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효심의 대표적 장소로 떠나는 여행, 전주 추천대
조선시대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버지를 위해 전주천에 뛰어든 한 사람의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효심에 감동한 것인지 물이 반으로 갈라져 걸어갈 길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효심 가득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전주 추천대에 다녀왔습니다.
효자 추탄 이경동 이야기
여러분 추탄 이경동 선생을 아시나요? 이경동 선생은 4백여 년 전 지금의 하가지구에 거주했는데, 당시 선생의 아버지(달성공)는 중병에 걸려 몇 달째 회복하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이경동 선생은 아버지를 위해 명의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약을 받아 급히 귀가하는데, 전주천이 범람하여 집에 돌아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이경동 선생의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아픈 얼굴이 스쳐 지나갔고, 물이 넘실대는 전주천에 뛰어들어 헤엄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극한 이경동 선생의 효심에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요? 넘실대던 물이 반으로 갈라지며 선생이 걸어갈 수 있게 길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 결과 집에 무사히 돌아가 아버지에게 약을 드리자 기력을 회복하여 완쾌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기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아픈 아버지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전주천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와 효심 가득한 이야기, 이런 내용을 기릴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여기 '추천대'입니다.
추천대는 서곡지구에서 송천동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고, 길에 들어서면 주차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가장 좋았던 것은 정자 앞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나무였습니다. 한눈에 봐도 오랜 세월을 추천대와 함께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추천대’는 이경동 선생이 고향에 돌아와 앞의 추천(전주천)에 낚시를 드리우고 만년을 보낸 곳입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 낚시를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옛날 '이경동 선생이 이렇게 낚시를 하지 않았을까?'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정자가 크진 않았지만, 잘 보존되어 있어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비 오는 날에 방문했지만, 탁 트인 전주천과 잘 드리운 나무, 정자를 함께 바라볼 수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추천대 뒤편에 보면 2008년에 세워진 ‘추탄이선생경동신도비’가 있고, 이경동의 짧은 시가 적힌 비석이 있습니다.
사근역오반-이경동
권객지이와 [게이른 손이 턱을 받치고 누워]
탐시일향중 [시를 구상하다 하루가 지났다]
일성문비취 [비취의 한 소리 들려오나니]
제재역창동 [그것은 역 창의 동쪽에서 울고 있다]
이경동 선생은 시를 지을 생각으로 주제를 곰곰이 생각하는 중에 문득 비취새의 울음소리가 들려 이 내용을 한 편의 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란 일상의 어떤 계기를 통해 영감을 짓는 것이라 쉽고도 어렵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효심 지극한 이경동 선생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에서 '효(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추천대는 전주천과 삼천이 만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주천은 자전거길,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산책 중 쉬어가는 장소로도 좋습니다.
추천대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송천동이, 오른편에는 서곡지구가 위치해 있어 인근 시민들이 가볍게 산책하면서 방문하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옛날에 비해 건물이 많이 들어와 경관이 퇴색되기도 했지만, 저는 지금의 현대적인 모습과 전주천, 삼천 그리고 추천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참 좋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추천대에 방문하여 특별히 효심이 깊었던 이경동 선생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효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 #추천대
- #이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