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간 전
남해에서 민화에 물든 사람들 이야기
남해군의 유일한 영화관 '보물섬 시네마'가 있는 남해문화원입니다.
건물에 들어서자 고소한 팝콘향이 커피를 부르는데요, 오늘은 영화가 아닌 2025년 제28기 문화학교의 민화 수업을 소개하러 갑니다
정문 로비에 수강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설렘이 먼저 전해집니다.
수업 시작은 오후 2시인데요, 기자가 찾아간 1시부터 많은 수강생들이 열심히 그림 삼매경 중입니다.
학생들의 열의가 많으면 더 바빠지는 김은영 강사님, 서로 에너지를 교환하는 수업이 너무나 행복하고 일주일 치를 충전을 민화 수업에서 하신다 하네요.
민화란?
대중의 삶을 반영한 그림으로 삶의 지혜와 바라는 소원을 그림으로 그려 넣어
그 속에서 시대의 정서, 사람들의 바람, 서민들이 일상 속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한 그림이다.
민화 도안을 보고 본을 뜨고, 채색본을 보며 붓으로 채색을 합니다.
일월오봉도는 태양과 달, 그리고 다섯 개의 봉우리를 그린 작품으로 삶의 원천인 태양과 달,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민화는 예술이기 이전에 마음을 건네는 일종의 언어라고 힐 수 있는데요
조선 후기 문맹률이 높았던 시대, 글보다 쉽게 이해되는 '그림'은 백성들 간의 하나의 소통 수단이자 위로였다 합니다.
기본 밑 색을 칠하고 나면 여러 번에 나눠서 색을 칠하고 바림을 하는 중입니다. 그림을 내가 색칠하기 좋은 방향으로 돌려놓고 해야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28기 신입생 두 분의 남성분들도 직업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 하시는데요, 짝꿍인 친구와 늘 함께합니다.
세필 붓으로 본을 뜨고 호랑이를 만드는 작업이 얼마나 즐거운지 표정에서 묻어나지요?
좋아하는 작업을 한다는 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가 봅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화병도'대작을 하시는 3년 차 베테랑이 신 수강생 강욱순 님은 민화반의 에이스답게 작품에서 기품이 느껴집니다.
성격이 급해서 늘 실수를 하는 수강생인 이분은 오늘 봉황의 깃털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차분하게 멋진 봉황을 키워내보길 응원합니다.
민화는 '본그림'입니다.
일정한 본에 의하여 그려지는 그림이지만 같은 주제를 해도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고 꾸밈없이 솔직하고 소박한, 다정스럽고 따뜻한 그림이며 익살과 웃음이 담긴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오랜 세월을 견딘 자목련이 꽃을 피우고 제비가 돌아오는 설렘 가득한 봄이 한껏 피어납니다.
'약리도'
복을 가져다준다는 잉어 그림은 출세와, 합격의 의미가 있습니다.
옻지 전체를 사용해서 그려내는 큰 그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채색도 여러 번 해야 하는데요, 성급한 마음이 들어 서둘렀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민화를 그리는 과정은 수행의 과정과 같아 마음을 다스리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연꽃의 색감과 연잎의 표현이 참 다양하지요?
민화는 자신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다 보면 작가를 닮아있기도 합니다.
민화만의 왕 언니 이 문자님, 열심히 봉황의 발을 채색 중인데 기자가 불 닭발 먹고 싶다 하여 웃음 한번 날렸더랍니다.ㅎㅎ
민화는 표현보다 '의미'가 먼저입니다
민화는 단순히 예쁜 그림이 아닙니다.
그림 하나하나에 소망, 믿음 이야기가 담겨 있어
'왜 이 꽃을 그리는지, 왜 호랑이를 저 표정으로 그렸는지' 이유를 이해하고 그릴 때, 민화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민화는 말없이 감정을 전하고 기억을 꺼내주는 조용한 목소리와 같습니다.
현대의 민화는
전통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재료와 감성을 입히고 전시, 굿즈 공간 디자인 등으로 일상 속 예술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호랑이의 눈빛과 화병 속 꽃잎의 기운을 담으며 옛 조상들과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시집간 딸아이의 신혼집에 걸어둘 달항아리 그리고, 거실에 따사롭게 피어난 모란꽃을 피워내어 마음을 그리는 행복한 사람이 가득한 이곳은 남해 문화원 민화반 수업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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