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손끝의 시간,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에서 만난 책의 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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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변에 자리한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는 봉황초등학교 맞은편에 있어 찾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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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제민천변을 걷다가 만나게 되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공간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는 단순한 책방도, 단순한 전시장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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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태어나기까지의 손길과 시간,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책의 물성’을 오롯이 담아낸 곳으로 ‘손끝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우리 모두의 추억을 꺼내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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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서는 개관을 기념해 ‘책의 물성’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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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종이로, 활자로, 손끝으로 만들어지던 그 시절의 온기와 감각이 이 작은 공간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 전시입니다. 지난 5월28일 정식 개관을 기념하여 열린 ‘책의 물성’ 전시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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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방북아트센터 김진섭 대표의 30년 넘게 수집해 온 수동 인쇄기, 명함 인쇄기, 타자기, 활판 인쇄 도구들이 조용히 전시되어 있는데, 사실 이 기계들은 이제는 구할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유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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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천천히 관람하며 저도 모르게 저의 청춘 시절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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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른 채, 하얀 원고지에 펜글씨로 삐뚤빼뚤 글을 쓰던 어린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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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자기를 마주하고, 서툰 손으로 타자기를 ‘타닥타닥’ 치며 글자를 새기며 설레던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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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처음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느끼던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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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늘 꽂혀 있던 옥편, 국어사전, 영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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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손 닿을 일도 없지만 그때는 내게 가장 소중했던 도구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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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들이 결국 ‘내 시간의 역사’였다는 걸, 이 전시를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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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들이 결국 ‘내 시간의 역사’였다는 걸, 이 전시를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특히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단순히 물건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울 인현동, 한때 인쇄의 메카였던 그곳에서 활동하던 장인들의 삶과 손끝의 기술이 고스란히 이곳에 남아 인쇄 장인들의 이야기까지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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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현동 을지로 인쇄골목, 한때 인쇄 골목이 가장 활발했던 그곳에서 활동하던 장인들의 삶과 손끝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이곳 전시장에서 듣게 되니 김진섭 대표의 오랜 노고와 애정이 단순한 수집을 넘어 ‘지역의 기록’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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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기억을 보존하는 일이 되었고, 지금은 공주의 소중한 문화 공간이 되어 무엇보다 이곳은 봉황초등학교와 마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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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이 공간을 자주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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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글자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우는 살아있는 교과서 같은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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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느림의 가치’와 ‘손끝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는 아주 귀한 역할을 해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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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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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모두 잊어가고 있었던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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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디지털로 글을 쓰고, 클릭 한 번이면 책 한 권을 주문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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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빠른 속도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책이 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억하며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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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이곳에서 비로소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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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는 소박하지만 오래 기억될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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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진 않지만 조용히 내 안의 추억을 건드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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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여행길이라면 제민천을 천천히 따라 걸으며 이 공간에 잠시 들러 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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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곳은 아마 누군가의 기억을 살짝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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