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만, 진정한 음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김예훈 과천시립교향악단 상임부지휘자가 이번 공연을 소개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적은 글귀였습니다.

그리고 이 문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증명되었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자리에 일어나 박수치는 시민들

세상에 나온 지 200년 넘은 작품들에 감동 받은 시민들이 자리에 일어나 박수치며 멋진 연주를 펼친 과천시립교향악단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수 세기가 흘러도 명곡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임을 나타낸 순간이었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Timeless & Essential ; 영원을 담은 소리>

과천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8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Timeless & Essential ; 영원을 담은 소리>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3월 공연에 이어 2025년 세 번째 콘서트시리즈인 이번 공연은

고전 낭만주의의 핵심 작품들을 통해 시간을 초월하는 본질과 가치를 음악으로 그려내는 무대로 기획됐습니다.

2025년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2 ‘Allegro Con Brio’

https://blog.naver.com/gccity_blog/223825082055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가 열리는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공연 정보들을 살펴보는 시민들

과천시립교향악단은 정기적으로 ‘콘서트시리즈’라는 이름으로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저명한 지휘자 또는 실력 있는 솔리스트들을 초청해 최고의 연주를 선사하고 있지요. 이번 공연에는 박종해 피아니스트를 초대했습니다.

박종해 피아니스트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박종해 피아니스트는

미국 그레이터 뉴헤이븐 콘서트 오케스트라 콩쿠르 1위, 제23회 르네 피셔 콩쿠르 2위,

2010년 퀸 엘리자베스 피아노 콩쿠르 입상 및 최연소 연주자 특별상 수상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인물입니다.

그는 2018년 스위스 게자 안다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면서

“강한 내면과 진심 어린 감성을 모두 표현해내는 최고 수준의 연주자”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 오른 김예훈 지휘자

공연에 앞서 반가운 얼굴이 포스터에 등장했습니다. 김예훈 과천시립교향악단 상임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은 것이죠.

지난해 콘서트시리즈2 ‘Drama’ 공연 이후 1년여 만이었습니다.

김예훈 지휘자는 그동안 주로 <공연산책>, <해설이 있는 음악회>, <김예훈의 클래식 산책> 등 여러 콘텐츠로 시민들과 마주했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민들에게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를 전하며 클래식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랬던 그가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모습은 오랜만이었죠.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시민들은 포스터에 그려진 김예훈 지휘자를 보고 반가워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한 과천 시민은 “과천시립교향악단 공연을 종종 보러 오는 편이다. 김예훈 지휘자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고 해서 매우 반가웠다.

어떤 공연을 선보일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과천시립교향악단이 선보인 곡들은 베버와 베토벤의 대표곡들이었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

먼저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서곡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효시로 불리는 <마탄의 사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은

단순히 오페라 본편의 도입부를 넘어 그 자체로 독립적인 연주회용 작품으로도 큰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 곡은 훗날 베버의 천재적인 음악적 상상력과 탁월한 관현악 기법이 응축된 걸작입니다.

서곡만 들어도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갈등 등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서사적 응집력이 뛰어난 작품이고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중요한 초석을 높은 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예열한 과천시립교향악단은 본격적으로 공연을 전개했습니다.

박종해 피아니스트와 협연하는 과천시립교향악단

베토벤이 작곡한 5개의 피아노 협주곡들 중 하나인 제5번 <황제>를 선보였습니다. 박종해 피아니스트와 함께 협연했습니다.

1809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베토벤이 난청이 점점 심해져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만든 곡입니다.

1811년 라이프치히 초연 당시 베토벤이 청력 상실로 직접 피아노 독주를 할 수 없었죠.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대화하듯 연주를 펼친 피아노 협주곡 '황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베토벤은 기존의 피아노 협주곡 형식을 뛰어넘는 웅장함과 독창성을 <황제>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1악장 시작부터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노가 화려한 카덴차(독주 기교를 과시하는 부분)를 연주하는 구간은

낭만주의 시대 협주곡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등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기존 고전주의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지요.

이처럼 <황제>는 나폴레옹 전쟁 속에서 베토벤 자신의 고뇌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를

웅장하고 영웅적인 음악적 표현으로 구현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과 박종해 피아니스트가 선보이는 조화로운 음색은 시민들의 눈과 귀를 황홀케했습니다.

곡에 맞춰 역동적으로 지휘하는 김예훈 지휘자

인터미션 이후 공연의 클라이막스를 책임진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이었습니다.

