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동 은하수로 대간선수로의 밤을 담다

낮보다 화려한 동산동 은하수로의 밤

여행하면서 유명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면서 한적한 산책 스폿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솔솔 부는 가을바람 속에서 물멍 산책의 여유와 반짝이는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익산의 동산동 대간선수로 길인 은하수로 산책길을 소개하겠습니다.

해 질 녘 노을과 야경이 예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도심 속 수변공원인 ‘강곁으로 흐르는 금빛, 은하수로’는 동산동 유천생태습지와 대간선수로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인데요. 대간선수로는 완주군 고산면 어우리에서 시작해 익산을 거쳐 군산 옥구 저수지까지 흐르는 농업용 수로였는데요. 동산동을 지나면서 이 구간을 동산천 은하수로 부르고 있답니다.

동산동 행정복지센터의 행복교에서 시작하여 동산교까지의 대간선수로 770m 구간을 산책했는데요. 100년 된 근대유산인 동산동 대간선수로 은하수로 산책길을 걸어 보겠습니다.

행복교에서부터 시작하는 산책로는 걸어 가면서 너른 들판의 익어가는 벼들을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옆에서 함께 가며 흐르는 동산천의 물길은 잔잔하게 발맞춰 주는 듯 합니다.

넓게 멀리까지 펼쳐진 파란 하늘은 우뚝 솟아 있는 아파트까지 감싸 안고 내내 한 폭의 풍경화를 보여 줍니다. 많은 주민이 여유로운 모습으로 산책로를 걷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난 달 쉼터입니다. 걷는 보행 데크 산책길에 동그란 쉼터를 조성해 중간중간에 쉬면서 대간선수로 너머의 너른 들녘을 눈에 담아보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달 쉼터 외에도 보행 데크를 따라가면 별 쉼터, 메타 쉼터, 수로 갤러리 등 쉼터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동산동 은하수로의 야경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 해가 지기 전에 빠르게 밝은 모습일 때의 은하수로 산책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100여 년의 근대역사를 품은 대간선수로는 일제 강점기 아픈 수탈의 시간이 흘러 만경강 북부의 호남평야를 연결하고 너른 들판의 생명수가 되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흥정수장에 모여 퍼 올린 물은 정수되어 익산 시민의 식수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쉼터에 조성된 유리 바닥으로 보였던 수풀을 자세히 보고 싶어 한참을 수변을 바라보며 물멍도 해봅니다.

별 쉼터와 솜리교를 지나면 하늘 높이 쭉쭉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나무가 시원스럽습니다. 입구의 쉼터에는 만경강과 관련된 시들도 적혀 있어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친수공간이 되어 줍니다.

동산천에 비춰진 아파트, 메타세쿼이아나무를 보면서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을 즐겨봅니다. 해가지지 않아서 환한 모습의 산책로를 눈으로 충분히 즐겨 보면서 모처럼의 시골 풍경을 감상해 봅니다. 익산을 상징하는 유적의 그림도 있었는데요. 조명이 켜지면 이런 그림들도 멋진 야경을 이루는 그림이 됩니다.

천천히 걷던 산책길이 어느새 붉은 저녁놀에 물드는가 싶더니 ‘반짝’하며 조명이 순식간에 켜집니다. 방금까지 보았던 한적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합니다. 화려하고 밝은 불빛에 순간 어리둥절했는데 화려하고 예쁜 불빛에 행복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낮과 밤이 다른 동산동 은하수로 산책길은 마음을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합니다. 낮의 산책로가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면 밤은 은은한 감성 별자리며 물방울, 글라스 조명 등이 마음을 감싸주는 것 같아 에너지를 주듯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쓸쓸함이 아닌 내일은 뭔가가 새롭게 시작될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를 하게 합니다.

화려한 조명 속에 잠겨 있는 대간선수로의 유유히 흐르는 물길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든든함으로 다가옵니다. 낮과 밤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서 저녁 해 지기 몇 시간 전에 도착해 낮의 분위기를 충분히 즐겨보고 밤의 야경까지 즐겨본 시간이 너무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적한 산책 스폿으로 동산동 은하수로 낮과 밤의 풍경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근처의 유천도서관과 유천생태습지공원도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동산동 은하수로 산책길>

주소: 익산시 동천로 82 (동산동 행정복지센터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