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순창 여행길에 만나는 호남 선비정신의 정수, ‘훈몽재(訓蒙齋)’
■ 훈몽재(訓蒙齋)는
조선 인종의 세자시절 스승인 하서 김인후 선생(1510~1560)이 명종3년(1548년)에 순창 점암촌 백방산 자락에 지은 강학당(講學堂)이다. 훈몽이란 어린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선생은 인종 즉위 후 갑작스런 죽음과 을사사화 이후 관직을 버리고 부인의 고향인 순창으로 내려와 훈가(訓家)라는 이름으로 강학당을 열고 제자를 가르쳤다. 임진왜란 때 건물이 소실된 후 선생의 5대손인 김시서가 1680년경 자연당이라는 이름으로 훈몽재를 복원하였으나 곧 퇴락해졌다. 1820년경 선생의 후손들이 훈몽재를 중건하고 김인후, 김시서, 정철, 이이의 위패를 모신 어암서원을 건립했으나, 고종 5년(1867) 대원군의 서원철폐 정책으로 철폐되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훈몽재가 중건되었지만, 1951년 한국전쟁으로 또 다시 불타고 말았다.
2003년 순창군에 의해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선비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훈몽재 복원사업이 추진되어 2005년 전주대학교박물관의 발굴조사를 바탕으로 2009년 11월 현재의 위치에 훈몽재(강학당), 자연당(숙박시설), 양정관(교육, 숙박시설), 삼연정 등이 복원되었다. 이 외에 대학암, 훈몽재 고인돌과 편의시설(관리사무소, 식당)이 있다. 훈몽재는 2012년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었다.
■ ‘선비의 길’ 따라 걷는 역사문화 기행
훈몽재는 정읍에서 순창 방면으로 가는 국도21호선 추령천변에 위치한다. 경내 전역은 최근 순창에 내린 눈으로 온통 백색 세상이었다. 훈몽재임를 알리는 입간판을 지나, 입구에는 선생의 문학적 사상인 ‘산, 물, 사람’을 뜻하는 삼연(三然)을 구현하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삼연정(三然亭)이 정갈하고 기품있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경내 오른쪽으로 첫 번째로 만나는 곳은 양정관(養正館)이다. 양정관은 후학을 양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교육관으로 방문 당시에도 경전을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유학, 한문, 예절교육)과 학술회의가 개최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 찾아오는 학생들도 있어 국제적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건물 벽면에는 양정관 창건기와 양정관 창건상량문이 걸려 있다. 탐방 중 우연히 양정관에 한달살이하고 있는 노신사를 만났다. 고위공무원으로 퇴직하고 한학공부와 마음수행을 위해 오셨다는 그 분은 훈몽재 생활과 산장님의 강학에 매우 흡족해 하셨다.
양정관 옆에 자연당(自然堂)이 있다. 자연당은 훈몽재 소실후 5대손인 김시서가 원래의 훈몽재를 보수하고 그 옆에 지은 건물로, 훗날 소멸되었으나 훈몽제 복원사업을 통해 중건되어 교육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내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중심건물이 훈몽재다. 현판과 벽면에 훈몽재기, 훈몽재중건상량문, 훈몽재복원기 등 다수의 편액들이 걸려 있다.
훈몽재 뒤편에는 훈몽재 옛터인 훈몽재 유지(遺址)가 있다. 유적지 앞에는 추령천이 흐르고 있고, 천변 따라 조성된 훈몽재 선비의 길이 있다. 최근 거리두기 제한 완화로 어딜 가나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데, 훈몽재 선비의 길은 한적하게 자연과 하나되어 명상하며 걷기에 참 좋은 곳이다.
훈몽재 앞마당 중앙에 길이 4.9m, 폭 2.43m, 높이 1.4m 규모로 당시 세력가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청동기 시대 남방식 고인돌이 있다. 인근 추령천 변에는 수십여명이 앉을 수 있는 거북 모양의 대학암(大學岩)이 있다. 이 곳은 선생께서 송강 정철이 13세 될 때까지 대학을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대학암이라고 쓴 정철의 친필 암각자가 있다. 관동별곡으로 유명한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장소다.
훈몽재는 대유학자로서 김인후 선생의 선비정신과 교육관을 살필 수 있는 중요 유적지로서 학술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힐링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찾아오시는 길
- 주소 : 전북 순창군 쌍치면 둔전2길 893(둔전리45-1)
- 전화번호 : 063-652-0076, 653-0053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 추석 연휴
- 입장료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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