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로 인해 문화생활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모든 물가가 고공행진인 요즘 여전히 7,000원의 관람료로 최신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전주 영화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 번쯤 시내를 지나다가 다들 보셨을 그 극장! 저도 늘 지나가기만 하다가 이번에 방문했습니다.

1962년부터 시작된 향토 극장으로

지금까지 이어온 역사

전주 시네마타운은 전주 영화계의 산증인 같은 공간입니다. 1962년 코리아극장을 시작으로 2층 1,182석으로 당시 호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최신 극장 중 하나였습니다. 70년대 후반까지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국립발레단 순회공연, 전국 순회 가곡의 밤 같은 예술 행사와 다채로운 대중 공연을 상영했습니다. 80년 초 경영 악화로 코리아 극장은 문을 닫고, 80년대 중반 코리아 극장과 뉴코리아 극장으로 분관되어 운영됐었죠. 이후 명화극장은 허물어 주차장으로 만들었고, 코리아와 누코리아를 리모델링 및 신축 공사하여 2004년부터는 전주 시네마타운이라는 이름으로 현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전주시네마를 시작한 사장님께서는 젊은 시절 서울에서 극장 5개를 운영하셨던 분이라고 합니다. 초창기에는 대기업 진입이 어려웠던 영화 산업이 법이 바뀌면서 거대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마침 고향도 근처고 대도시를 우선적으로 선점하는 대기업을 피해 황무지와 같았던 전주에서 영화 극장 사업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셨다고 하네요. 전주국제영화제가 활성화된 지금 보면 매우 탁월한 선택을 하신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향토 극장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전주 시네마타운은 70년도 넘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공간입니다. 극장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매표구나 쉼터 등 인테리어가 대단히 세련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최신식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에 비해서 당연히 비교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또 향토 극장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디자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래간 알던 익숙한 공간에서 얻는 안정감, 또 요즘 흔히 말하는 '레트로 감성'이 남아 오히려 좋았습니다. 아늑함과 옛적인 멋이 함께 있는 기분이랄까요? 내부를 둘러보면서 이 공간을 알고 있는 이들이 추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속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최근 '지역에 남은 마지막 향토 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기사가 많이 보이는데요. 이 감성을 더 오랜 시간 느끼고 다음 세대에도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주 시네마타운이 지금까지 이어온 명맥만큼 더 오랜 기간 이 지역을 지켜줬으면 하네요.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유지하는 입장료 7천 원 정책!

전주 시네마타운 극장의 매표 금액은 20년 전 그대로 7,000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팬데믹 등 운영난에도 낮은 입장료를 고수하는 이유는 극장을 운영하는 본질적인 가치관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시네마타운은 더 많은 시민들이 영화를 통해 꿈을 꾸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문화소외계층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하시네요. 영화값을 올리지 않는 이유도 여러모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위한 마음에서라고 합니다.

해외에 여행을 가보면 오래간 세월을 지켜낸 건축양식이나 문화유산을 길거리 등에서 아주 근접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 속에서 자연히 그 나라의 역사를 몸소 마주하고 그들의 생활상을 이해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뼈아픈 역사의 장면들로 인해 남아있는 유산도 많지 않고 또 삶의 터전을 재건축해 잘 살아내야 했기에 빠른 발전으로 나라를 얼기설기 일구어냈죠.

가시적으로는 재빠르게 변화에 물살을 타 경제적 성장을 일궈내는 것이 우리의 삶에 1순위로 필요한 부분으로 비칠 순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 자리에서 지역의 고유성을 지켜내는 소상공인들은 어디로 비켜서야 할까라는 고단한 마음이 한편에 자리 잡게 된 하루였습니다.

어제가 쌓여 오늘이 되고 그 많은 오늘들이 우리의 역사가 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대형 영화관이 아닌 그 자리에, 그대로 옛 모습을 지켜내고 있는 정겨운 우리네 향토 극장 ‘전주 시네마타운’에 방문하셔서, 추억도 되새겨보고 우리의 문화를 내 손으로 직접 보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전주시네마타운

주소 :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67

문의 : 063-283-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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