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블로그기자단]예송미술관 기획전시 <Unpacking Scenes>로 설치미술 이해하기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이난희
※방역수칙을 모두 지킨 후 취재하였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이야기들 속으로”
4월 예송미술관 기획전시 <Unpacking Scenes>가 4월 17일부터 5월 11일까지 전시됩니다. 송파구립 예송미술관은 송파구의회 옆 건물로 지하철 9호선 삼전역 3번 출구 또는 석촌고분군역 4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합니다. 버스로 오는 교통편도 있어서 찾아오기 어렵지 않습니다.
예송미술관 기획전 <Unpacking Scenes>
참여 작가: 김은주, 서경문, 안진선, 이유경
전시 기간: 2023. 4.17.(월)~5.11.(목)
1층에 자리한 예송미술관 전시실은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요. 첫 번째 공간에서는 김은주, 서경문, 이유경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고 두 번째 공간은 안진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시각언어를 다루는 김은주, 서경문, 안진선, 이유경의 작품을 통해 미시적인 장면을 확대해 형태나 질감, 용도로 분해하며 재조명하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하는데요. 4인의 작가는 물체 본래의 역할이나 영역에서 벗어난 전시 공간의 작품으로 작가의 시선을 통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합니다.
전시는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을 제안해 우리가 직접 느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양과 요소로 풀어낸 작가의 시선을 경험하며 감각에 참여하는 순간을 통해 전시장 속 이야기가 관람자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을 고대한다고 합니다.
그럼,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시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관람해 볼까요?
김은주 작가의 빛, 입자, 조각의 작품들
김은주 작가의 빛에 관한 작품들입니다. 김은주 작가는 작고 보잘것없는 대상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해 냅니다.
공중에 부유하거나 바닥에 흩어져 있거나 때로는 스크린을 매개로 관찰되는 어떤 반짝임은 순간에서 떨어져 나와 정지된 이미지 안에서 분석됩니다.
작가는 대상을 확대하여 보고, 조형을 관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로 분해하며 일부분을 잘라 다른 화면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연스레 여러 그림이 군집하여 시리즈를 이룹니다. 그렇게 하나의 반짝임이 시리즈 회화가 되고 나면 얼른 다른 순간을 찾아갑니다.
가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빛이 산란하는 순간을 포착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보았던 빛의 입자가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빛의 다양한 색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빛의 입자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로운 모습으로 보입니다. 김은주 작가는 빛이나 입자, 조각을 작가 나름의 눈으로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이유경 작가의 가상공간의 양가성 탐구
이유경 작가는 가상 환경 속에서 비가시적인 존재를 추적하며, 이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가상공간의 양가성을 탐구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미지들에 의해 매개된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서 물질감이라는 조형의 시각적. 유형적 본질은 젠더, 문화, 인종에 대한 분리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신체의 모습으로 확장하는 도구가 됩니다.
Cellular는 세포의(혹은 옷감 따위가 성기게 짠), 셀(Cell) 방식의 육상 이동 통신의 새로운 방식 등을 의미합니다. 가족. 조직과 떨어져 타지에서 노동하는 이주노동자 세포가 되었다가 공장에서 기계가 찍어낸 부품. 세포가 조립되어 다시 완성품, 조직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연결(connect)과 분리(disconnect)는 끊임없이 반복되어 집니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에 따라 설치된 작품은 연관성이 없는 것 같은 소품들이 함께 한 작품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로 어떤 연관이 있나 살펴보다가 작가의 안내 설명문을 보고 이해해 보려고 했습니다. 조금은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 그냥 가볍게 그러는가 보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서경문 작가, 로맨스의 상품화 표현
서경문 작가는 일상의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우리 주변부에 있는 것들과 일상의 디테일들에 대해 오늘날의 가장 작은 사건들과 매우 평범한 미학을 탐구하고 있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맨스와 소비, 문화가 서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사랑 속에서 만나 서로 교차하는 메커니즘을 ‘에어비앤비Airbnb’라는 온라인 숙박 플랫폼으로 은유해 보고 가상의 새로운 사랑 시스템(Our new dating system)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랑이 처한 현실, 로맨스의 상품화, 상품의 낭만화를 그려낸 것이라고 합니다.
로맨스 상품화를 통해 작가는 사랑의 몸짓이 어떻게 자본주의 안에 상품화되어 가는지와 동시에 (모순적이게도) 사랑이 가진 구조주의로부터의 대안적 유토피아 형태와 다른 세계로의 희망, 삶의 확장, 해방의 링크로 사랑의 모순성을 확인했답니다.
서경문 작가는 이러한 로맨스 상품화에 대해 표현하는 소재로 큐빅, 진주, 반지, 행운의 크로버 잎 등으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행운의 클로버 잎은 실제 잎이라 전시하는 동안 시들어 버리면 어쩌나 했더니 네 잎 클로버 잎도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로맨스의 상품화라는 단어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안진선 작가
안진선 작가는 도시에서 느낀 불안을 일상에서 찾는 재료를 통해 표현합니다. 도시에서 관찰되는 건축의 재료의 무게감과 소란함은 자연스레 불안을 길러냅니다. 도시가 아닌 곳 또는 작은 도시에서 떨어져 나와 더 큰 도시에 속하게 될 때 그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공물은 이전에 없던 당혹감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공물이란, 형태를 갖춘 건축 자재, 조경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으로 교착되어야만 하는 도시 생태계가 지닌 삶의 조건까지 일컫는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처럼 도시에서 느끼는 유무형의 불안을 도시에 놓인 특수한 재료에 대입해 상상하고 이를 가볍고 쉽게 움직이는 소재로 치환함으로써 안정감이 부재한 불안의 감각을 살핀다고 해요.
전시실에 놓여 있는 커다란 흰 공은 쉽게 움직이는 소재로 안정감의 부재를 표현한 소재인 듯 보였습니다. 도시의 질감으로 건축 재료들이 표현되었는데 현재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건축 재료였습니다.
설치 미술 작품들은 작품을 만드는 재료도 하나의 의미를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만 감상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전시실 입구에 놓인 작가들의 작품 설명에 쓰인 글을 꼭 읽어 보고 전시를 둘러보기를 추천합니다. 작가마다 제작해 놓은 작품이 다르기 때문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보는 전시는 관람자의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작품 속에 의미를 두려고 하지 말고 가볍게 감상하는 것도 전시를 즐겨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송미술관 기획전<Unpacking Scenes>으로 설치미술에 관한 이해와 감상을 즐겨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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