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익산여행

금마동고도리석상에서

왕궁유적지 거쳐 제석사지까지

고도 익산과 마주하는 걷기 코스 중 하나가

금마사거리에서 출발해

금마 동고도리 석인상을 만나고

왕궁리5층석탑이 있는 왕궁 유적지를 거쳐

제석사지까지 걷는 길이다.

그 길엔 마을과 논밭이 눈에 들어오고,

가을의 청명한 하늘을 따라 걸으면 마음이 예뻐진다.

동고도리(古都里)석인상

동쪽은 여성 석상,

서쪽은 남성 석상을 만나다.

금마사거리에서 왕궁면 쪽으로

옥룡천을 따라 걷다 보면

남녀 두 석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보이고

그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에

석인상이 서 있는데,

서쪽 석상의 입 주위로 수염이 새겨 있고

입이 두툼하며 코가 넓다.

동쪽 석상은 수염이 없고

입을 살포시 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남녀로 구분한 것이 명확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 석상은

“음력 12월 해일 자시에 두 상이 만나서

일 년 동안의 회포를 풀고

새벽닭 우는 소리를 듣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라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칠월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시기만

다를 뿐 이야기의 전개 과정이 비슷하다.

동고도리 석인상을 빠져나와

5분 정도 걸으면 왕궁리 유적지가 나온다.

춘포 창평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다가

왼쪽에 왕궁리 유적지를 만나면

바로 눈이 확 트이는 것을 느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서 정비가 되고

행사들이 열리면서 백제 시대 왕궁 정원의

본 모습이 드러나고 수로의 형성에 관한 확인으로

제대로 된 왕궁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북 490m, 동서 240m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왕궁터에서 삼국시대 최초 대형화장실

유적이 발견되었는데,

정화시설을 갖춘 최대규모로 흥미를 끈다.

그 대형화장실 유적을 지나 쌍 소나무 길 너머

살짝 왕궁리 5층 석탑이 보이고

이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탑리마을에서 왕궁 궁평

제석사지 가는 가을 들녘 길

백제왕궁박물관 옆으로 난 좁은 길을 통해

백제 왕궁의 옛터를 지키며 살아가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 나오는데,

시내권이 아니라서 부여나 경주의

유적지 마을처럼 볼거리가 많은

복잡한 풍경이 아니라 아쉬울 수 있겠으나

가을을 담은 마을을 걸으며

유유자적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기면 좋겠다 싶다.

왕궁을 담은 마을에서 길을 따라나서면

멀리 보일까 말까 제석교회가 보이는 듯하고

노랗게 고개 숙이는 벼들 사이로 난

들녘 길이 보기 좋아 하늘을 보면

북쪽 편에 미륵산이 한 움큼 눈에 들어찬다.

그 길을 10분 정도 걸어 왕궁면 소재지 가는 길과

마주하면 바로 궁평마을이 다가선다.

백제 무왕 시대 왕가 사찰 왕궁

궁평 뜰 제석사지에 닿는다.

왕궁리 궁평마을의 제석사지는

백제 30대 무왕이 왕궁평성에 천도하여

궁성을 조성한 다음 미륵사를 창건하고

국가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제석사를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터로만 남아 있다.

한편 발굴 조사 및 유적 정비 과정에서

수습된 초석, 지대석, 갑석 등

다양한 종류의 석재들을 볼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 백제 시대유적지인

왕궁 유적지에 올 기회가 생긴다면,

짬 시간을 내어 동고도리 석인상과

왕궁 궁평마을의 제석사지를

둘러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익산의 고도 역사를 기억하는

여유의 걸음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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