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의 유래가 담긴 마을

공주 목천리 마실 한 바퀴

여러분은 어떤 떡을 좋아하시나요? 이런 질문을 받은 한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절미'를 꼽는 분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오늘은 찰지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인절미의 고장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함께 가 보실까요?

공주시 우성면 목천 2리 마을에서는 '2022년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력화 지원 사업'으로 마을잡지 『인절미』를 제작했다.

우기에 찾은 인절미 마을은 공주시 우성면에 속하는 마을, 목천리(木川里)예요. 목천리라는 지명은 푸른 숲과 맑은 샘이 많은 데서 유래한다고 해요. 2022년 목천 2리에서 제작한 마을잡지 『인절미』를 읽어 보니, 목천리는 남쪽에 가로수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남월' 혹은 목동(木洞)으로 불렸다고 해요.

우성면 목천리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마주한 곳은 지방하천인 '연암천'이었어요. 연암천 주변으로는 너른 들녘이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하우스 시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의 풍경은 언제나 그렇듯 마음을 편안하고 포근하게 감싸 줍니다.

마을 초입의 이곳은 교명(橋名)이 따로 없으며, 목천1리에서 목천2리로 가는 중간에 목천교(木川橋)가 있다.

400~500m 마을 안으로 들어가 오래전에 놓인 다리와 새로 놓인 다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오래되고 폭이 좁고, 여름이면 범람의 우려가 있는 다리를 대신해서, 기계가 다니기 좋은 곳에 새로이 튼실한 다리가 놓인 듯해요.

두 개의 다리가 놓인 곳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효도마을'인 목천1리를 알리는 표지석이 보입니다. 목천1리에는 1624년 조선 16대 임금,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으로 피난을 왔을 때, 한양과 공산성의 길목인 목천리에서 잠시 쉬며 소들에게 물을 먹이고 씻겼다는 '소 우물(牛井)터'가 있다고 해요. 마을 분을 만나면 여쭤 보고 찾아가 보려 했는데, 사정이 여의찮아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어요.

​아쉬운 마음을 안고 냇물에 시선을 주며 따라가다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을 공동집하장이 보이고 꽤 멋스러운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서 갈림길인 이곳에서 오른쪽 길 쪽으로 들어서 봤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감성 넘치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오래된 건물 앞에 주차된 신형 차는 잎이 노랗게 물들 때면 그 어떤 그림보다 멋진 한 장면을 선사할 은행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마을 공동집하장에서 목천 2리를 향해 가다 한눈에 홀딱 반할 만큼 멋진 나무도 발견했어요. 멀리에서도 그 장엄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본래는 2그루의 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건데, 보는 각도에 따라 마치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보이는 거예요. 사유지에 있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기에 추수가 끝난 후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 가까이에서 꼭 다시 보고 싶은 나무입니다.

목천리 수해 복구 현장(사진 공주시)

목천1리에서 목천2리로 넘어가는 길에 둠벙이 있는 논배미를 지나게 됐어요. 올 7월 중순에 공주시 각지에 큰 피해를 준 집중호우가 있기 전에 다녀왔기에 수마를 피해 가지 못한 목천리의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신속히 피해는 복구가 되었는지 걱정이 됩니다. 아무쪼록 모든 댁이 무탈하시길 바라며,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 환한 웃음을 되찾으셨으면 합니다.

목천리는 푸른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더니, 지나는 곳곳마다 산 좋고 맑은 물이 흘러 "역시!"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습니다. 목천리에 들어서서 처음 만났던 연암천은 목천2리의 모당골(정식 표기는 '못안'일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함) 샘물에서 발원했다고 해서 발원지 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더운 날씨에도 나무가 드리운 그늘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노라니 "이곳이 곧 무릉도원!"이란 찬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함안 조씨 제실이 보이는 풍경

목천1리에서 목천2리로 깊숙이 들어오니, 함안 조씨 제실이 보입니다. 모당골 샘물은 함안 조씨 종산에 있는 바위틈에서 떨어진다고 전해 들었는데요, 현재 조성 중에 있는 목천2리 테마길이 조성되면 꼭 찾아볼 생각이에요.

