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대전 동구 가양동 문화재 산책
우암사적공원은 봄나들이하기 좋은 곳, 힐링 산책 코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아름다운 봄꽃과 푸르른 경치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해주기도 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우암사적공원 내의 역사가 담긴 문화재들을 중심으로 산책 장소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암사적공원의 입구에서 좌측으로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호인 남간정사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조선 후기의 대유학자 우암 송시열이 유림과 제자들을 모아 학문을 익히던 곳으로, 그의 사후에 유림들이 송자대전을 펴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남간’이란 양지바른 곳에 졸졸 흐르는 개울을 의미하는데,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따온 이름으로 주자를 사모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남간정사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전면의 반석 위에 연못을 조성하여 출입은 전면이 아닌 후면으로 하도록 되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남간정사 영역 내에는 소제동에서 옮긴 기국정이 연못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국정은 우암 송시열이 손님맞이를 위하여 세운 정자입니다. 처음에는 '연당'이라고 불렸지만 주변에 구기자와 국화가 무성했기 때문에 구기자와 국화에서 한 글자씩 따서 '기국정'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남간정사 앞의 자연형 연못입니다. 남간정사 후면의 샘물과 대청마루 밑으로 흐르는 물, 동쪽의 계곡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만나 연못을 이룬 것이죠. 가운데에는 둥근 섬을 두고 왕버들을 심었는데요, 이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연못에 비쳐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과 남간정사의 기품 있는 모습이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냅니다.
남간정사 뒤편으로 걸음을 옮기면 배롱나무가 있는데, 이 배롱나무는 우암 송시열이 직접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남간정사를 지나 위쪽으로 이동하면 유물관이 있어 우암 송시열과 관련된 유물들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명정문을 지나면 정면에 보이는 이직당입니다. '마음을 곧게 쓰는 집'이라는 뜻인데요, 이는 우암 선생의 사상인 직(곧을 직直) 사상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사우의 강당으로 지어졌습니다.
명정문을 지나 우측으로는 인함각이 있습니다. 이직당을 기준으로는 좌측에 있는 건물인데요, '모든 괴로움을 참고 또 참아야 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선비들의 공부방이라고 합니다.
이직당 전면 기준 우측으로는 명숙각이 있습니다. 명숙각 역시 공부방이고, '모든 일을 명확히 하고 마음을 밝고 맑게 하라.' 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직당을 지나 남간사를 향해 가다 보면 서로 마주 보고 지어진 건물을 볼 수 있는데요, 위 사진은 좌측에 위치한 견뢰재 입니다. 우암 선생의 마지막 교훈을 받들고 선현의 가르침을 굳게 지키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공부방입니다.
견뢰재와 마주 보고 있는 심결재입니다. 심결재는 '매사를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라.'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암사적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남간사입니다. 남간사는 우암 송시열, 석곡 송상민, 수암 권상하 세 분을 모시는 사당이며 매년 봄과 가을에 제향을 지낸다고 합니다.
다시 명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겨 오른쪽 길로 걷다 보면 남간정사 연못보다 훨씬 큰 연못과 덕포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덕포루에서 바라보는 고요한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는데요, 여러분들도 우암사적공원을 산책하신 후에 덕포루에 앉아 자연을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호인 송자대전판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인 장판각입니다.
송자대전판은 우암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 등을 모아 만든 송자대전의 목판으로 총 11,023판입니다. 우암 문집의 초판은 171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하였으며, 그 후 정조 즉위 초에 전서간행의 어명에 따라서 글을 수집하였고, 옛 책과 합쳐 그 목판본이 1787년에 평안감영에서 책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첫 권과 연보는 서울의 교정소에서 별도로 간행되었습니다. 송자대전책판은 1819년에 장판각을 지어 보관하였지만 소실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후 현재 우암사적공원 장판각 내에 소장된 목판은 1920년대에 송시열의 후손과 유림들이 남간정사에서 다시 판각한 것입니다.
3월 11일에 방문한 우암사적공원은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는데요, 알록달록한 꽃들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서 사진 찍기에도 참 좋아 보였습니다. 어떤 각도에서든지 멋진 결과물을 얻어 가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시기에 맞춰 우암사적공원에서 인생 사진도 남기고, 소중한 우리 문화재도 구경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 #우암사적공원
- #대전봄나들이
- #봄나들이하기좋은곳
- #힐링산책코스
- #대전봄꽃
- #대전문화재
- #대전우암사적공원
- #남간정사
- #대전유형문화재
- #조선후기건축양식
- #기국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