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초막골생태공원 생태문화 겨울 특별프로그램 - 곤충
필자는 약 2년여 전부터 매일 아침 초막골 생태공원을 걸으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수목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나 새 같은 동물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알지 못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11월에 "초겨울에 만나는 초막골의 생물이야기"라는 주제로 초막골 생태문화 겨울 특별 프로그램인 『전문가와 함께하는 초막골의 하늘·땅·물』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요. 이에 첫 번째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프로그램 내용과 참가 소감 등을 군포시민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번째 "곤충의 겨울나기" 프로그램은 지난 11월 3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초막골 생태공원 방문자 안내소에 모여 손윤한 강사님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강사님께서는 가을 단풍이 모두 떨어지고 나무만 앙상하게 남은 겨울 숲을 도덕경에 나오는 '귀근왈정(歸根曰靜:뿌리로 되돌아가는 것을 일러 고요함이라)'의 상태에 비유하셨는데요. 곤충 역시 알, 애벌레, 번데기 그리고 성충의 시기를 보내며 최적화된 장소에서 겨울을 보내게 되는데, 그때마다 어느 장소에 있는지 찾아보고 왜 거기에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이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곤충들을 발견하고, 그들의 생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가지 곤충들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 무당거미 거미줄과 알집
무당거미 거미줄을 자세히 보면 좌우가 다름이 보이는데 이는 이틀마다 번갈아 가며 무당거미가 새로운 거미줄을 치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점도와 탄성인데 햇빛(자외선)으로 인해 손상이 되기에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죠. 무당거미의 거미줄은 보강터, 사냥터, 쓰레기터 3면으로 나뉘고, 이곳에서 암컷 한 마리와 짝짓기 하기 위해 수컷이 기다리게 됩니다. 무당거미는 보통 암컷 한 마리가 1~3회까지 산란을 하며 통상 알집 하나에 200~1500개의 알을 낳는데 마지막 산란을 끝낸 암컷 무당거미는 알집을 지키다 죽음을 맞이하며, 알집 속에 알들 은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에 부화를 한다고 합니다.
두 번째 : 다양한 거미 알집
거미 알집은 참가자들 눈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손윤한 강사님은 초막골 생태공원 정자 지붕 아래서 다양한 거미 알집을 발견하셨습니다. 거미 알집의 거미줄은 거미 기관의 실샘, 실관, 실젖의 조합으로 일반적으로 치는 거미줄과는 다른 원료로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사진에 있는 무당거미의 경우 텐트팩처럼 흰색의 부착판으로 알집을 나무에 고정 및 위장을 해 놓고 또다시 산란하러 간다고 하니 모두가 무당거미의 생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 : 산란 중인 넓적배사마귀
이날은 마침 넓적배사마귀 한 마리가 정자 아래 구석에서 산란 중이었는데요, 산란한 알은 알집 속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며, 산란을 마친 넓적배사마귀 암컷은 겨울이 오기 전 죽게 된다고 합니다. 오늘 본 넓적배사마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부 지방에 주로 분포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중부지방에서도 개체 수가 증가한 종으로 남부 지방에서는 일부 3차 산란까지 하며 우점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손윤한 강사님께서는 넓적배사마귀와 같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꽃매미, 대만흰나비 등의 아열대 곤충의 북상과 대벌레 등의 대발생으로 개체 수가 증가해, 일반 곤충이 해충화되는 문제점을 언급하셨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곤충의 생태정보들이 수시로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 번째 : 벌의 나무 구멍
손윤한강사님께서 나무 기둥에 뚫려 있는 구멍을 보고 무슨 구멍인지 알아맞추어 보라며 문제를 내셨습니다. 참가자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알고 보니 벌들이 알을 낳기 위해 파놓은 구멍이었습니다. 어리호박벌, 가위벌, 띠호리병벌등이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진흙으로 막아 겨울을 보낸다고 하네요.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다시 주위 나무 기둥들을 살펴보니 꽤 여러 군데 구멍이 보이더군요. 그동안 누군가 실수로 뚫어놓은 구멍이라고 생각한 필자는 당혹스러웠습니다.
다섯 번째 : 식물혹 충영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충영(벌레집)은 곤충의 알, 애벌레 또는 성충이 월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만드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식물 스스로 공격받은 부위를 격리하여 만들어내는 식물혹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식물혹의 명칭을 '기주식물+위치+모양+곤충+혹'의 순서로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예를 들어 '버드나무 눈 공 혹파리 혹'이라 하니 필자 같은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참가자들이 질문을 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는 곤충 상식들이 깨지는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두 가지 질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Q. 거미줄은 먹이를 가두는 가로줄이 끈적거리고,
이동하는 세로줄은 안 끈적거린다고 하는데
맞는 이야기인가요?
A. 왕거미과 같은 거미들의 거미그물은 세로줄을 먼저 치고 가로줄을 치게 되는데 세로줄은 거미들이 다니는 줄이기 때문에 끈적거리지 않습니다. 가로줄은 먼저 안에서 밖으로 치는데 이 줄을 발판실이라고 하고 끈적거리지 않습니다. 간격도 듬성듬성하고요. 발판실을 다 치고 나면 다시 안쪽으로 포획줄을 치면서 들어오는데 이 줄이 끈적거리는 사냥줄입니다. 거미에 따라서 안쪽으로 가로줄을 치면서 들어올 때 먼저 친 발판실을 먹으면서 포획줄을 완성하는 거미도 있고 무당거미처럼 발판실을 그대로 두고 발판실과 발판실 사이에 끈적거리는 포획줄을 치는 거미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가로줄은 끈적거리는 가로줄과 끈적거리지 않는 가로줄이 있는 겁니다.
Q. 잠자리는 물 위에 알을 낳고
번데기 과정이 없는 건가요?
A. 잠자리는 산란판을 통해 물표면에 알을 낳는 수타산란이나 공중산란을 하기도 하지만, 실잠자리, 왕잠자리는 산란관을 통해 식물 위에 알을 낳기도 하며 장수잠자리는 진흙 위에 알을 낳는 타니산란을 합니다. 그리고 종종 도시에서 자동차 본네트위에 알을 낳기도 하는데 이는 움직이는 것만 보이는 잠자리 특성상 물로 착각을 하여 알을 낳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잠자리는 번데기 과정이 없는 불완전변태를 하지만, 풀잠자리, 명주잠자리, 뱀잠자리와 같은 풀잠자리목들은 번데기 과정을 거치는 완전변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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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들에 대한 설명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곤충 초보 필자를 보고 옆의 참가자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이야기하며 격려해 주었는데요. 짧은 두 시간 동안의 프로그램이었지만 곤충도감이 아닌 직접 현장에서 다양한 곤충들을 보고 나니 앞으로 초막골 생태공원을 다닐 때 좀 더 다양한 곤충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곳 초막골 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생태공원 프로그램이 진행 예정이오니, 군포시민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분들께 깊은 감사와 무궁한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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