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국가등록문화재 원불교 익산 성지, 드라마 촬영 명소가 되다.
精神開闢(정신개벽)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반기는 이곳은 원불교 익산 성지입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 진리가 정신개벽인데요,
'낡은 세상이 지나가고 새 세상이 돌아온다는 후천개벽 사상과
새 세상의 주인이 되고 낙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신 개벽이 필요하다'라는 진리라고 합니다.
원불교 익산 성지는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공식적인 교화를 열었던 곳이라는
종교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요.
1924년 본원실을 시작으로 대각전, 공회당, 정신원, 구정원, 금강원, 종법실 등을 차례로 건축했으며 1,304.9㎡ 면적에 건물 8동과 석물 2기 등 10여 점이 정문에서 좌우로 길게 분포되었습니다.
먼저 정문 좌측으로 가는데요, 원금각이라는 종각이 있습니다.
보통 사찰에서는 종각 또는 범종루라고 하는데요,
원음각 타종 소리는 부처님의 목소리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큰 가르침이 은은하게 온 세상으로 울려 퍼지는 곳입니다.
원음각을 지나면 기다란 건축물이 나오는데요, 대각전(大覺殿)입니다.
1935년 원불교를 믿는 사람이 많아지자 각종 법회와 의식을 진행하는 대강당으로 건립했다는데요,
법신불 일원상을 모신 원불교 익산 성지 중심 건물이라고 합니다.
출입문이 두 개인 것은 당시 유교적 관습에 따라 남녀 구분 출입문이었다고 하네요.
대각전 앞에는 안내문이 없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요,
편액은 성불당(成佛堂)이라고 쓰였습니다.
원불교 교당 관리 책임자인 교무들이 간혹 머문 곳이라는데요,
대각전과 비슷한 시기에 건축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제 정문 오른쪽으로 늘어선 국가등록문화재를 만나봅니다.
청하원, 구정원, 정신원, 서정원, 공덕원으로 쭉 이어지는데요,
건물을 중심으로 찍다 보니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산책로 주변은 드라마 촬영 세트와 배우들로 가득했답니다.
올 연말 방영 예정 드라마인 tvN 정년이라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시각이 오전 10시가 안된 시간이었지만,
촬영 장비가 도착해 짐을 내리고 스태프들이 분주히 오가며
소품을 달고 불필요한 부분은 임시 철거하는 등 복잡했습니다.
촬영 시간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저도 서둘러서 둘러봐야 했답니다.
원불교 익산 성지는 모두 1920~30년대에 건축한 건물들에다
주변에 현대식 건물이나 전봇대가 없어 시대극을 촬영하기 딱 좋은 것 같은데요.
혹시나 해서 검색했더니 익산에는 성당면 교도소 세트장 외에는 세트촬영장이 없더군요.
물론 아름다운 풍경으로 자연적 촬영 장소인 구룡마을 대나무 숲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아예 건축된 원불교 익산 성지는
익산 교도소 세트장과 함께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으로 인기를 끌 것 같습니다.
원불교 익산 성지에서 가장 먼저 지은 건물은 1924년 건축한 본원실(本源室)입니다.
원불교 전신인 불법연구회 사무실로 사용하며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이 머문 거처였다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도치원(道治院)이었지만, 최초로 건축한 건물이어서 본원실이라 부릅니다.
토방에 들어서서 "할머니 저 왔어요"라고 부르면
금세 문을 열고 반가운 손녀 맞으려 버선발로 뛰어나올 할머니가 그리운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름은 세심원(洗心院)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씻는 곳입니다.
금강원까지 둘러보는데요, 1928년 소태산 대종사가 거주할 목적으로
원불교 익산 성지에 지은 최초의 살림집이라고 합니다.
소태산 대종사는 금강원에서 1936년까지 머물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제자들은 조실(祖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종법실(宗法室)입니다.
1927년에 지은 건물로 원래 이름은 영춘헌(迎春軒)인데요,
처음에는 사무실과 남자 교인 숙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1936년 구정원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소태산 대종사가
1937년부터 열반하기 직전인 1943년까지 7년간 머물렀다고 합니다.
공회당(公會堂)입니다.
1929년 양잠실로 사용하기 위해지었지만, 이듬해 양잠실을 따로 지으면서
1935년 대각전을 짓기 전까지 각종 의식과 집회가 열리던 곳입니다.
1946년 원광대학교 전신인 유일학림 개원 시 교실과 기숙사로 사용했는데요,
이번 tvN 드라마 '정년이' 촬영 때는 배우들 대기소로 사용할 정도로 방이 많다고 합니다.
정산종사 성탑은 국가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로 2대~4대 종법사로
17살 때 정읍에서 소태산 대종사를 처음 만난 뒤
이듬해 영광으로 찾아가 사제의 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일제 말기 어지러운 시국에서 원불교를 지켜냈고
해방 후 원불교라는 교명을 확정하는 등 원불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종법사라고 합니다.
국가등록문화재 대종사 성비입니다.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의 업적을 추모하기 위해
1953년 세운 비로 맨 꼭대기에 둥근 보름달 모양의 장식인 원월보주(圓月寶珠)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가등록문화재 대종사 성탑입니다.
원불교 교주 소태산 대종사의 유해를 모신 5층 석탑입니다.
열반 당시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공동묘지에 임시 안장했다가
해방 후인 1949년 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역시 성탑에는 원불교의 궁극적 진리인 일원상(一圓相)이 있어 원불교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보는 건물은 국가등록문화재 군에서 따로 뚝 떨어져 있는 송대(松臺)입니다.
1940년 기도실이 필요해 지은 건물인데요,
대중의 처소에서 떨어진 송림 사이에 세워 송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기도실 또는 요양실로 사용했으며 손님이 오는 경우 내빈 숙소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너른 잔디광장에 영모실과 원불교 역사박물관이 있는데요,
박물관은 비가 새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영모전에는 역대 선령들의 합동 위패가 봉안되었고 매년 6월 1일과 12월 1일 합도 향례를 모시고 있으며 박물관에는 소태산 대종사의 유품과 초기 교단 자료 등 전시실과 소태산 대종사 성상이 있습니다.
이제 드라마 촬영 준비가 한창인 산책로를 보는데요,
시대적 배경은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로 소리꾼 소녀 정년의
여성 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원작은 웹툰 정년이로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지만,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목포 소녀인데요,
매란국극단에 입단해 주연배우가 되기까지 어떤 여정이 펼쳐질지
그리고 원불교 익산 성지에서는 얼마만큼 촬영했을지 12월이 기다려집니다.
올해 12월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정년이 촬영이
이제 막 시작된 원불교 익산 성지를 돌아봤는데요,
아마도 성장 드라마이다 보니 겨울, 봄, 여름, 가을 풍경을
모두 원불교 익산 성지에서 담지 않을까 싶습니다.
촬영이 시작되면 원불교 익산 성지 국가등록문화재를 탐방하기 수월하지 않을 텐데요,
그래도 익산이 자랑하는 새로운 드라마 영화 촬영지가 하나 더 생겨 기분 좋은 탐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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