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블로그기자단]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저자, 김지수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이은샘
※방역수칙을 모두 지킨 후 취재하였습니다.
날씨가 화창하던 어느 주말, 설렘을 안고 송파 글마루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아는 지인에게 추천 받아 읽은 후, 늘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에 매료되어 있던 차, 송파 글마루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김지수 작가와의 만남 모집 글을 보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기 때문인데요.
본격적인 작가와의 만남 시작 전에, 송파글마루도서관 조수연 관장님의 인사말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송파글마루도서관은 2013년에 개관을 하여 올해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글마루 10,10,10을 기획하였고, 이는 올해 12월까지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10개의 분야, 총 10명의 작가를 초청하여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하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았고, 거기다 이어령님 1주기 추모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송파글마루도서관 내부 공간도 한 번 둘러보며 제가 읽었던 책 내용을 다시 한번 복기하며, 작가와의 만남을 더욱 고대하게 되었습니다.
김지수 작가님은 스스로를 저널리스트이자 인터뷰어라고 소개했습니다. 원래는 패션잡지사의 저널리스트로 시작하신 작가님은 스스로를 적극적인 경쳥자이자 기록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요즘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누군가와 소통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경청하고, 이어령 님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인생 전반적인 순간들을 담으려고 노력한 작가님의 수고가 많인 느껴졌습니다. 이어령님 께서 어떻게 죽음앞에 초연하셨는지, 어떤 마음으로 매 순간 다가오는 죽음을 대하시고, 삶을 전반적으로 다시 돌아보셨는지 등 정말 의미있고 심도 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도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책이란 건 편집을 거치기도 하고, 또한 텍스트로 보던 인터뷰 내용들에 대하여(이어령님과 실질 인터뷰를 총 16번에 걸쳐 진행하셨다 하네요.) 집필하신 작가님의 목소리를 통해 그 생생한 기억들, 순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를 듣는 것은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또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이 이렇게 생생한 이야기들과 다양한 관점을 담을 수 있었던 건, 이어령님과 작가님의 통하는 감성코드가 있으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분 다 굉장히 아이 같고, 호기심이 많은편이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스스럼 없이 연상작용이 되는대로 화두를 던지고,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들이 담겼던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령님이 책에서 말씀하신 내용 중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는, “너는 너의 이야기로 존재했느냐”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머리를 '뎅'하고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는데, 제가 종종 아둥바둥 하며 살아가는 모습과, 타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한마디로 정리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이야기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생생한 기억들을 쌓아가며 오늘에 충실하려는 제 삶의 모토를 잘 설명해주는 명언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이어령님은 스스로를 경계인, 사잇꾼 여러 가지 관점을 잇는 사람이라고 여겼다고 하시는데요. 늘 열려있고, 특정 부분을 이어주는 (예를 들어, 감성과 철학을 함께 버무린다거나, 공간지각력과 언어를 통섭하는 관점 등) 부분에 늘 관심을 두셨다고 하네요.
김지수 작가님의 인터뷰 내용을 집필하고, 정리하는 내용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모두 녹음하고, 80%는 그대로 살려두고 나머지 20% 정도만 재배치하고 내용을 다시 다듬었다고 하시네요. 원래는 인터뷰 할 때 녹음을 하시는 스타일이 아니신데, 이어령 과의 대화는 유산, 공공재처럼 여기고 왠지 이 대화록들이 의미 있게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 그러셨다고 말씀하셨어요. 실제로 이어령 님과의 대화록 음성을 네이버를 통해 공개하기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단순한 두 개인의 대화가 아니라, 세계관과 세계관이 맞닿는 느낌의 시너지가 잘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어령님이 대단한 인터뷰이 인것도 맞지만, 이런 위대한 분의 말씀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세심하고 기록하고, 그와의 대화를 현명하게 이끌어 낸 김지수 작가님의 노고와 능력도 정말 출중하시다고 느껴졌습니다. 실제 이어령님께서 죽음을 맞이하시기 전까지도 스스로를 다스리시며 평화롭게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독자들에게 전해주시며, 자신이 이어령님을 인터뷰하고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신비로웠다고 표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령님께서 말씀하신, “너는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하였느냐?” 에 걸맞게 자신의 무늬를 가지며 살아가라는 말씀도 다시 한번 강조해 주셨습니다.
사실 책 자체를 너무 흥미롭게 읽었기에,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무언가를 새롭게 느낄수 있을까 살짝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만큼 책 내에 두분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고, 또 화자의 입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대화체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수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저는 정말 또 다른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이런 귀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송파 글마루 도서관 측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어령님의 특별 추모전도 도서관 내 중간 중간 동선에 자연스레 녹여져 있어서 오히려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전문 전시장이 아니라, 도서관 입구부터 구석구석 이어령님의 흔적들이 묻어 있어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진행될 송파 글마루 도서관의 글마루 10,10,10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올해 말까지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10개의 분야, 총 10명의 작가를 초청하여 행사에 대해 더욱 많은 기대 및 신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책과 소통, 인생살이에 관심이 많으신 송파구민들이라면 모두 유의미한 시간 보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도 이번에 참 많은걸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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