수강생들의 얼굴이 더 환해졌다.
담당 김순천 강사는 수년간 혼자 배우고 실험하고
수없이 실패하며 완성해낸 잼과 콩포트,
음료 제조의 비법까지 아낌없이 전수할 것을 약속했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의 괴시전통마을
‘할매할배이야기’ 중 괴시부엌 프로젝트는
10회 차로 7월까지 매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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