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움츠러드는 완연한 겨울, 외부 활동보다는 따듯한 내부를 자꾸만 찾게 되는데요? 무거운 외투를 잠시 벗어두고 온 가족이 함께 오를 수 있는 가벼운 등산(산책에 가까운 등산) 코스를 소개합니다.

건지산

첫 번째로 소개드릴 등산로는 건지산(고도110미터)입니다. 건지산의 이름은 <한국지명유래집>에 따르면 서북쪽이 비어 전주의 땅기운이 새어나가니 큰 둑을 쌓아 나가는 땅기운을 멈추게 했다는 유래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괜히 방문할 때마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건지산은 정말 자주 방문하여 모든 계절을 관찰해 봤는데, 매 절기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안내판에 의하면 전북대학교 캠퍼스 수목원이자 학술림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인듯 한데요? 계절에 맞는 들꽃과 풀들로 아름답게 정원을 관리해 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인 듯해요.

제가 걸어본 건지산의 산책로는 송천동에서 시작해 건지산 등산로를 통해 오송지를 한 바퀴 돌고 소리문화의전당쪽으로 나가는 코스인데요. 정말로 산책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등산코스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크리스마스 직전이었어서인지 누군가 재밌고 귀여운 트리를 장만해 두었네요.

건지산을 오를 때 아주 잠시의 숨 가쁜 구간이 있는데 모두 장덕사 방면에서 오르는 초입에 있습니다. 이 구간만 지나면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건지산의 모습입니다. 특히 가을이 완연한 날에 붉게 물든 건지산의 단풍 풍경이 매우 멋집니다.

가장 높은 구간에는 운동기구들이 여럿 즐비해 있습니다. 아침부터 오후 시간까지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가볍게 산스장(산 헬스장)을 이용합니다.

전당쪽 방면으로 걷다 보면 작년부터 새롭게 구축된 아이들의 숲속 놀이터 ‘베짱이숲’이 아래로 보이는데요. 제가 걸어간 등산로에서는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지만 체련공원과 동물원 사잇길로 오르시면 좀 더 완만하고 안전하게 놀이터 입구를 찾을 수 있다고 해요. 자연친화적으로 꾸려진 놀이터는 영화에 봤을 법한 숲속 작은 캠핑장이 연상됩니다.

이 구간을 지나치면 정원같이 예쁘게 가꿔진 공간이 나오는데요. 지나는 길에 보면 항상 이 곳을 관리하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계절이 바뀌면 그에 맞는 식물들을 골라 정원을 부지런히 가꿔주고 계세요. 덕분에 모든 계절에 이곳을 지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정상은 정말로 손쉽게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산책로인데요. 그래도 산이어서 시가지가 내려다 보였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오송제쪽으로 가시덤불을 넘어가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큰 못이 나옵니다. 이곳이 오송지인데요. 큰 소나무가 5그루 있어 오송리라고 불리던 마을의 못을 오송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생태공원으로 불리는 만큼 꽤 다양한 식물종과 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곳곳에 비치된 안내판을 확인하면서 산책로를 돌아보면 일상적이어서 몰랐던 것들을 새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정자에 앉아 윤슬을 바라보기도 좋고, 물길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조류 관찰대를 이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오송지를 한 바퀴 돌고 쭉 딜을 따라 나가다 보면 편백나무 숲과 작은 무대도 마련이 돼있는데요. 건지산은 쉬어가기 좋은 산으로 불리는 만큼 중간중간에 앉아 쉴 벤치가 곳곳에 보여요. 편백나무 숲에도 많은 벤치가 있는데요. 어르신들이 건지산을 즐겨 찾으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가끔 자주 작은 공연이 열리는데요? 편백나무 숲에 앉아 듣는 공연 소리가 숲의 울림을 통해 아주 좋게 들린답니다.

넓은 평상도 여럿 구비돼 있어 날이 좀 풀리면 도시락을 싸와서 먹기에도 참 좋은 공간입니다. 더불어 숲해설이 운영되고 있다니 관심 있으신 경우 연락해 보고 방문해 보세요!

