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옥천골미술관 이철규 작가 초대전
‘금’과 ‘자연’이 함께하는 특별한 전시
옥천골미술관 이철규 작가 초대전 – 상생: 합 展
풍성한 가을이 되니 순창에도 다양한 전시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순창을 대표하는 옥천골미술관에서는 9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설치 미술가로 알려진 이철규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철규 작가는 상생(相生)과 합(合)이라는 주제로 ‘금’과 ‘자연’이 하나가 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들어서자마자 반짝이는 금 작품이 보입니다. 덕분에 미술관 내부가 환해졌습니다.
작가의 작품과 설명이 담긴 두툼한 안내 책자를 집어 들고 잠시 읽어보았습니다. 작가는 부자와 빈자, 자연과 인간 등의 조화로운 합을 상징하는 작품활동을 주로 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 또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전시관 입구에는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도 만들어두었는데요, 벽에 걸린 작은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엔 미술관 인테리어쯤으로 생각하며 지나쳤는데요, 전시관을 돌다 보니 이와 같은 작품이 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작가들은 간혹 자신의 작품을 화장실 입구에도 걸어두는데, 이젠 전시관에 들어서면 모두가 작가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시관 벽면에서는 빔을 통해 전해지는 작가의 영상이 쉴새 없이 이어집니다. 이번 전시의 메인은 특별한 개금 작업(닥나무로 만든 두꺼운 한지에 그림을 그린 후 순금박을 얇게 펴서 붙이는 일)을 통한 조형물로 생소한 작품이라 작가의 설명에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닥펄프 손작업을 통해 반인반물상을 제작하고, 그 위에 순금박을 입혀 조형물을 완성한 ‘108 반인반불’이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할 작품입니다. 약 15m 길이 사면체로 된 설치작품은 1년에 거쳐 천천히 만들었다고 합니다. 108개의 작품을 올려놓아도 흔들리지않도록 받침대까지도 여러차례 고민하며 피라이드형 사면체 모양으로 제작했습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상생’과 ‘합’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을 무렵 전시관에 작가님 들어오셔서 잠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의 조형물은 사람인 듯, 신인 듯한 형상이다.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고, 음도 양도 아니고, 어찌해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 인간의 삶이다. 즉, 이 세계가 ‘부즉불리’라는걸 전하고 싶었다. 작품을 만들 때는 다 버리고 몰입해서 만들어야 한다. 잘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순금 작품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나오는 영생 혹은 물질을 추구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들은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앞에 서 있는 건 이 무리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어 금을 씌우지 않았다. 사실 코로나 초창기 때 이 작품을 금호미술관에서 전시했다. 굉장히 반응이 좋아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시기에 갑자기 대구 신천지 코로나 사건이 터져 전시장이 문을 닫게 되었다. 창고에 있었던 이 작품이 다시 나오기까지 관장님의 지지와 주변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옥천골 미술관이 아니면 이 작품을 전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공간이 확보가 안 되면 전시하기가 안 된다. 옥천골 미술관이 너무나 적합한 장소이다. 미술관에서 영상도 제작해주셔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금 세 가지는 ‘황금, 소금, 지금’이라고 합니다. 무작위로 만들어진 108개의 금박 조형물은 108번뇌를 상징하고 있는데요, 작가에게도 유독 애착이 가는 금 조형물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머리에 연을 매달고 있는 조형물인데요,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자리를 잠시 옮겨 바닥에 놓여 있는 작품으로 가보았습니다. <물질, 인간, 자연>이라는 작품인데요,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편견을 깨고 꼭 벽에 걸지 않아도 작품을 배려다 보고 몰입할 수 있으니 자유롭게 관람하기 좋습니다.
작품 속에 담아낸 피폐화된 산수와 그 사이를 부유하는 반인반물, 화면 속 파편, 반짝이는 금까지 모두가 작가가 생각하는 독창적인 소통의 이미지입니다.
입구 쉼터에서 본 ‘상생 합-밥’ 시리즈 작품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작가는 15년 동안 금을 소재로 해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풍요로운 밥상 또한 밥그릇에 금이 가득합니다. 옻칠만 5번 했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간 작품이지만 작가는 풍요로움과 넉넉한 인심, 여유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친 현대인에게 고봉 가득한 쌀밥은 즐거운 위안이자 상생의 이미지입니다.
“작품에 금을 사용한 이유가 있다. 금관, 금가락지 등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황금은 역사의 기운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귀한 재료인 금은 그 집안에 좋은 일도 생기게도 한다. 작업을 하면서 재료도 이왕이면 변하지 않는 것으로 고급스럽게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물이 적중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작가가 실제 사용하는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작품명도 ‘L의 책상’입니다. 평소 스케치한 작품부터 개금작업 중인 조형물, 관람객들에게 증정한 금박 팬아트 사인 작품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작가의 책상이 인상적입니다. 작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공간입니다.
옥천골 미술관에서 작품전시를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작가님은 미술관에 놓인 작업실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해주셨는데요, 미술관을 찾아온 모든 분에게 작품의 혼이 담긴 금의 기운을 선사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옥천골 미술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니 기간 내 방문해 특별한 작품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순창 옥천골미술관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81
전화 : 063-650-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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