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북평5일장 민속시장에서 만경대까지, 강원도 동해 드라이브 여행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코스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북평5일장 민속시장의 역사는 조선시대 전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정선과 삼척에서 생산되는 온갖 문물이 모였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궁금해집니다.
무려 2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남 모란시장, 전라도 익산시장과 더불어
전국 3 대 5일장으로 커진 북평 5일장 민속시장을 찾아가는 강원도 동해 드라이브 여행길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아뿔싸!
출발하고 나서야 전국 3대, 강원도 최대 5일 장인 북평민속시장은
매월 3일, 8일, 13일 이렇게 5일마다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전국 5일장 투어에도 계획은 반드시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전국 3대 북평 5일장 민속시장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에서 5일마다 열리는 재래시장
그 시절 매월 3일, 8일 열리는 북평민속시장은 집안 밑천인 소를 사고팔던 우시장이 열리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주인을 떠나기 싫어 '음메~'하고 울어대던 소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5일장 한편에 포토존이 세워졌습니다.
암소 등에 올라탄 개구쟁이들은
떨어질세라 걱정하는 부모님은 아랑곳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배가 고픈 송아지는 젖을 찾아 연신 고개를 갸웃 거립니다.
전국 3 대 5일장이었던 북평민속시장 야외공연장을 찾아
우시장 캐릭터 포토존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 남기고 시장에 발을 들입니다.
코로나19의 터널을 간신히 헤쳐 나오는 중이라 그런지
장날이 아닌 평일 찾은 북평 5일장엔 찬바람만 휑하니 쓸고 지나갑니다.
무럭무럭 하얀 김이 솟아오르는 어묵탕이 끓고 막걸리 잔이 놓였던 가판대도 오늘은 파시입니다.
3일 장날엔 각설이 타령이 무대에 오르고 8일 장날엔 지역 동호인 예술인들 발표회가 열리던 소 무대에도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햇살만 내리고 있습니다.
북평민속시장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뒤뜰 주막이,
반대편에는 북평 주막이 사이좋게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합니다.
붉은색으로 칠했던 양철지붕은 색이 바래져 전국 3 대 5일장이었다는 소문이 무색하리만치
온라인으로 자꾸만 빠져나가는 손님들을 다시 끌어들이기엔 힘이 부쳐 보입니다.
하지만 긴 겨울이 지나고 봄날이 시작되면 분명 북평 민속시장은 예전의 5일장으로 되살아나 정을 주고 파는 시장이 되어 있을 겁니다.
예로부터 북평 5일장 최고의 먹거리는 소머리 국밥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5일장이 열리는 길 양옆으로는 북평 민속시장 국밥거리가 있어 지나는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놓아주질 않습니다.
국밥거리를 알리는 광고 간판 아래 잎새 공방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이름난 천연 염색, 섬유공예 전문점입니다.
고향 국밥, 두배국밥, 두꺼비집, 옛날 장터국밥 등 한집 건너 국밥집이 즐비한 북평 5일장 국밥거리를 찾은 차량으로 인해
잠시 주차 대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구수한 소머리 국밥 한 그릇 배부르게 먹고 만경대 정자를 찾아 떠나는 시장터 옆에서 뻥 튀기 가게를 만났습니다.
지난해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뻥 튀기 가게였는데
점심 식사를 위해 가게를 비워 고소한 뻥 튀기 맛은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봄이 오고 북평 5일 장날이 열리면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민속시장 야외공연장 무대에서 펼쳐질 각설이 타령도 보고 뻥 튀기 맛도 볼 수 있는 봄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척주팔경(陟州八景), 만경대
조선 광해군 5년(1613) 김훈이 세움
전국 3 대 5일장으로 이름난 북평 민속시장에서 도보로 20여 분 거리에
조선 광해군 5년(1613) 낙향한 옛 선비 김훈이 세웠다는 만경대 정자가 있습니다.
지금의 정자는 오랜 세월에 허물어진 것을 지난 1943년 후손들이 중수한 것입니다.
관동팔경에 대비되는 삼척시 내 명승지 여덟 곳을 척주팔경(陟州八景)이라 이르는데 만경대도 그중 한 곳입니다.
척주팔경은 삼척 죽서루, 능파대, 회강정, 무릉계, 연근당, 진동류, 취병산, 그리고 만경대입니다.
북평 민속시장을 떠나 포장도로를 달리는 강원도 동해 드라이브 여행길은 육교 밑으로 이어지고
길 옆으로는 푸른 동해바다가 바로 곁에 있어 힐링이 따로 없습니다.
걷는 길 옆 바다 위에는 어선이 떠있고, 바다 건너편엔 동해시를 상징하는 쌍용시멘트(쌍용c&e) 공장이
365일 쉬지 않고 가동 중인 걸 볼 수 있습니다.
육교를 지나 길옆 공터에 주차 후 만경대 오르는 길을 따라 동해시 구미산 성산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지진 해일 대피로를 시작해서 만경대까지는 산길 160m입니다.
산길 들머리부터 급경사가 시작되고 산길 보호를 위해 데크 계단을 설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가을 온통 붉게 물들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했을 나뭇잎들이 수북이 떨어져 계단을 뒤덮고 있습니다.
낙엽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올라봅니다.
데크 계단 끝 지점에서는 낙석 위험이 있는 바윗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럴 땐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신속히 이동해야겠습니다.
낙엽 쌓인 데크길과 바위로 뒤덮인 너덜 고개만 넘으면 소나무 숲 사이로 야자 매트 깔린 평탄한 길이 시작되고
숲 사이로 보이는 정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광해군 5년 참정 벼슬에서 물러난 김훈이 처음 지었다는 만경대입니다.
정자에 오르니 동해의 진산인 두타산과 동해항, 전천이 한눈에 들어오며
가슴이 탁 트이는 것이 과연 척주팔경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정자 옆에는 정자를 처음 창건한 김훈 선생에 대한 공적비가 있습니다.
조선 현종 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미수 허목 선생은 정자에 올라 눈앞에 흘러가는 풍경을 굽어보며 만경(萬景),
즉 만 가지 풍경이 보이는 곳이라 읊었고 이후 만경대로 불리게 됩니다.
지금 보이는 현판은 1924년 중수 시 옥람 한일동 선생이 쓴 것입니다.
정자에 오르면 상량문과 더불어 당대 명필들이 유람 후 남긴 글들이 걸려 있고,
1872년 중수 시 한성판윤이던 이남식 선생이 쓴 해상명구 현판도 걸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경대 정자 현판은 전면과 후면이 각기 다른 명필이 쓴 것으로 후면은 1872년 중수 시 해석 이돈상 선생이 쓴 것입니다.
오늘은 전국 3 대 5일장이 열리는 북평 민속시장을 둘러본 뒤 만경대 정자까지 강원도 동해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비록 장날이 아니어서 북적이는 시장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다정하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정을 파는 시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해시 구미산 성산봉 정상에 우뚝선 만경대 정자는 언제 어느 때 찾아도 눈앞에 펼쳐진 만 가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가 소중히 가꾸고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문화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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