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2023 기획연재- 울남청년 취·창업 성공기] ⑥ 울산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작가 이윤빈님의 이야기를 듣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역의 젊은 작과들과 소통하고 창작활동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문화예술회관 갤러리 쉼에서 올해의 작가 개인전을 매월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7월 31일부터 10월 13일 동안 개인전을 진행하는 이윤빈 작가를 소개합니다.
자연스럽게 번지고 스며드는 수묵담채화를 통한,
공간을 바라보는 관찰자적 시점
울산문화예술회관 2023년 올해의 작가 이윤빈
Q. 2023년 울산문화예술회관 이달의 작가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선정 작가 중 유일한 동양화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년퓰리처기자
네 안녕하세요. 저는 동양화를 전공하여 수묵담채화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윤빈입니다. 저는 다양한 공간경험을 통해 이를 회화작품으로 제작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20년 강원도를 시작으로 2021년 제주도를 거쳐 작년 2022년부터 울산남구 문화예술촌 창작스튜디오 장생포고래로131에 입주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Q. 수묵담채화 작업을 하시는데 작가님에게 수묵담채화만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작가님의 작품은 한국적이기도 하면서 요즘 시대의 모던함이 있습니다.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청년퓰리처기자
수묵담채화는 먹과 은은하게 나타나는 색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이것이 저의 정체성과 저의 이야기를 담기에 가장 적합한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번져들어가고 스며들어가는 성질은, 주변 환경의 변화가 있더라도 그때그때마다 맞추어 가는 데에 어려움이 없는 저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업은 주로 전통 재료를 쓰되, 표현하는 대상들은 현시대의 다양한 공간과 대상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화면의 구도 또한 사진에서 비롯된 화면 구성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들은 한국화의 현대적 해석의 한 갈래로 읽히길 바라는 시도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요소를 찾으면서 동시대성이 같이 나타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작가님의 일상 루틴이 궁금합니다. 작품 활동에 영감을 주는 것이 있다면?
또, 작품 활동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청년퓰리처기자
보통 주 5일 근무 아침 9시 출근 6시 퇴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업해야 하는 양이 많거나 당장에 마감이 급한 작업이 있다면 밤을 새우면서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근무시간을 정해놓고 작업을 합니다.
지금까지 작품을 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작업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가장 잘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공간 경험이 비롯되어야 작품 제작이 시작됩니다. 그만큼 제가 그 공간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고 감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수묵담채에 쓰이는 색감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제가 보는 시선의 색감들을 쪼개고 나누어 기억하고 그 색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서울에서 작업을 할 때는 작업 공간이 넓지 않아 큰 작업을 하기 어려웠었고, 덩달아 화면을 보는 방식에도 시야가 좁아짐을 느꼈습니다. 한국화의 특성상 바닥면을 많이 필요로 하고, 층고가 높을수록 작품 속에서 자유롭게 제가 하고 싶은 표현을 더욱 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대중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청년퓰리처기자
어떤 작가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한국화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일반 대중분들의 인식 속에 고착화된 한국화에 대한 통념을 깨고 우리나라 미술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발전해가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재료적인 물성을 극대화하여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성과 더불어 철학적인 영역과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보조적인 재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다양한 장소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해 내어,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과 장소들에 대한 의미와 그 속에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찰나의 순간들은 포착하고 싶습니다.
Q. 청년 작가로서 문화예술인의 삶이 궁금합니다. 본인의 삶에 대해 느끼는 점 등을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청년퓰리처기자
아무래도 경제적인 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나니 정말 사회에 ‘경제적으로 독립한 작가’로 활동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전시 하나를 하기 위해 파생되는 금액들이 꽤나 부담스러웠던 적들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다행히 과거에 비해 청년작가에 대한 인식이라던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감사한 혜택들이 많아져서 저도 이번 공모 선정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작가도 하나의 연구자라고 생각합니다. 철학, 경제, 사회, 환경 등등 다양한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대상과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섬세하고 다양하게 열린다고 할까요.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찾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고 미미한 시도들이 모여 굳어지는 생각들을 말랑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랑하고 유연한 사고들은 하나의 틈이 되어 사회의 숨구멍이 될 수도 있겠지요.
앞으로도 저는 이러한 시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작품을 제작해낼 것 같습니다.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한 청년 작가이지만 지금의 시대에서 보고 느끼는 나름의 것들을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일이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윤빈 작가의 작품은 공간에서 오는 의도치 않은 아름다움이 고요하게, 수묵담채화처럼 자연스레 느껴집니다.
수묵담채화로 표현된 개인적 사유의 공간이 모던한 색감과 더불어 오히려 현대적으로 표현됩니다.
한국화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이윤빈 작가의 작품 속에서 다채로운 한국화의 발전이 보이는 듯합니다. 문화예술회관 갤러리 쉼에서 작가만의 색이 뚜렷한 이윤빈 작가의 작품을 만나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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