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도 계획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끔은 느슨하고 발길 닿는 대로

즉흥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갈 곳만 정해 놓고 무엇을 보고 즐길지는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한다.

고성의 지명 중에 ‘아야진’이라는 이름은

어쩐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귀엽기도 하고 앙증맞게 들리는 그 이름을 따라가면

왠지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만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하게 된 아야진 투어!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벽화가 숨어있는 바닷가 마을

아야진리는 고성군 토성면에 자리한 마을로,

주민들 대부분이 바닷가 주변에 모여 살고 있다.

‘아야진’이라는 이름은

이곳에서 반암리로 넘어가는 산 모양이

한자 ‘야(也)'자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라는 뜻을 포함해

아야진(我也津)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 고향, 우리 마을, 우리 집...

‘우리’라는 말은 참 다정하게 들린다.

그래서 아야진에서는 왠지 이방인이 아닌

‘우리’에 속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리 / 나지막한 담장에 그려진 그림들이 정겨워 보이네요.

바다를 접하고 있는 마을이니,

항구를 한 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아야진항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항구에 미처 도착하기 전에

나의 눈을 사로잡는 풍경이 있었으니

골목 담벼락을 예쁘게 수놓은 벽화였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리 / 집주인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인증샷 남겨보아요.

다양한 해양 생물과 바다에서 즐기는 물놀이를

형상화한 벽화들은 아야진리가 어떤 곳인지

대신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리 / 도저히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비주얼입니다. 위치는 아야진보건진료소 쪽이에요.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가장 마지막에 등장했다.

바로 높은 담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꽃 벽화!!

해바라기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꽃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활짝 피어있는 그림이었다.

목이 꺾이도록 구경을 하다가 인증샷으로 마무리!

예쁜 벽화 덕분에 마을 풍경이 더욱 화사해 보인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항 / 쉼터와 운동기구들이 자리한 깨끗한 공원이에요.

또 다른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속초해양경찰서 아야진출장소 앞에 자리한 공원이다.

이곳에서는 아야진 방파제 긴 외벽을 따라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항 /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300 사업의 하나로 방파제 벽화가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방파제 벽화는 바닷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저 큰 그림을 어떻게 완성할 수 있었을까?

상상이 잘되지 않는다.

꼭 벽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야진항은

항구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방파제 안으로 들어오는 고깃배와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갈매기 떼들이

벽화와 어우러져 이색적인 정취를 만들어 주었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항 / 등대 가는 길에 친구가 되어준 바다거북이

날씨도 좋고 파도가 잔잔하니,

방파제 위 빨간 등대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벽화를 만날 수 있었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항 /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귀여운 등대

등대 가는 길에 중간중간 트릭아트 포토존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색깔은 좀 바래져 있었다.

그래도 빨간 등대와 파란 바다가 자아내는

경치만큼은 총천연색 그 자체였다.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도 알록달록했다.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 바닷가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개 빛깔 해안도로

강원 고성군 아야진해변 / 이미 sns 사진 맛집으로 떠오른 무지개 해안도로

아야진해변을 따라 교암해변까지 이어지는

1km에 이르는 무지개 해안도로는

이번 아야진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무지갯빛 경계석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커다란 팔레트를 보는 느낌이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해변 / 버스정류장 간판마저도 감성적으로 느껴지네요.

아야진해변은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남녀 주인공이 함께 거닐던 바닷가,

드라마의 주 무대가 되는 ‘괜찮은 병원’은

모두 아야진해변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실제로 병원 세트장은 카페로 운영 중이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해변 / 누구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것처럼 멋진 풍광을 간직한 해변입니다.

아야진해변은 백사장과 갯바위가

맞닿아 있어서 묘한 풍경을 자아낸다.

바위 사이를 오가며 바다 생물을 찾는 사람,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사람,

파라솔과 캠핑의자를 펼쳐놓고 휴식을 즐기는 사람 등

저마다 자유롭게 아야진해변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아야진해변뷰 맛집, 카페 아야트커피

<운영시간 > 10:00~19:00

강원 고성군 아야트커피 / 아야트(Ayatt)는 ‘아야진의 아지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야진해변의 전망을 제대로 즐기고 갈증도 달랠 겸

인근에 자리한 카페 아야트커피를 찾았다.

해변이 코앞에 있는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으니

근사한 오션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커피 / 아야트커피를 방문하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포토존이다.

역시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포토스팟!

푸른 수평선까지 그대로 이어진 듯한 통로는

특별한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이다.

(이 통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카페 공간과 발코니가 자리하고 있는데,

카운터는 오른쪽 공간에 마련되어 있다.)

강원 고성군 아야트커피 / 역시 오션뷰 맛집답게 아야진해변이 한눈에 담깁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아야진해변 풍경으로 가득 찬

통유리창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창가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경쟁이 꽤 치열할 듯하다.

방문한 날이 평일이라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강원 고성군 아야트커피 /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한상차림!

자리 선점까지 마쳤으니, 이제 음료를 주문할 차례!

아야트커피에서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다.

음료 외에도 샌드위치와 베이커리류도 판매하는데,

나는 시그니처 음료인 흑임자커피와

바질리코타 오픈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다.)

강원 고성군 아야트커피 / 주머니에 넣어가고 싶을 만큼 맛이 좋았어요. (물론 주관적 의견입니다.)

푸른 바다를 눈앞에 두고 브런치를 즐기고 있자니

이런 호강이 또 있나 싶어진다.

흑임자커피는 고소 달달하고,

오픈 샌드위치는 제대로 입맛을 사로잡아서

몇 접시 더 주문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강원 고성군 아야트커피 / 카페의 감성을 책임지는 오브제들

바다멍이 지루해질 때쯤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아야진마을에서 책을 만드는 1인 출판사 ‘온다프레스’에서

출간한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감성 넘치는 오브제와 작품들로 아야트커피만의 분위기가 완성되었다.

강원 고성군 아야진해변 / 다채로움을 기억될 그 이름, 아야진!

여행에 대한 해석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에

누군가는 이곳에서 또 다른 감정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아야진이라는 이름에 새겨진 나의 추억은

소소한 즐거움들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그 작은 기쁨들이 일상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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