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지체하거나 곁눈질을 하다 보면 가을의 숨결을 놓쳐 버릴 것 만같은 조바심에

은해사 산내 암자 중 하나인 운부암으로 나섰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에서 가을이 흥건한 계곡을 따라

3.5km정도 오르면 달마가 우뚝한 연못과 노랗게 농익은 은행나무가 기다립니다.

입구에 이르면 큰 빗돌에는' 운부선원 조사도량'과 함께 『북마하 남운부』라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수행처로는 북쪽에는 “금강산 마하연이고 남쪽에는 운부암”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불법으로 나아가는 길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불이문을 비켜 들어서면 계단끝에 보화루가 반깁니다.

창건 당시 상서로운 구름이 떠서 ‘운부암(雲浮庵)’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711년(성덕왕 10)에 의상이 창건했다는 이야기와 809년(헌덕왕 1) 혜철이 창건했다고도 합니다.

고려시대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중건되었으나, 1860년(철종 11)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응허(應虛)와 침운(枕雲)이 중건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운부암은 전형적인 사당중정(四堂中庭)의 가람양식을 지니고 있는데,

대웅전 격인 원통전(圓通殿)을 중심으로 왼쪽에 선방인 운부난야(雲浮蘭若)가 있고,

오른쪽에 요사채인 우의당(禹義堂)이 있으며, 앞에 보화루(寶華樓)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통전은 정면 3칸·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인데,

‘운부암중건기’의 기록에 따르면 1862년(철종 13)에 중건되고

그 뒤로 몇 차례에 걸쳐 중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보화루(寶華樓)는 1900년에 중건되었다 합니다.

원통전에는 보물 제514호로 지정된 은해사 운부암 금동보살좌상이 은은한 미소로 참배객을 맞습니다.

보화루에는 참배객들을 위한 소박하지만 넉넉한 차방이 있어

지친 몸이나 거칠어진 마음을 달래기에는 더 할나위없는 치유의 의자들이 가지런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처럼 일상은 언제나 분주하고 빈틈이 없는 시간들입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산길을 따라 물과 바람, 산새들과 함께 걸어가면

두고 온 듯 잊고 있던 스스로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어깨를 맞대고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걷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날수 있는 운부암 가는 10리길이었습니다.

은해사 운부암


※ 본 글은 새영천 알림이단의 기사로 영천시 공식 입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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