동·서·북쪽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삼태기 지형을 가진 목천리 마을 입구에서 목천1리를 경유해 목천2리로 들어오다 보니 놓친 풍경도 많은데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천2리는 입구에서부터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어요. 최근 성악가, 목공예가, 조각가, 동화 작가, 편집디자이너 등 예술가 혹은 예술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이주하면서 문화마을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듯합니다.

2020년 12월 24일부터 열린 문화도시공주 미래유산 프로젝트, '목천2리 10가지 미래유산전'에 소개된 국기게양대 주변에는 6.25와 파월 전사자를 추모하는 탑이 세워져 있었어요. 애국 청년을 많이 배출한 이 마을에서는 나라 사랑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해마다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고 해요.

참고로 목천2리의 10가지 미래유산은 국가게양대 주변 외에 모당골(못안골) 샘물 및 연못, 마을회관 정자 앞, 작은 조각공원, (옛) 마을회관, 이광형 이장 정원(마당 공연장), 개인 주택 1, 개인 주택 2, 옛 마을 샘물 복원, 노연 어르신(100년 마을의 기억)입니다. 마을 안내판을 읽어 보니 마을 명소에 마을 카페, 마을 성재(해돋이), 보림정사 등이 있고, 문화행사로는 낙화놀이(함안 조씨)가 있다고 하네요.

​국기 게양대 옆에는 주민인 노경수 동화 작가의 '그리움은 돌이 되어'라는 시에 김춘자 서예가가 글씨를 쓰고, 최소동 조소 작가가 새긴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어요. 잠시 노경수 동화 작가의 '그리움은 돌이 되어'라는 시를 함께 감상해 보시겠어요?

-그리움은 돌이 되어-

어린 날 함께 뛰어놀던

날근터 나망골 친적골 못안골

항골 소정골 도람말 부떡골

골짜기마다 꽃은 피고 지는데

날아갔던 새들도 돌아오는데

꼭 돌아온다며

꼭 살아서 돌아온다며

나라 위해 떠난 님 오시지 않아

고랑고랑 스며든 님을 향한 그리움

망부석 되어 동구 밖 바라봅니다.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정태영 하사님 보고 싶습니다

조목래 병장님 고맙습니다

최언열 병장님 그립습니다.

국기 게양대 주변을 떠나 마을 정자 부근으로 이동해 보았어요. 인조 임금께 (만경 노 씨 부인으로 알려진) 목천 사람 임 씨가 진상한 인절미의 유래가 적힌 안내석이 정자 앞에 세워져 있어요. 처음 이 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은 참고해 주시면 더 재미나게 마을 구경을 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정자 오른쪽 뒤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옛 마을회관이라고 해요. 예전에는 마을 결혼식이 이곳에서 있었다고 하네요. 면장님이 주례를 서 주시기도 했다네요. 정자 왼쪽 뒤로 보이는 마을회관이 새로 지어지면서 현재 이곳은 전시 공간이자 마을 분들이 모여 다양한 행사와 문화 활동을 하는 '공주마을 예술 창작소'로 탈바꿈했다고 해요.

목천리의 여름 들녘 풍경

목천리의 벌개미취, 도라지꽃,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이 곱게 핀 여름 들녘을 바라보며, 수해를 이겨내고 대풍을 거둔 이 마을의 가을 풍경을 떠올려 봅니다.

나라님이 인정한 절미, '인절미'의 고장 목천리! 맛과 멋이 어우러진 '푸른 나무 맑은 샘'의 고장에 여러분도 꼭 한 번 방문해 보세요~

목천2리 마을회관 무더위쉼터

위치 : 충남 공주시 우성면 목천2길 119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박진희 기자의 글을 더 볼 수 있습니다.

{"title":"인절미 유래가 전해지는 마을, '목천리' 마실 한 바퀴","source":"https://blog.naver.com/cyber_gongju/223170644218","blogName":"흥미진진 ..","blogId":"cyber_gongju","domainIdOrBlogId":"cyber_gongju","logNo":223170644218,"smartEditorVersion":4,"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lin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