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얼쑤! 좋다! 어썸가야 <가야금 앙상블에 의한 은율탈춤>
SNS Supporters
조 연 희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가 물씬 느껴지는 11월의 마지막 주말,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총무관에서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위로하고 칭찬하는 멋진 공연이 열렸습니다.
익숙한 곡들과 함께 어썸가야가 처음으로 초연곡을 선보인 <가야금 앙상블에 의한 은율탈춤> 공연 속으로
함께 떠나 보실까요!
이번 공연은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3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제작되었습니다.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총무관에서 무료로 개최하며,
더욱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다가갔는데요.
한복문화활동가 권미루 님이 사회를 맡아 더욱 쉽고 친숙하게 공연을 소개해 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참고로 권미루 님은 전통문화와 한복을 소재로 문화 기획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곱게 차려입은 한복이 어찌나 우아하고 귀티 나던지, 그녀의 선한 영향력을 응원하게 됐습니다.
공연의 주인공 어썸가야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어썸가야는 2015년에 결성한 가야금 3중주 전문 연주 공연팀으로 가야금 연주자 김성경 님을 중심으로
그의 제자 조서연, 최현주 님이 한 팀으로 활동하는 가야금 앙상블입니다.
인천의 전통 예술 음악을 바탕으로 현대 음악을 아우르며 폭넓은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가야금 앙상블에 의한 은율 탈춤은 어썸가야만의 색으로 인천의 은율탈춤을 새롭게 해석한 4곡의
초연곡과 그동안 발매된 앨범 수록곡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였는데요.
<새난픙류>를 시작으로 <인천아리랑>, <이로다>에 이어 초연곡들인 <사자춤>, <나니가타령>, <진오귀굿>, <말뚝이의 노래> 순으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여러분 탈춤이 2022년 11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재에 등재되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탈춤의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 가치가 입증되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그중에서도 인천을 기반으로
전승되고 있는 은유탈춤은 본래 황해도 은율 지역에서 성행하였는데,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인천을
전승지로 삼아 계승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은율탈춤을 가야금으로 그 의미와 원형을 담아 새롭게 각색해 재구성한 <사자춤>이 무대를
가득 채웠는데요. 사자춤 연주에는 25현 가야금과 철 가야금, 퉁소, 타악이 어우러져 은율탈춤의 멋과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사자춤은 본래 무사태평과 평안을 기원하고 악귀를 몰아내 주는 의식적 요소가 강한 곡이죠. 어썸가야의
<사자춤> 역시 전위적이고 명상적인 요소를 강조한 곡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은유탈춤 보존회에서
사자탈을 쓴 무용수들이 창작무용을 선보여 곡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해 몰입감이 대단했습니다.
다음으로 선보인 초연곡은 조준호 작곡의 <나니가 타령 for Tango>였습니다.
타령에 탱고라니 지금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신선한 조합이었는데요. 은율탈춤의 나니가 타령의 선율을 바탕으로 두 대의 가야금과 반도네온 편성에 정열적인 탱고 리듬과 화성을 쌓아 탱고 스타일로 재해석한
곡으로 이국적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반도네온은 독일의 하인리히 반트라는 사람에 의해 제작된 악기로 얼핏 아코디언을 닮아 있었는데요.
다소 생소한 악기에 대한 유례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선보인 초연곡은 역시 조준호 작곡의 <진오귀굿>이었는데요. 은율탈춤의 마지막 과장으로 죽은
미얄할미를 추모하는 곡으로 두 대의 가야금과 타악 편성에 1.2.3악장으로 구성된 곡이었습니다.
사용된 악기는 ‘바라’라는 타악기로 사찰이나 법회에서 불교 의식에 쓰이는 금속 타악기로 기묘한 분위기를 풍겼는데요. 가야금 외에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악기를 감상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마지막 초연곡이자 이번 공연의 마지막 곡은 함현상 작곡, 김진일 작사의 <말뚝이의 노래>였습니다.
은율탈춤의 이야기꾼인 말뚝이가 전국을 유람하며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조롱하고 풍자하며 노래하는
본래의 말뚝이노래를 현재의 실정에 맞게 재해석하여 새롭게 가사를 쓰고 새로운 장단과 선율을
더했다는데요. 25현 가야금 2중주의 병창이 매력적인 곡이었습니다.
준비한 모든 순서가 끝나고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연주자분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객석에서는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는데요. 은율탈춤에 현대적 해석이 더해져
감각적인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좋은 기회로 어썸가야의 공연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 #어썸가야
- #가야금앙상블과은율탈춤
- #예술창작지원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