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과 시민의 착한 한끼, 구포국수

옛 구포역 경부선 지선의 곡물 하자창(출처 : 북구청) / 구포시장 일대 국수공장 (출처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구포국수는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 일대에서 생산되는 국수를 일컫는데요. 조선시대부터 부산 구포시장 저잣거리에서 서민들이 애용한 향토식품입니다.

구포는 조선시대부터 곡물이 모인 곳으로 일제강점기 때 제분, 제면 공장이 성업했던 곳이었습니다. 6·25전쟁 시기까지만 해도 한강 이남 지역의 면 음식은 칼국수가 대부분이었으나, 피란민들에 의해 구포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를 이용한 새로운 음식으로 구포국수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1959년에는 구포건면생산조합이 결성되면서 '구포국수'는 상표 브랜드가 되었고 북구는 물론 부산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한국전쟁기부터 오늘날까지 피란민, 상인, 시민의 착한 한 끼 식사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명 자체가 브랜드, 부산의 대표적 향토음식

구포시장 일대에서 판매되는 요즘의 구포국수

전국적으로 유명한 부산과 경남 지역의 향토음식이자 잔치국수의 원형인 구포국수! 우리나라에서 지명 자체로 유명 브랜드가 된 최초의 사례인데요.

구포국수는 멸치 육수에 삶은 국수와 부추, 김 가루와 같은 고명을 얹어 말아먹는 음식으로, 면발이 짭짤하고 쫄깃하며 디포리, 밴댕이 등으로 우려낸 육수가 진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인데요.

최적의 국수 건조 환경이 바로 맛의 비결입니다. 백양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 남해 바다의 짭짤한 해풍, 낙동강에서 피어오르는 습기 그리고 구포지역 장인들의 손맛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화려하지만 비싸지 않고, 쫄깃하고 짭쪼롬한 국수 면발에 어울리는 육수, 거기에 더해지는 깔끔한 고명의 합작품이 오늘날 구포국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사양길... 부산의 미래유산으로 가치 이어져야

구포연합식품의 구포국수 건조장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구포지역에는 국수공장들이 성업했습니다. 구포시장 일대에 중소 규모의 국수 공장들이 앞다투어 들어섰고 1959년에는 구포 지역의 20여 개 국수공장들이 상권 확대와 권익 보호를 위해 구포건면생산조합을 결성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다양한 경쟁 식품이 등장하면서 구포국수는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같은 환경 변화로 30여 곳에 달했던 구포의 국수 공장들이 대거 떠나고 지금은 구포연합식품(대표 곽조길) 한 곳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구포국수는 구포 나아가 부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 음식인데요. 지명이 들어간 브랜드로서 이만큼 확실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음식도 찾기 어렵습니다. 부산의 미래유산으로서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오랜 세월, 부산의 미래유산으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구포국수.

저렴하지만 옹골찬 맛이 담긴

구포국수 한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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