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충청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충청뉴스가 대전의 관악 발전을 위해 지난 3월에 충청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4월 16일 한밭대학교 아트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열었어요.
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가 익숙하지 않지요. 잠깐 용어를 좀 살펴볼까요? 브라스 (brass; 황동/黃銅)은 구리(Cu)에 아연(Zn)을 첨가하여 만든 황금빛을 띠는 합금이에요. 서양 음악에서 브라스(brass)란 악기 재질이 황동(黃銅)인 금관악기로 트럼펫, 트롬본, 튜바, 호른, 유포니움 등이 있어요.
가끔 겉보기 때문에 색소폰을 브라스로 착각하기도 하는데요. 입으로 부는 악기의 주둥이 부위가 떨림으로 소리 나게 만든 얇은 갈대(리드; reed)를 활용하므로 구조상 목관악기에 분류되어요. 이러한 금관악기에 추가적인 몇 개의 악기를 합쳐 편성된 밴드를 '브라스밴드'라고 해요. 밴드는 원래 금관악기에 목관악기 타악기까지 아우르는 군악대가 기준이었어요.
최근에는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전자건반악기 타악기를 합친 모든 것을 '윈드 앙상블'이나 '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고 부르고, 앙상블보다 더 큰 규모로 여러 명이 합주(연주)하는 것이 ‘오케스트라’라고 불러요. 교향악단은 규모에 따라 60명 정도인 심포니 오케스트라, 90명 정도인 필하모닉오케스트라로 나뉩니다.
일반 오케스트라는 일반적으로 지휘자 바로 왼쪽에 앉은 제1 바이올린에서 악장이 나와 A(라)음으로 조율을 하지요. 브라스밴드에서는 클라리넷 연주자가 악장이 되어 지휘자 바로 왼쪽에 앉으며 연주 시작 전 나와 B(시)플랫 음으로 전체 조율합니다.
박태호 충청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목원대, 경북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체코 프라하 음악원에서 지휘를 수학했어요. 국내 여러 대학과 중고등학교에서 우수한 관악 연주가를 배출시킨 지도자로, 한국과 아시아 태평양 관악인의 교류 증진과 발전에도 힘쓰고 있어요.
관악 합주 두 곡이 연주됐어요. 영화음악 거장인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영웅들의 등장(Summon The Heroes)인데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공식 주제곡이자, 올림픽 개최 100주년 기념으로 작곡한 관현악곡입니다. 리드(A. Reed)곡인 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은 스페인어로 '왕의 길'이란 뜻으로 라틴 환상곡(A Latin Fantasy)이 부제예요.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밍고 리듬 등 기타 연주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코드 진행에 바탕을 두고 작곡한 연주회용 서곡 스타일인데, 빠르게- 느리게-빠르게 세도막형식 곡이에요.
관악 합주가 끝나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어요.
세 번째 연주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작품16. 1악장을 최유미의 피아노와 브라스밴드의 협연으로 들었어요. 노르웨이의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 1843~1907)는 피아노 협주곡을 단 한 편 남겼는데, 그의 출세작이자 최대 걸작 중 하나지요. 슈만과 리스트의 영향을 받아 풍부한 악상과 화려한 연주를 돋보일 수 있으며 노르웨이풍의 서정과 혼을 녹여낸 곡이라는 평을 듣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밴드 뒤에 콘트라베이스 현악기 받쳐주긴 하지만 피아노와 브라스밴드와의 협연은 처음인데요. 일반 관현악 못지않게 힘찬 투티(tutti)로 받쳐줘서 독특하고 멋진 협주곡이 되었어요.
윤정수, 김정규, 김주완 3명의 테너가 나와 자코메티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투란도트 /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 칼라프 왕자(테너)가 부른 아리아를 불렀어요. 푸치니는 관현악의 반음계적 무한 선율과 색채감을 도입했대요. 복조성의 음향효과나 관현악이 주는 입체적인 음향효과를 넣어 웅장하고 이국적인 정서를 화려하게 담았어요. 마지막 칼라프 왕자의 '승리!(Vincero!)'를 외칠 땐, 누구라도 손뼉 치지 않을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요.
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도 소개되는 카푸아의 /오, 나의 태양(O sole mio)을 세 명의 테너가 노래했어요. 1898년 열린 나폴리의 피에디그로타 가요제에서 우승한 나폴리 대중가요지요.
목원대 음악교육과 3학년 때, 이재성(1957~)은 1981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나의 꿈 그리고 사랑>으로 은상을 수상했어요. 1984년 발표한 1집 10인치 음반으로 제작한 수록곡 중 히트한 곡이래요. 2007년 다이나믹듀오의 3집 [Enlightened]에 수록되기도 했는데요. 이 곡의 후렴 분을 샘플링 해 훅으로 '기타 하나 동전 한 닢뿐'을 '마이크 하나와 동전 한 닢뿐'으로 바꿔 불렀대요.
'첫사랑을 떠올리는 순수하면서도 아련한 가사와 흥겹지만 슬픈 멜로디의 중독성 짙은 곡'이란 평을 받고 있는 <그 집앞>이 이어졌어요.
관객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가족과 많이 왔는데 한 곡이 끝나면 큰 환호를 아끼지 않았어요. 연주회가 있기까지 도와주신 내빈들 인사 소개와 축사를 마치고 마지막을 관악 합주로 마무리했어요.
1991년 개봉한 케빈 레이놀즈 감독, 케빈 코스트너,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로빈후드 영화가 스크린에나오며 주제곡이 연주됐어요. 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도 약음을 낼 수 있더군요. 로빈후드가 관악으로 웅장하게 음을 이끌어 현으로 주음을 연주한 곡들과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연주자들이 다 나와 인사를 했는데요, 창단 연주회라는 부담이 작지 않았을 텐데 멋지게 연주해주어 무척 기뻤어요.
혹시라도 객석이 차지 않을까 많은 분께 홍보를 열심히 한 고문을 비롯한 단원들의 노고가 보람으로 온 날이었길 바래요. 앞으로도 대전과 충청의 문화 발전에 더욱 큰 역할을 하겠지요?
단원들과 행사 뒷정리를 하던 대표를 만났어요. 김지현 대표는 “충청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가 시민들이 예술 문화를 마음껏 누리게 건강한 거점 예술 단체로 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충청브라스밴드 오케스트라가 대전·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예술 단체로 우뚝 솟길바랍니다. 또한 젊은 연주자들의 공연 일자리를 만들어 내어 관악도 발전하고, 시민들의 문화지수를 높여주어 아름다운 삶이 되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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