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간 전
계족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평화로운 힐링 마을 '진골마을'
계족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평화로운 힐링 마을 '진골마을'
계족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이 시골 마을은, 갑자기 도시의 소음이 뚝 끊기고 마치 시간이 느려진 듯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의 작은 시골 마을, '진골마을'입니다.
진골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동요마을 농촌체험 진골마을'이라는 입간판입니다. 푸른 녹음 속에 자리한 그 간판은 마치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 환영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옆으로는 두 개의 석장승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채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2022년 1월 19일에 세워졌다는 이 장승은,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장승제를 통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무 대신 석재로 만들어져 더욱 굳건한 모습으로, 이곳의 역사를 지키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6월의 진골마을은 그야말로 초록빛 잔치를 하듯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오픈된 철제 담장을 타고 붉은 장미가 만개해 있었고, 그 앞에는 농민의 발이 되어줄 작은 스쿠터 한 대가 마치 장미와 대화를 나누듯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무심한 듯 놓여 있던 풍경마저도 한 장의 그림이 되는 곳, 진골마을은 그런 곳입니다.
논에는 얼마 전 모내기를 마친 듯, 벼가 부지런히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었고, 마을 담장마다 그려진 벽화는 이곳이 단지 농촌이라는 이미지에 머물지 않도록 해주었습니다.
특히 트럼펫을 부는 아이의 실루엣 위로는 색색의 꽃들이 흘러넘치며, 동요 속 풍경을 눈앞에 펼쳐놓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걸으며 반가운 존재와도 재회했습니다. 예전 방문 때마다 멀리서 "왕왕" 짖으며 경계를 서던 두 마리 강아지가 이번에는 익숙한 듯 조용히 다가오더니, "또 왔어? 이젠 안 짖을게"라고 말하듯 늘어지는 하품을 한 번 하고는 느릿하게 돌아서더랍니다.
그 순간, 진골마을은 이제 저를 기억해 주는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자작나무가 감성적으로 그려진 벽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남대학교 LINC+ 사업단과 마을 주민, 회덕동 행정복지센터가 협력하여 조성한 이 벽화는 2021년에 시작된 마을 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담장 아래 무성하게 자란 풀과 자작나무 그림이 묘하게 어우러져, 잠시 멈춰서 그 자리에 머물게 하면서 사진 촬영을 꼭 하게 됩니다.
또 다른 농가주택에도 붉은 장미가 잔뜩 피어있었는데,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제는 쓰이지 않는 우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수질 탓에 폐쇄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옛날 물을 긷기 위해 두레박을 내렸을 풍경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다만, 이제는 마실 수 없는 그 물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진골마을은 단지 아름다운 자연과 벽화만으로 기억되는 곳이 아니랍니다. 이 마을에는 '치유농장'이라는 특별한 작은 정원으로 조성된 공간도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병을 이겨내기 위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찾아오는 그곳에는 작고 아담한 정원이며, 그 안에는 '치유의 종'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조용히 종을 울려보니, 마치 마음속 무거운 것들이 하나둘 털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책로 한쪽에는 큼직한 장독대가 놓여 있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장독들을 보며 시골의 고즈넉한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마치 내가 걷는 길에 잔잔한 음악을 깔아주는 듯해서,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치유가 되는 듯했습니다.
계족산자락 능선 사이로 커다란 뭉게구름이 부끄러운 듯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한동안 바라보며 사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온통 푸른 세상에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들, 그리고 하얀 뭉게구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답니다.
진골마을 회관 앞에는 약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차량을 잠시 세우고 마을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이 마을이 주는 고요하고 따뜻한 힘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우며 예쁜 대덕구의 시골 마을을 찾아 지친 마음을 천천히 산책하며 치유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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