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플러스 7월] 강릉시 로컬푸드 시민 서포터스 ‘로컬이터’

강릉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추진단이 운영하는 ‘강릉 로컬푸드 시민 서포터스’가 화제다.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우리 지역 로컬푸드의 맛을 넘겨주기 위해 ‘먹어서 키우자’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5월 출범했다. 시장, 음식점, 생산지 등을 찾아다니며 우리 음식 문화를 발굴하는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글 최현숙(수필가) | 사진 강릉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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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음식의 오감을 기록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릴 때 먹었던 음식의 맛은 특별하다. 그것은 태생지에서 먹은 것들이라 몸이 기억하기에 오감이 저절로 반응하기 때문이리라. 강릉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추진단에서는 예전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전통음식의 손맛을 기억하듯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로컬푸드의 맛을 넘겨주려면 맛을 보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먹어서 키우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5월 20여 명의 강릉 로컬푸드 시민 서포터스 1기 ‘로컬이터’를 모집했다.

‘로컬이터’는 5월부터 10월까지(13회차) 강릉의 제철 식재료가 한 그릇의 맛있는 음식이 되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 경험하고 기록한다. 로컬푸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생산지, 시장, 가공자, 유통, 음식점 등 어디든 떠난다. 현장 탐사는 물론 강연, 체험, 미식회 같은 풍성한 세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릉의 로컬푸드를 오감으로 즐긴다. 나아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관계를 잇고 먹거리 공동체를 만들어 농부도 잘살고 소비자도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 지역의 친숙한 식재료가 색다른 맛으로 변하는 발견

‘로컬이터’들은 강릉 음식을 경험하고 알리고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새벽 농산물시장과 옥계, 성산, 주문진 등의 농장을 찾아 농부들과 소통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확인한다. 제철 식재료를 바탕으로 지역 요리사들이 개발한 새로운 레시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 레시피를 기반으로 만든 음식을 나누는 쿠킹 클래스 시간도 유용하다. 개두릅, 갯방풍, 산나물, 감자, 토마토, 메밀, 옥수수, 버섯, 고랭지 무, 쌀, 콩, 감 등의 친숙한 우리 식재료가 색다른 맛으로 변하는 모습은 강릉 로컬푸드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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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환경, 건강,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불어 로컬푸드의 중요성과 장점이 부각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며 지역경제를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장려하는 장점이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 균형 발전 기본 계획 중 농업·농촌 분야 핵심 사업으로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글 최현숙(수필가) | 사진 전용태(드래곤레이브)

강릉시 로컬푸드 지원센터 전경

강릉시는 지난 2019년 해당 사업에 선정된 후 강릉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이하 신활력추진단)을 꾸리고 관련 조례를 제정, 사업을 본격화했다. 신활력추진단이 있는 유산동 농산물 도매시장 내 ‘강릉시 로컬푸드 지원센터’를 방문해 추진단의 사업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보았다. 신활력추진단은 ▲농촌 활성화 동력 마련 ▲행복 농업·농촌 및 건강한 소비 생태계 조성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을 목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지역이 공존할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유통하고 환경을 위한 농법에 힘쓴다. 모두가 상생하는 먹거리 공동체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원센터 1층에 있는 로컬 카페 ‘유산’

신활력 리더그룹 육성 지역의 민간 조직이나 개인의 참여를 유도하고 역량을 강화해 실제 활동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 운영한다. 강릉 로컬푸드를 함께할 생산자, 가공업자, 소비자, 문화기획자 등의 발굴과 교육을 담당한다.

지역 자원 상품화 계절별 먹거리와 토종 먹거리를 중심으로 강릉 로컬푸드 특화 상품을 개발 중인데, 강릉 로컬푸드의 정체성을 담은 공동 브랜드 ‘강릉잇다’를 선정하고 메인 디자인과 컬러 매뉴얼을 완성했다.

지역 먹거리 순환 시스템 구축 지역 먹거리 중심의 생산-가공-유통-소비로 연계되는 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기초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 농산물 인증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강릉 로컬푸드마켓’이라는 신활력 문화 장터를 개최하고 있다.

시민 참여 기반 구축 ▲먹거리 관련 문화 자원을 발굴해 연계 활동을 하는 식문화 자원 발굴단 육성 ▲소비자 그룹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민 서포터스 육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를 통해 계절 먹거리와 토종 먹거리 발굴, 먹거리 체험, 놀이 문화 등이 한데 어우러져 강릉 신활력의 중심이 되게 하는 게 목표다.

강릉시 로컬푸드 지원센터

1층= ‘쿠킹 스튜디오’에서는 일반 시민과 아이들이 함께 음식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지역 농산물로 만든 상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또, ‘로컬 카페 유산’에서는 커피와 음료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2층= 사무국과 공유 사무실 겸 강당, 소회의실이 있으며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주소 강릉시 유산로 68(유산동 농산물 도매시장 내) 전화 033-645-3636

강릉 로컬푸드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릉은 산과 바다, 들에서 나오는 식재료가 연중 풍성합니다. 지역의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농산물과 가격만으로 비교하지 말고 지역 농산물이 가진 건강한 먹거리의 장점을 우선순위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강릉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문화적인 가치를 부여해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생산자나 소비자, 유통을 담당하는 모두가 힘을 모아 상생해야 합니다.

로컬푸드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와 강릉 로컬푸드 상품 개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인건비도 안 나오는 감자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돕고자 했지만, 잘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작물 재배에 대한 도전 의식이 부족하고 2차 가공 산업의 가치에 대해 몰라서 주저하는 농민을 돕고 싶었습니다. 로컬푸드 상품 개발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첫째는, 1차 농산물의 잉여 부분이나 못난이 농산물 등을 버리지 않고 소비하는 것이고, 둘째는, 가공을 통해 상품성을 높여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전문 디자인 업체와 연계하는 것입니다. 현재 ‘강릉잇다’ 패키지 개발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강릉의 그것 it, 강릉 먹거리를 먹다 eat, 강릉에는 좋은 먹거리가 있다는 중의적인 의미)

로컬푸드 지원센터에서 운영 중인 카페 ‘유산’은 어떤 곳인가요.

지원센터가 있는 유산동(幼山洞)이라는 지명에서 ‘유산’이 선조가 남긴 가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전통이라는 의미의 유산(遺産)과 발음이 같아 우리 먹거리가 조상의 유산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입니다.이곳은 한마디로 모두가 소통하며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센터 옆에는 싸고 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도매시장도 있으니 많이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올해 중점 사업 및 못다 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강릉 음식을 알리고, 가르치고, 경험하는 강릉 로컬푸드 시민 서포터스 ‘로컬이터’ 양성(6월~10월), 표준화된 레시피를 만드는 식문화 발굴단 사업(6월~10월), 감자 메뉴 개발 CEO 과정, 로컬마켓 운영 교육 등입니다. 7월에는 로컬 재료를 활용한 상품 개발 공모 사업이 예정돼 있는데, 심사를 거쳐 재료 구매비와 가공비를 지원합니다. 로컬푸드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리더 아카데미 과정 교육도 계속됩니다. 소비자들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농산물을 구매할 때 가격 경쟁력만 따지지 말고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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