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살다보면 힘든 일이 많아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은 날 있으시죠? 이럴 때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걷고, 멍 때릴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 휴식을 만나 보면 어떨까요?

싱그러운 초록이 자체 빛을 발아하는 푸르른 6월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아름다운 죽동& 노옥마을을 찾았습니다. 한 낮의 쏟아지는 햇살에 다소 더운 듯 했는데 가로수 길에 들어서는 순간 깊은 산속의 청량한 숲길에 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먼저 죽동마을부터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걸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볼까요? 죽동마을은 주남저수지에서 4.4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죽동(竹東)은 대나무가 많은 동쪽을 바라보는 마을이라 하여 죽동이라는 지명으로 유래되었다네요. 동읍 소재지로부터 북쪽으로 백 여리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제방 안쪽에 수로를 만들고 농토를 만든 이후 비옥한 옥토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가르마 같은 논길을 살포시 걸어봅니다. 논두렁에만 서면 괜스레 일제강점기 현실에 대한 인식을 표현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가 읊조려집니다.

죽동마을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1km 정도의 거리인데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어도 그림이 되는 곳입니다. 사진 찍기 명소로 각광받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요즈음 인기 있는 불멍, 물멍, 밭멍 등 멍 때리기 장소로도 아주 적합하지 않나요? 그냥 바라만 봐도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며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지금 죽동마을 논에는 모내기를 끝낸 벼 모종이 자기 자리를 찾느라 한참 분주합니다. 농부의 정성과 손길이 일 년 내내 머물러야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겠죠. 태풍, 천둥, 비가 아무리 거세어도 잘 견뎌 가을에는 풍년을 맞이하거라!

죽동마을은 파프리카, 수박, 고추, 토마토가 주 소득 작물이지만, 포도와 감도 익어가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왠지 모를 아련한 추억이 서려 있을 고향 같습니다.

5월이면 온 세상을 물들이는 노지월동야생화 금계국도 지천입니다. 꽃말이 '상쾌한 기분' 이라네요. 그래서 금계국을 보면 기분이 맑아지고 좋아졌나 봅니다.

이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시나브로 걸어봅니다. 순간 추억 한 페이지가 바람결에 스르륵 펼쳐집니다. 담양에 놀러 갔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안고 숨바꼭질하듯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사진을 찍었던 기억에 절로 웃음이 터집니다. 오늘은 누구하고 숨바꼭질 놀이를 할까요?

죽동마을은 차량이 많이 다니는 편이라 사진 찍기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걷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습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이 길을 쭉 걸어보세요! 걷다 보면 마음속에 쌓여있던 찌꺼기도 걸러지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입니다. 어쩌면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던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를지 모르니까요.

죽동마을에서 1.2km를 달려 노옥 마을에 왔습니다. 노옥마을 방문은 초행길인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곧 벽화마을이 탄생할 거라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노옥마을에는 주민들이 농사 준비에 분주합니다. 모내기를 하는 사람, 감나무에 약 치는 사람, 트랙터로 무엇인가 실어 나르는 사람 등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무엇인가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한참 새순을 피워 올리는 메타세쿼이아 나무에 주렁주렁 열매가 맺혔습니다. 초록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치 우리네 인생 같습니다.

노옥마을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는 간간이 다니는 주민들의 차량과 일을 하느라 다니는 경운기 소리만이 정적을 깰 뿐입니다. 죽동마을은 이미 유명해져 사람들도 차도 많이 다니지만 노옥마을에는 아직 입소문이 나지 않아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걷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우리네 일상처럼 한 가닥 희망을 품고 두꺼운 나무껍질을 비집고 나오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기특하면서도 연한 새순이 고와서 한 컷 담아봅니다.

하늘 향해 뻗은 나무를 올려다보니 잔가지 가지마다 새순이 피어나고 열매를 맺느라 바쁩니다. 엄마처럼 두 팔 벌려 나무를 껴안아보기도 하고 어루만지며 다독여봅니다.

걷다 발견한 것인데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공기뿌리로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논이 있는 습지에 있을 경우 나무의 숨쉬기를 돕거나 몸통을 떠받치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네요. 너무 신기해 한 컷 담았는데 오래된 낙우송이나 메타세퀘이아 숲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장난꾸러기 꼬마 되어 경운기를 따라 질주하기도 하고 주변에 무엇이 있나 두루 살피며 걷고 또 걷습니다. 걷다 보니 하루 정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는 듯합니다. 여기가 바로 마음을 놓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나 봅니다.

노옥마을도 논두렁을 따라 되작되작 걸어 봅니다. 걷다 멍 때리다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합니다.

한 해 동안 농부의 밭을 잘 지켜 줄 허수아비도 만납니다. 자연 생태계라는 것이 새들도 먹이활동을 해야 살아갈 텐데 이 일을 어쩌누!

노옥마을은 곧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벽화가 그려진 마을에 매타 세쿼이아 가로수 길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죽동과 노옥마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걷고 멍 때리기에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가로수 안에서는 싱그럽고 청량한 길을 걸으며 마음을 내려놓고, 밖에서는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더불어 6월에는 논에 물이 가득해 반영된 사진을 담을 수 있어 더 없이 좋습니다. 숲속을 연상케하는 이 아름다운 가로수 길에서 걷고 멍 때리며 나만의 힐링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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