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촌 두암고택

🏠주소 : 경북 영주시 이산면 이산로621번길 118-1

☎️문의 : 영주시 문화예술과 ☏ 054-639-6583~4

🚗주변 가볼만한 곳 : 이산성원, 만취당, 문천서당 등

영주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

우금촌 두암고택을 거닐다.

경상북도 영주시 이산면 신암리, 그곳에는 조선의 시간이 고요히 머무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름부터 고풍스러운 우금촌(友琴村). ‘거문고를 벗 삼는다’는 의미를 지닌 이 마을은, 산세가 거문고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불어요.

마을 앞으로는 내성천이 유유히 흐르고, 뒤편에는 야트막한 구릉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데 그곳에 영주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 ‘우금촌두암고택’이 있습니다.

우금촌 두암고택은 1590년, 조선 선조 23년에 김우익(金友益)이 분가하며 지은 집입니다. 그는 문절공 김담(金淡)의 6세손으로, 어려서부터 학문과 효심이 깊었다고 해요.

우금촌 두암고택의 솟을대문(솟을삼문)은 기와지붕의 곡선미와 자연석으로 쌓은 담장이 어우러져 조선 양반가옥 특유의 위엄과 고풍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영주의 숨은 보물, 우금촌 두암고택의 첫인상은 단연히 솟을대문이 아닐까요? 묵직한 나무 문과 검은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고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물씬 풍깁니다.

내성천 물돌로 쌓은 기단과 담장 너머로 살짝 보이는 사랑채와 고목은 430년의 세월을 은연히 드러내고 있네요.

고택은 ‘ㅁ’자 구조의 정침을 중심으로 서쪽에 별당 함집당(咸集堂), 동쪽 뒤편에 불천위 사당이 자리 잡고 있어요. 넓은 마당, 큼직한 돌로 쌓은 기단, 기와지붕이 겹겹이 이어지는 그 자체로 조선시대 양반가의 품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영남 지방 뜰집 구조예요.

두암고택 정침(正寢, 본채)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고 있으며, 그 앞마당에는 자연스럽게 놓인 옹기 장독대와 잔잔한 정원이 조선시대의 일상을 고요히 되살려줍니다.

정침 서편에는 별당 형식으로 지어진 함집당이 있어요. 이름은 김우익의 손자인 김종호(金宗灝)의 호에서 따왔어요. 이곳은 형제간 화목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서당 겸 강학 공간으로 활용된 조선 선비 가옥의 전형적인 별채에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구성된 팔작지붕의 함집당은 마루와 온돌방, 사방으로 나 있는 좁은 쪽마루로 구성되어 있어요. 소박하지만 기능과 상징이 조화를 이루는 건축미가 돋보이는 함집당입니다.

김우익은 문과 병과 제2인으로 급제한 뒤, 성균관 학유, 황해도사, 해미현감, 한성부서윤 등을 역임한 백성을 위하는 목민관이었어요. 그는 가난한 고을에 논농사를 처음 도입해 풍요를 만든 인물로도 전해지고 있죠.

그의 후손들은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문과 급제자 8명, 생원·진사시 22명이라는 놀라운 학문적 성과를 이루었어요. 우금촌 두암고택은 한 가문의 정신과 전통,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고택에는 전설 같은 일화가 있어요. 1590년 정월 어느 날, 김우익이 세수를 하던 중 학 한 마리가 알을 입에 물고 날아가는 것을 보았어요.

이상하게 여긴 그는 학을 따라 말을 달렸고, 그 학이 지금의 고택 자리에 내려앉아 둥지를 틀었다고 해요. 김우익은 이를 길지(吉地)라 여겨 그곳에 집을 짓기로 마음먹었고, 그곳이 바로 우금촌 두암고택이 되었어요.

우금촌 두암고택 함집당 마당 한가운데 우뚝 선 이 나무는 수백 년 세월 동안 고택의 사계절을 묵묵히 지켜내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기와지붕과 장독대, 굽은 담장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묵화와 같네요.

정침 동편 뒤에는 불천위(不遷位) 사당이 있어요. 김우익의 위패가 모셔진 이 사당은, 후손들이 대대로 제사를 지내며 위패를 옮기지 않는 예의 공간이에요. 고택으로 들어갈 수 없어 불천위 사당은 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쉽네요.

우금촌 두암고택은 197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되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고 있어요. 조선의 주거 구조, 제례 문화, 양반가 생활 양식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공간이자, 누구나 시간을 거슬러 조선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죠.

기와지붕 아래 마루에 앉아 있으면, 선비의 고요한 숨결이 바람에 실려오는 듯하고, 돌기단을 따라 놓인 공간마다 옛사람들의 발자취가 느껴집니다.

후손들의 정성 어린 보존 덕분에 우리는 이곳에서 과거를 걷고, 전통을 체험하며, 고요한 울림 속에서 삶의 지혜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오늘날, 두암고택은 조선의 품격을 간직한 채,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으니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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