황방산

두 번째로 소개할 등산로는 황방산(고도217미터)인데요. 최근 맞이한 폭설로 인해 새하얗게 물든 설산을 볼 수 있었어요. 설산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또 너무 아름다워서 눈이 오면 등산부터 생각나게 되는 것 같아요.

황방산은 초행길이어서 지도상에 표기된 입구로 보이는 곳을 시작점으로 올랐습니다. 작은 산들의 특징으로는 입구나 출구의 경계가 모호해 찾아가기 어렵다는 지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들어선 입구는 솔병원을 오른쪽에 두고 있는 작은 골목이었습니다. 입구부터 꽤 많은 눈이 쌓여있어 망아지마냥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일단 황방산도 건지산과 마찬가지로 초입부에 약간의 가파른 길이 이어지고 이 길을 넘어서면 완만하게 산등성이를 따라 산책할 수 있습니다. 눈길에는 아이젠 까지는 아니어도 등산 스틱은 필요할 듯 보였어요. 저희는 미처 챙기지 못해 부러진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등반해 보았어요!

온 세상이 백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설경에 감탄을 연발하며 산을 올랐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찾아본 황방산의 풍경에서는 세월에 곱게 다져진 고인돌이 곳곳에 눈에 띄는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워낙 눈이 많이 왔던 터라 그저 하얗게 빛나는 산의 모습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자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가득 묫자리가 즐비해 있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조상을 모신다는 말과 같이 산의 기운이 좋고 해가 잘 드는 곳이어서인지 여러 종류의 묘역이 구분되어 추모공원을 이루고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동물들의 발자국이 산을 오르는 내내 매우 많이 보였습니다.

황방산은 효자동, 동산동, 팔복동을 걸치고 있는 만큼 어느 쪽으로도 내려가기 좋았는데요. 산을 오르기 전 혁신동으로 내려갈지 효자동으로 내려갈지 가고 싶은 카페를 중심으로 정할 수 있었습니다. 묘역을 따라 일원사 쪽으로 하산하여 효자동에서 제가 좋아하는 음식점과 카페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루트이니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기린봉

세 번째로 소개할 등산로는 기린봉(고도260미터)입니다. 지도에서 보이는 큰 기린봉이 아닌 작은 기린봉을 올라 보았는데요. 이곳은 야경으로 유명한 산으로 저녁 시간대에 랜턴을 가지고 해가 어스름 할 때 부터 올라보았습니다. 일몰시간을 확인하여 늦지 않게 도착하여 해가 지는 모습을 눈으로 담아보시길 권장해요!

이곳도 마찬가지로 입구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체련공원 주차장 뒤쪽 길로 향했습니다. 양쪽으로 큰 축구장을 끼고 사잇길로 드문드문 있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정자가 나왔고 그 뒤로 등산로 입구가 보였어요.

기린봉은 앞의 두 곳 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있는데, 이곳은 약간이나마 등산을 한다는 기분이 있습니다.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30분 가량 오르면 정상이 보입니다.

가파른 만큼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해가 어스름 할 때부터 까만 밤이 찾아올 때까지 변하는 도시의 색깔을 관찰하기 좋았어요. 정상에 마련된 망원경으로 동네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풍경으로는 전주의 시가지와 아중호수가 보이는데요. 아중호수 어느 카페에서 들려오는 색소폰 소리가 무척 좋아 한참을 앉아서 듣다가 내려왔어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하늘의 색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무척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조금 더 등산을 하고 싶다면 옆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쭉 오르면 고도 500미터 가량의 큰 기린봉을 오를 수도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엔 랜턴에 기대어 조심스럽게 하산했습니다. 가로등 불빛이 가을 낙엽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어요.

기린봉은 시내와 가까워 먹거리가 많은데요? 이 날은 할로윈데이어서 도무지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멋진 길거리 공연을 볼 수 있었고 오르기 전에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으로 전주시에 산재한 얕은 산들의 등산로를 다녀와 보았는데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등산책을 하며 한 해를 살아갈 마음가짐을 다져보면 어떠실까요?

written by 이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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