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 문원동에 있는 가원 갤러리 카페에서 인문학 강연이 열렸습니다. 과천시에서 주관하는 ‘달빛 인문학 살롱’이라는 문화 프로그램입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 9시까지 과천 내에 있는 공간들을 매번 다르게 선정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살롱의 강연은 고미숙 작가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라는 제목으로 약 한 시간 반 동안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고미숙 작가님은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고, 현재 연구공간 '수유너머' 및 '감이당' 연구원이시기도 합니다. 인문학 고전에 대해 심도 깊은 탐구 및 분석을 하여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서로는 [나는 누구인가],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등이 있습니다.

조선에서 백수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작가님의 말을 해석하자면 백수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들에게 혹은 무언가에 얽매여 사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솔직하게 움직이며 몸과 정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인 것이죠. 인간 몸의 생리에 맞추어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휴식하는,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라이프 패턴을 슬기롭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 머물러있기 보다는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라는 문장을 작가님은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지혜와 통찰을 필요로 합니다. 정신적 & 육체적 해방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생길 때 질문을 해야하며 그 답을 과거 지식인들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공자, 노자, 붓다, 소크라테스 등의 위인들이 그러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들 역시 백수였다는 점입니다. 특정한 직업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활보하고 성찰하며 공부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렇게 읽고 쓰고 말함으로써 긴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의 심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인식하고 행동하는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해체하는 것, 내가 그것들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체적으로 삶을 구성해나가는 것이 백수이자 해방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수 있겠습니다. 공통된 가치나 당장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관성들이 오히려 족쇄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나의 정신성을 구축하는 일은 사막 속 오아시스를 찾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백수의 비전을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작가님이 강연에서 말씀하셨던 문장들을 남겨보겠습니다. 학습과 성찰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을 어떻게 모이게 하나?

공간과 마음을 열면 사람이 온다.

경제도 공유하는 시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온라인이든 현실이든 늘어난다.

마음도 자연스레 공유함으로써 여유를 확보해나갈 수 있다.

맞닿음으로 확장되는 내면, 연결되지 않은 마음은 병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연결될 수 없다.

연결이 아닌 소유는 잔여물과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그리하여 자연이 망가진다.

소유만으로 살 수 없다.

지혜와 통찰이 있는 곳에서 새로움이 샘솟는다.

이야기는 관찰에서 나오고, 관찰은 관심에서 나오고, 관심은 보려는 마음, 즉 연결되어야 생긴다.

글쓰기는 존재를 담는 일이다. 가장 위대한 현인들은 쓰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항상 질문하고 답을 얻는다. 인간의 종합 예술이다. 말이 공통된 틀 안에 갇힌게 문자이다. 쓰고 말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이다.

공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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