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일 전
김해 봉리단길, 오래된 골목에서 피어난 감성
제12기 김해시 SNS 방수진
2025.07.18
김해 봉리단길
봉황역 3번 출구에서 629m (김해중부경찰서 뒷편)
한적한 오후, 조용히 흘러가는 해반천을 따라 걷다가 문득 발길이 닿은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김해의 작은 감성 골목, 봉리단길이었습니다.
처음 이곳의 이름을 들었을 때 서울 경리단길처럼 여기도 그런 느낌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걸어보니, 경리단길이나 망원동 같은 유명한 골목들과는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더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이름처럼 ‘봉황동’에 자리 잡은 이 골목은 과거 오래된 주택가 골목 사이로 하나둘씩 작은 카페, 소품 가게, 공방들이 들어서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나가는 발걸음을 붙잡는 감성 가득한 간판들, 유리창 너머 따뜻한 조명 아래 차분히 앉아있는 사람들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다가왔습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부분도 인상이 깊었습니다. 감성적이고 아기자기해서 더 눈이 간 것 같습니다.
초입에는 이렇게 봉황대길로 봉황동 유적과 봉리단길 지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되더군요. 저는 그랬습니다. 참고로 이 벽화는 봉황예술극장쪽의 골목길에 있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 싶어 남깁니다.
그 외에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이렇게 귀여운 라디오 오브제와 작은 화분들을 볼 수 있답니다. 이번엔 딱 능소화시기라 능소화까지 예쁘게 폈더군요. 다들 여기서 포토타임을 가졌답니다.
토더기 팝업 스토어를 했던 건물과 봉리단길의 시초가 되었던 카페까지 근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봉리단길의 진짜 매력은 화려하지 않음에 있었습니다. 눈에 띄게 번쩍이는 것도, 큰 프랜차이즈 가게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좁은 골목길 하나하나에 카페 특유의 개성이 가득 묻어 있었고 때로는 조용한 레코드 음악이, 때로는 직접 볶은 원두 향이 코끝을 간질였습니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가게들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정갈한 감성을 담아내 여긴 나만 알고 싶은 곳이야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김해 봉리단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감성 카페 사이사이로 조용히 자리한 무속 공간들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작은 간판에 적힌 ○○보살, 신당과 같은 이름들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골목의 뿌리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들이랍니다.
사실 이곳은 오래전부터 무속인들이 터를 잡고 살아온 마을이었습니다. 가야왕도 김해라는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수로왕, 허황옥 등 신화적 인물들의 이야기가 깃든 땅이기도 하다 보니 영적인 기운이 흐르는 곳이라 여겨졌습니다. 그 덕분에 이 일대엔 예로부터 신내림을 받은 이들이 모여 살며 조용히 기도를 드리던 집들이 하나둘 생겨났고, 그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감성 골목으로 다시 태어난 봉리단길이지만, 그 속엔 여전히 오래된 기도와 염원이 숨 쉬고 있답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나란히 공존하는 모습은 이 길이 가진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소품샵을 필두로 빈티지샵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이 조화롭게 봉리단길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봉리단길의 거의 끝까지 왔습니다. 제가 사진으로 남긴 것 이외에도 다양한 건물과 가게가 곳곳에 있답니다. 소란하지 않지만 분명한 온기를 가진 길, 김해 봉리단길에서 여러분만의 시간을 한 조각 담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봉리단길에서의 작은 팁
대부분 가게가 11~12시쯤 문을 열고, 저녁에는 일찍 닫는 곳도 있어요. 평일 중 하루정도는 문을 닫는 가게가 많으니 꼭 확인하세요!
해반천에서 산책하다가 바로 이어지는 동선이라 천천히 하루 코스로 함께 둘러보기 좋답니다. 갈 때에도 역 근처라 무리가 없어요.
감성 엽서나 직접 만든 소품을 파는 공방도 많으니 작지만 특별한 기념품을 찾고 있다면 꼭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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