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익산 가볼만한 곳 – 근대역사의 보고, 춘포마을
춘포마을에 스며들다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곳
춘포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쌀이 많이 생산돼 쌀촌이라 불리기도 하고, 수탈의 역사부터 춘포역을 통해 익산 섬유공장으로 통근하던 여공들이 많아 ‘딸촌’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춘포마을은 익산의 근대 이야기의 보고(寶庫)라 할만치 수많은 아픈 역사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합니다. 익산의 근대역사문화로의 출발점이라고들 하는 「춘포역」은 일본인들이 붙인 ‘오오바역(大場驛)’이라는 이름으로 개통, 당시 ‘이리’였던 익산과 전주를 연결하는 전라선 보통역이었습니다.
일본이 수탈한 쌀을 군산항으로 실어 나르거나 수탈을 위해 필요한 물자들이 춘포역을 통해 들여왔습니다. 1914년에 지어진 춘포역 주변은 드넓은 평야로 이뤄져 토지조사를 마친 일본인들은 지금의 춘포면 일대에 대규모 농장을 건설·운영하며 수탈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슬레이트를 얹은 맞배지붕의 춘포역사는 일제강점기 소규모 철도역사의 전형을 보여주는 등록문화재로 아픔을 간직한 우리나라 최고(最古) 간이역이었습니다. 전쟁지원병과 정신대, 금붙이, 쇠붙이 등 우리 조상의 피와 땀을 실어나르며 일제강점기 춘포역의 혹독하고 치열했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화물운반을 위한 높은 출입문 탓에 간판이 출입문 위가 아닌 옆에 비켜 달린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지붕 차양이 돌출되고 겹친 정도가 불규칙하게 변하면서 어우러지는 절묘한 건축미가 돋보여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로 건축사적, 철도사적, 근대사적 문화재로 가치를 인정받는 철도역사 100여 년의 시간을 보내고 폐역이 되어 2005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10호로 지정됐습니다.
폐선이 된 철로조차 없는 춘포역엔 그동안의 역사와 함께 추억어린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역사 내에 전시되어 있어 일부러 추억여행으로 방문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역사 앞마당에는 어린아이들에게 춘포역의 의미를 재밌고 쉽게 놀며 알아갈 수 있는 기차조형물 등이 있어 낯설지않는 춘포역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소카와 농장 주임관사였던 익산 춘포리 옛 일본인 농장가옥과 춘포도정공장도 춘포역과 마찬가지로 100여 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인 농장가옥은 일본인 대지주 호소카와 가문이 농장 운영을 위해 지은 곳으로, 2층 목조건물은 1920년대 일식 가옥의 원형과 당시 쓰였던 자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문이 열려있는 동안은 앞마당에서 잠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춘포리 구 일본인 농장 가옥은 일제강점기 대규모 농장 중 하나였던 호소가와 농장에서 사용하던 집으로, 지붕이 중첩되고 2층 발코니가 돌출된 외관, 재료 등에서 일본식 2층 목조주택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의 내부도 거의 그대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농장가옥은 춘포역사, 대장도정공장 등과 함께 일본의 농업 수탈 현장을 증언하는 산물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규모의 쌀공장으로 108년 세월을 이고 지고 선 양철 지붕의 대장도정공장은 춘포 일대를 소유했던 일본인 대지주 호소가와 모리다치가 인근 농토에서 거둬들인 벼를 현미로 가공하여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세운 것이라 합니다.
한동안 방치돼 있던 이곳은 다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사유지라 시설 보존을 위해 전면 개방하지 않지만, 전시나 문화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에 한해 유료탐방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방문했던 날에도 새로운 전시개막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람할 수 없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너무 궁금하고 멋들어진 곳인데 아쉽게 물러났습니다만 제대로 공간활용이 되고 있어 살짝 감동이 되기도 했습니다.
춘포면 새 활력소가 된 춘포청년회관 ‘카페춘포 & 금촌농장’. 입구에 드는 골목길 담장과 춘포마을 곳곳에는 춘포마을 그림지도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습니다.
현재와 공존하는 과거
한참을 쳐다보며 마을을 구경하는데 카페 춘포의 청년들이 그려낸 마을지도라고 합니다.
감성 뿜뿜이 훅 묻어나는 춘포 애정꾼들이 문 연 카페 춘포와 금촌농장.
카페 춘포는 옛 이마무라 농장으로 일본으로 수탈하던 곡식을 생산하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으며, 모두 저마다의 색깔을 강한 카페 춘포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첫 번째 건물은 음료를 주문하는 곳. 카페 춘포의 시작이자 카페 춘포의 진정성의 시작입니다.
두 번째 건물은 온실. 갤러리 겸 카페 공간이라 이미 빈자리가 없습니다. 세 번째 건물은 이색적인 2층의 컨테이너 건물로 역시 회의, 동아리 모임 등을 위한 대관 위주의 공간이라 합니다.
옛 건물이 고스란히 남은 마지막 공간은 농어촌민박집 ‘금촌농장’ 입니다. 일제 쌀 수탈의 아픔을 잊지 않도록 이마무라(今村) 농장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이마무라의 한자 음을 그대로 따와 붙인 이름이라 합니다. 20년 넘게 빈 집이었던 공간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해 민박하는 멋들어진 게스트하우스입니다.
탱자나무 울타리 아래로 일제의 흔적인 담장이 그대로 있고, 숲 같은 정원엔 아기자기함과 함께 예쁜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카페 춘포는 최대한 원래의 모습 속에 모던하고 깔끔하면서도 레트로 느낌의 감성이 있어서 마당에 앉는 자리 모두 포토존 스팟입니다.
또한 지역과 함께 하는 의미의 복합문화공간을 꿈꾸며 춘포 쌀을 판매하고, 굿즈제작 그리고 마을지도까지 제작하며 춘포마을에 스며들 듯 춘포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익산 춘포면은 우리나라의 근대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장촌으로 불렸던 춘포마을.
만경강 변의 춘포는 일제 수탈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었지만, 아픈 상처를 딛고 부활하듯 익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2023년 익산방문의 해를 맞아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핫한 여행지 춘포마을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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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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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역 폐역 |
주말 10:00 - 17:00 관람문의(명예관리인) / 공휴일 포함 평일 10:00 - 17:00 무인관람 ☎ 063-853-57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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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춘포 |
주말 10:30 - 18:00 평일 10:30 - 19:00 *연중무휴 / 라스트 오더 17:30 ☎ 0507-1493-3433 결제수단 : 지역화폐(지류,카드), 제로페이 편의 : 단체석, 주차, 포장, 예약, 무선 인터넷, 반려동물 동반, 남/녀 화장실 구분 |
글, 사진=이수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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