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시간 전
[금정 평생학습통] 금정구 장애인 평생학습 ‘시, 내 삶을 꿈꾸다’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
금정구의 다양한 평생학습 정보전달을 "평생학습기자단"이 전해드립니다
📝해당 글은 금정평생학습기자단 "이영희"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살면서 힘들거나 그립고 아플 때 이런 순간순간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시로 표현하면 힘든 삶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금정구 평생학습관에 시 창작을 통해
창의성 및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시, 내 삶을 꿈꾸다’가
장애인 우선 강좌로 개설되어 6월 4일부터 7월 9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강좌는 2024년 금정구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유형으로 장애 학습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강좌 중 하나인데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되었다고 합니다.
수업은 수강생들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이동의 불편을 덜기 위해
온라인 줌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저도 수업을 취재하기 위해 미리 아이디를 부여받고
6월 11일 오전 9시 40분 집에서 화상 강의실로 입장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많아 입장하는 데 약간의 혼란스러움은 있었지만
큰 무리 없이 모두 들어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을 맡은 강사는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작가이고 요산문학관 상주 작가이면서
일곱 번째 시집 발간을 앞두고 있는 신정민 시인이었습니다.
“시인의 피에는 순간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더듬이가 있어요. 시
창작을 위해서는 순간순간들을 잘 간직해서 가만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난 주 배운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고 무시한 경험과 느낌들이 모두 시적 대상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한 주 동안 시가 되겠다 싶은 경험이 있으면 이야기해 보실까요?”
“길을 가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머리카락을 흔들어 놓았어요.
이 상황을 시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옆에 있는 활동지원사선생님한테 메모해 달라고 했어요.”
“늘 다니는 길인데 늘 새로운 길이고 늘 만나는 사람인데 늘 새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를 바꾸고 컨트롤러를 달았는데 내 마음은 왜 컨트롤러가 없을까 생각해봤어요.”
강사의 질문에 수강생들은 생각해 둔 경험들을 돌아가며 이야기했습니다.
몇 사람은 시를 써오기도 했는데요.
진정성이 느껴지고 감동을 주는 시 몇 편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지만
백일장 등에 응모하려면 미발표된 창작 시여야 해서 소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큰데요.
대신 감동에 젖은 제 마음을 전달할게요.
다음은 시 창작에 필요한 이론을 공부한 후
그 이론을 바탕으로 이영광 시인의 <두부> <무인도> <죽도록> 3편을 감상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시인은 직접 겪은 경험으로 쓴 시를 읽어주면서
시를 창작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느낌들을 집요하게 붙들고
그 대상이 속삭여줄 때까지 숙고하고 과거의 일도 현재의 일처럼 쓰자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영광 시인 시 3편 중 <두부>와 <무인도>를 소개해 드릴게요.
< 두부 >
두부는 희고 무르고
모가 나 있다
두부가 되기 위해서도
칼날을 배로 가르고 나와야 한다
아무것도 깰 줄 모르는
두부로 살기 위해서도
열두 모서리,
여덟 뿔이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
깨지지 않기 위해 사납게 모 나는 두부도 있고
이기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모질게
모 나는 두부도 있다
두부같이 무른 나도
두부처럼 날카롭게 각 잡고
턱밑까지 넥타이를 졸라매고
어제 그놈을 또 만나러 간다
< 무인도 >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을 때면 어디
섬으로 가고 싶다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결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떻게 죄짓고 어떻게 벌 받아야 하는지
힘없이 알 것 같을 때는 어디든
무인도로 가고 싶다
가서, 무인도의 밤 무인도의 감옥을,
그 망망대해를 수혈 받고 싶다
어떻게 망가지고 어떻게 견디고 안녕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만 살아야 하는지
캄캄히 다 알아버린 것 같은 밤이면 반드시,
그 절해고도에 가고 싶다
가서, 모든 기정사실들을 포기하고 한 백 년
징역 살고 싶다
돌이 되는 시간으로 절반을 살고
시간이 되는 돌로 절반을 살면,
다시는 여기 오지 말거라
머릿속 메모리 칩을 그 천국에 압수당하고
만기 출소해서
이 신기한 지옥으로, 처음 보는 곳으로
두리번두리번 또 건너오고 싶다
<두부>는 영양가 높고 부드러운 두부를 남
을 이기고 남한테 깨지지 않기 위해서 세상과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무인도>는 모든 기정사실들을 거부하고,
그럴 때면 무인도에 가서 재지 않고 몸으로 부딪치고 삶과 겨루며
길들여지지 않는 망망대해의 섬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어떤 확신과 오만도 없이 현실의 괴로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해요.
함께 시를 읽고 분석하고 난 후 신 시인은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적 대상을 끝까지 붙들고 숙고해야 좋은 시가 탄생한다며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저는 수업을 들으면서 강좌 이름처럼 시를 씀으로써
위로 받고 치유 받는 그런 꿈꾸는 삶이 펼쳐질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수업이 끝나고 한 수강생한테 시를 배우면서 드는 느낌에 대해 질문했더니
“시가 무엇인줄도 몰랐고 시 창작은 엄두도 못 냈는데
지난해와 올해 선생님과 함께 시를 감상하고 직접 써보면서 시를 조금은 알 것 같다”면서
“시를 통해서 마음이 약간은 위로 받는 느낌이고
선생님이 항상 칭찬을 해주셔서 어렵지만 자신감이 조금이나마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금도 지루함 없이 수업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는데요.
수강생들이 장애인이지만 신체장애만 있을 뿐 인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보니
강사와 수강생이 소통하며 진행하는 수준 높은 인문학 향기가 나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차시마다 시인과 함께 특정 시인의 좋은 시들을 함께 감상하고
시인들마다 다른 감각들로 묘사된 인식의 깊이와 이론을 공부해가다 보면
한층 더 시 창작에 자신감이 생기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을 받으면서 탄생한 창작 시들은
가을에 개최되는 부산평생학습주간 때 전시되고
전시가 끝난 후에는 금정구 평생학습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정구 평생학습은 금정구 평생학습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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