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순교자의 묘

당진시 합덕읍 대전리 산21번지에 위치한 이곳은 이름없는 분들이 안치된 묘역입니다. 자신의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한 이들이 잠들어 있는 무명순교자의묘 입니다.

무명순교자의묘는 신리를 중심으로 주변의 순교역사와 관련이 깊은 무덤으로 옛날 신리에는 400여명이 사는 교우촌이었습니다. 밀양손씨 집안이 주류를 이루고 다른 성씨를 가진 신자들이 함께 거주한 곳이었어요.

병인박해로(1866) 신자들이 체포되어 순교하거나 피난을 떠나자 박해가 끝난 뒤 이곳 신리에는 한명의 신자도 살지 않는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1972년 신리성지 인근 손씨집안의 선산이 과수원으로 개발되면서 땅을 파헤치니 목없는 시신32기가 주변에 묵주와 함께 발견되었고 1985년에는 14기의 목없는 시신이 십자가와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십자가와 묵주의 양이 옛날 바가지로 한바가지가 넘쳐나 천주교 박해때 참혹하게 희생된 신자들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교자들 대부분이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배경에서 생겨났습니다.

32기의 묘는 1972년 이장될때 6개의 봉분으로 합쳐졌고 14기의 묘는 1985년 이장되면서 손씨 가족 무명순교자의 묘라 명명되었습니다.

가슴 아픈 종교의 역사가 남긴 무명순교자의 묘. 하나뿐인 목숨마저 초개처럼 던질 수 있었던 그 시대의 종교적 신념이 지금 믿음의 자유가 당연시되고 존중받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름하나 남기지 못한 이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에 인적마저 없으니 더 쓸쓸해 보입니다. 한번쯤 이곳을 거닐며 그들의 생과 우리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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