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초여름 시원한 바람을 느낄수 있는 죽서루 산책 | 삼척 가볼만한곳
초여름 시원한 바람을 느낄수 있는
죽서루 산책
오늘은 삼척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누각, 죽서루(竹西樓)에 다녀왔습니다.
국보 제213호로 지정된 이곳은 고려 시대에 창건되어 조선 시대에 중창된 역사적 건축물로,
마치 시간의 경계를 넘어 현재로 흘러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누각 아래로는 잔잔한 오십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물소리는 잠시 복잡했던 마음을 정리해주는 듯 느껴졌습니다.
죽서루는 특별히 신발만 벗으면 누구나 누각에 직접 오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나무바닥을 맨발로 딛는 순간부터 고요하고 경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마루에 서서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면,
삼척의 풍경이 시간 위로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책길 끝자락에서는 ‘용문바위’ 선사시대 암각화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햇살이 닿는 바위 표면에는 오래전 사람들이 새긴 형상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그 흔적은 수천 년 전의 시간이 이곳에 잠들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참을 그 앞에 서서 바람 소리를 들으며,
이 땅을 먼저 딛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잠시 생각을 옮겨보았습니다.
죽서루 옆으로는 최근 복원된 삼척 도호부 객사가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붉은 기둥과 단청의 선명한 색감이 눈에 띄었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려는 정성이 곳곳에 스며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객사는 일반인도 직접 올라가 문을 열어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
잠시 과거의 공간 속으로 들어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산책은 짧았지만, 마음속에는 아주 긴 이야기들이 남았습니다.
죽서루의 하늘과 오십천의 물결, 손으로 문을 열었던 객사의 고요함,
바위에 새겨진 선사시대의 흔적, 그리고 다시 태어날 동헌의 기운까지.
삼척은 여전히 조용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시간을 품고 있었습니다.
- #삼척가볼만한곳
- #죽서루
- #삼척죽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