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영남알프스 8봉 완등 도전기 <고헌산 편>
영남알프스 8봉 완등 도전기 가지산 편에 이어 고헌산 편으로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저마다 다르듯, 제각각 다른 모습을 지닌 산.
오늘은 지난번 소개해 드렸던 가지산과 전혀 다른 고헌산의 매력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헌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서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해발 1,034m 높이의 산입니다.
자차로 등산로 입구까지 가실 분들은 고헌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시고 안내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시면 됩니다.
파란 하늘 아래 '고헌사'라고 새겨진 바윗돌이 근사한 모습을 드러내는 고헌사 입구에 이르면 주차장 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야생 멧돼지 출몰 주의 안내판이 보입니다. 문수산 하산 길에 실제로 야생 멧돼지를 만난 적이 있던지라 멧돼지의 덩치와 민첩한 움직임에 등골이 오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집에 돌아갈까 잠깐 고민했지만 고헌산 완등을 위해 차로 삼십여 분을 달려온 걸 생각하니 그냥 돌아가기가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등산로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고헌사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조금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와 사찰이 파란 하늘 아래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신 분들이 고헌산을 찾으실 때쯤이면 꽃바람을 맞으며 등산로를 오르겠지요? ^^
고헌사 마당에 조금 일찍 찾아온 봄소식이 아직 고헌산까지는 당도하지 못한 모양 같습니다.
산바닥에는 바싹 마른 낙엽이 깔려 있고 아직 잎을 틔우지 못한 벌거벗은 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사이좋게 서 있었습니다.
가지산과 달리 산세도 험하지 않고 등산로의 폭이 너른 편이라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함께 왔다면 이 4인용 돌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나눠먹었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산행도 역시나 가족들 대신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앱과 함께 했습니다.
앱을 사용하면 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등산에 소요된 시간을 관리할 수 있어 좋습니다.
등산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 만에 딱 도착한 고헌산 정상~!
시야가 탁 트이며 가슴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분들이 안 계셔서 정상에 완등 인증 사진을 찍어주실 분이 안 계시면 어떡하나 내심 조마조마했는데 일찌감치 산에 올라 막걸리 한 잔 하고 계신 등산객들 덕분에 고헌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완등 인증까지 무사히 마치고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저마다 다른 위치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는 가쁜 숨결들이 산에 모이듯,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보이지 않는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활짝 웃는 날이 오겠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라고 고헌산에서 만난 진달래 사진을 붙입니다.
활짝 핀 진달래처럼 여러분의 앞날도 고운 분홍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길 바라며 고헌산 완등기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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