‘빠바바밤~ 빠바바밤~’

이 멜로디 하나로 전세계인들이 알 정도로 매우 유명한 교향곡인 <운명>은

이전 교향곡들과 달리 하나의 통일된 드라마틱한 서사를 담아낸 최초의 교향곡들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고뇌와 투쟁, 그리고 궁극적인 승리라는 메시지를 담은 <운명>은 당시 나폴레옹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속 사람들에게 큰 공감과 힘이 되었고

오늘날에도 역경을 극복하는 인간 의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 본인의 운명에 이기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와 시대적 메시지

그리고 후대 작곡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명곡 중 명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집중해서 경청하는 관객들

<운명>을 통한 베토벤의 메시지는 과천시립교향악단을 통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특히, 김예훈 지휘자의 역동적인 지휘에 관객들은 더욱 숨죽이며 경청했습니다.

어둠을 몰아내고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순간 시민들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박수 세례를 보냈습니다.

몇몇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격한 박수로 감동을 전했습니다.

박수 소리는 5분 넘게 지속됐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은 이에 화답하듯 앵콜 곡들을 선보이며 이날 공연의 막을 내렸습니다.

공연 끝난 후 김예훈 지휘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안두현 과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이 받은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습니다.

친구과 함께 온 한 시민은 “<운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로 들은 적은 처음이었다.

매우 유명한 곡이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내가 몰랐던 <운명>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공연을 마치고 나서 이날 무대를 이끈 김예훈 지휘자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김진흥 기자 A. 김예훈 지휘자)

Q. 2024년 3월 공연 이후 오랜만에 과천 시민들 앞에서 무대에 오르셨어요. 어떠셨는지 소감 듣고 싶습니다.

A. 아무래도 저의 위치가 상임부지휘자다 보니 자주 노출되지 않지만 기회가 될 때 정기연주회를 통해 과천 시민들을 뵐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베토벤 곡들을 과천 시민 앞에서 펼칠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습니다.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

Q. ‘시간은 흐르지만 진정한 음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에 걸맞는 클래식 명곡들이 많은데,

이중 베버와 베토벤 곡들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A.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제일 유명한 곡이라는 점이에요.

이 세 곡은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음악들로 꼽히는 명곡들이잖아요. 곡의 이름은 몰라도 멜로디는 모두가 아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과천시립교향악단에 13년째 몸담으면서 이 유명한 곡들을 한 번도 과천시 무대에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다른 무대에서는 했으나 과천 시민들 앞에서는 한 적이 없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가 좋아하는 작곡가와 유명한 곡들을 한 번 제대로 들려드리고 싶어서 선정하게 됐습니다.

자리를 가득 메운 과천 시민들

Q. 저 같은 일반인도 많이 들었을 정도로 유명한 곡인데 지휘자님 입장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듣고 연주하고 지휘했을 것 같아요.

혹여나 지겨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A. 전혀요. 연주했을 때도 지휘했을 때도 매번 매번 달라요. 베토벤이 남긴 악보를 보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곡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같은 곡이어도 지휘자마다 연주자마다 다른 것도 이 때문이고요.

저는 지휘자 입장에서 작곡가가 왜 이 곡을 썼는지에 대해서 계속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작곡가와 그 의도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말하는 시간은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그 작곡가가 생각하는 바, 그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고 제 인생 내내 그 여정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Q. 이번에 선보인 세 곡 모두 ‘승리’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것 같아요. 베버의 오페라 내용도 그렇고 베토벤의 곡들도 그렇고요.

A. 맞아요. 특히 베토벤 음악은 항상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황제>와 <운명>은 청력을 잃음에도 작성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지금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어요.

이 배경 지식에 대해 모르고 듣는 것과 알고 듣는 건 확연히 다를 수 있어서 이 점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5월 '공연산책' 때 패널로 나온 김예훈 지휘자

Q. 마지막으로 지휘자님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과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 기간 과천 시민들께서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저 또한 과천 시민들이 이웃처럼 친근하고 편합니다.

대극장 무대에서는 자주 뵙지 못하지만 ‘공연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만날 수 있으니

종종 오셔서 즐거운 시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자주 보는 것보다 가끔 만나면 더 반갑잖아요? 하하.


과천문화재단 과천시립교향악단은 2025년 4번째 콘서트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 18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과천문화재단 누리집을 참고하길 바랍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4 과천문화재단 예매페이지

김진흥 기자

#과천시 #과천시청 #과천시SNS시민기자단

#SNS시민기자단 #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TimelessEssential #영원을담은소리

#베버 #베토벤 #황제 #운명 #박종해피아니스트

#김예훈지휘자 #과천시민회관 #클래식공연

#과천문화재단 #공연산책 #과천시립예술단

{"title":"과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시리즈3 <Timeless & Essential ; 영원을 담은 소리>","source":"https://blog.naver.com/gccity_blog/223952355840","blogName":"과천시 블..","domainIdOrBlogId":"gccity_blog","nicknameOrBlogId":"과천시","logNo":223952355840,"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