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천의 지천인 방축천(원항천) 옆 조선시대 돌다리, 논산원목다리

논산에서 봐야하는 세 개의 다리 중에 하나, 원목다리를 찾아갔습니다.

원목다리로 가는 길은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폭의 방죽입니다.

채운면 야화리 야화1교의 동쪽 끝에서 우회전해서 이 소로로 접어드는데, 길을 놓치지 않도록 서행해야 합니다.

소로의 폭이 좁기 때문에 유턴을 할 수도 없고 끝까지 가야 합니다.

길을 따라 저 멀리 기찻길이 보이는 곳까지 약 350m를 들어가는데, 오른쪽은 방축천이고 왼쪽은 너른 들판입니다. 방축천은 논산천의 지천입니다.

길 옆으로는 봄이 움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채운면의 들판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논산원목다리가 보이면 기찻길 부근까지 가서 차를 세워야 공간의 여유가 있어서 방향을 바꾸고 돌아 나올 수 있습니다.

논산원목다리 너머로 기찻길이 보입니다.

원목다리 옆으로 흐르는 천은 방축천입니다.

원목다리가 놓인 위치를 봤을 때 방축천이 조선시대에는 논산원목다리 아래로 흘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줄기의 위치가 조금 바뀌었네요.

원목다리 옆 둑길 소로에는 원목다리를 소개하는 석비가 여러 개 있습니다.

석비의 모습만 봐도 오래 전부터 세운 석비의 순서를 알 수 있습니다.

제일 앞에 있는 석비에 새긴 글자는 오랜 세월 동안 닳고 닳아서 거의 알아보기가 힘들긴 하지만, 다리를 고쳐 지었다는 개건비입니다.

많이 풍화된 비석의 글자 몇개를 읽어보았더니, 제일 오른쪽에 '광무4년'이란 글자가 보입니다.

광무는 대한제국(1897~1906)의 첫 연호로, 광무4년은 고종 때인 1900년입니다.

논산원목다리는 1900년 홍수로 파괴됐을 때 승려 4명이 기금을 내고 민간인이 힘을 보태어 4,130냥으로 다리를 고쳐 지었다고 하고 그 내용을 석비에 새겼습니다. 기록은 이렇게 중요합니다.

왼쪽 마지막 줄에는 '경자10월20일立'이란 글자가 있습니다. 1900년이 경자년입니다.

논산원목다리는 '원항교'라고도 부릅니다.

고쳐 지었다는 내용으로 보아 논산원목다리의 시작은 강경미내다리와 같은 1730년 경에 지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논산원목다리 아래로 흐르는 천은 원항천으로 조선시대에는 강경과 은진 지역을 구획하는 천이었고, 논산원목다리는 충청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다리였다고 하는 것을 보면 필자가 서있는 쪽은 충청도, 건너편 지역은 전라도 권역이었나 봅니다. 현재 지도에서 보면 원항천이 방축천으로 표기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논산원목다리를 원항교라고 부르는 것도 아래로 흐르는 천이 원항천이었기 때문입니다.

논산원목다리는 1973년 12월 26일에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됐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의 고시에 의해 지정번호가 폐지되면서 지금은 번호 없이 그냥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됐다고 합니다.

논산원목다리의 가운데 홍예(무지개) 상단에는 용머리가 있습니다.

논산원목다리 좌우로 동물의 머리가 있는데, 다리의 남쪽 홍예 상단에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로 보이고, 북쪽의 동물 머리는 좀 다르게 보입니다.

논산원목다리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다리 남쪽)

논산원목다리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다리 남쪽)

논산원목다리 입을 다물고 있는 용머리?(다리 북쪽)

반대편 다리 북쪽의 동물 머리는 여의주가 없이 입을 앙 다문 모습이라서 용머리인지 거북머리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만, 둘 다 물과 관련이 있는 동물이고, 홍수로 피해를 입어서 고쳐 지었으니, 더 이상 홍수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켜달라는 백성들의 염원을 담았을 것입니다.

논산원목다리를 만든 돌의 크기가 일정한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것을 적절하게 짜 맞춰 다리를 만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돌을 일정한 크기로 오려내듯 만들어서 빈틈없이 쌓은 것보다 훨씬 여유가 느껴져서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간에 여유가 있어야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지진에서도 상호 보완작용을 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논산원목다리 입을 다물고 있는 용머리?(다리 북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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