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다가 생각나는 여름입니다. 끝없이 푸른 바다를 보며 더위를 잊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한 힘을 얻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계절인데요. 수도권에서 가까운 바다는 역시 서해바다죠. 그중에 화성은 크고 작은 섬들과 아름다운 항구가 인접해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쉽게 떠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다를 구경하고 밀물과 썰물, 갯벌을 즐기고 바닷바람을 쐬는 하루. 기왕이면 떠난 김에 이 지역의 시장 구경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어느 여행지를 가든 그 지역의 맛과 멋을 즐기고 지역민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껴보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이런 곳으로 시장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사강시장은 옛 지명이 사강이었습니다. 서해지역인 이곳으로 바닷물이 드나들었고 강처럼 하얀 모래가 쌓여있어 사강(沙江)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해요.

사강 인근에 마산포라는 작은 포구가 있었고 이 포구에서 들어오는 해산물을 팔기 위한 시장이 형성되었는데 바로 사강시장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사강 오일장은 2. 7일인데요. 어시장 주변으로 주차장이 있고, 주변에 공영주차장도 있습니다.

시장 입구에 드니 도로 양옆으로 해산물을 파는 어시장이 펼쳐지고 횟집들이 즐비합니다. 서해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들이 종류별로 각각 담겨서 살아 움직이는군요. 특히 조개류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데요. 맛조개, 키조개, 가리비, 대합, 소라, 우럭조개 등이 싱싱한 생선들과 함께 하고 있네요.

그러다 보니 신선도가 뛰어난 조개가 들어간 해물칼국수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번 유명한 먹방 전문 유튜버가 사강시장 언덕길의 칼국숫집에서 많은 양의 칼국수와 낙지볶음을 먹고 간 것이 화제가 된 곳이기 하죠.

이제는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에 마을 어르신인 듯 할머니께서 채소를 조금씩 담아놓고 팔고 계십니다. 그리고 고구마 줄기를 벗기고 쪽파를 다듬고 계시네요. 깨끗하게 손질해서 담아놓은 쪽파 한 줌 감사히 구입했습니다.

시장 안은 천정형 아케이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햇볕도 막아주고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걱정 없이 장보기 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천정이 시원하게 높고 환할 뿐 아니라 시장통도 널찍해서 오고 가는 불편함이 없어요. 여유롭게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주부부터 천천히 걸어가는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오갑니다.

제철을 맞은 과일들이 선명한 색감을 내면서 기다리는군요. 참외, 수박, 복숭아, 자두, 멜론 등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구입하려면 조금 주춤거리게 되는데 마트나 도심의 가격보다 조금은 낮은 듯합니다. 여름엔 제철 과일을 마음껏 맛보아야 하는데 천정부지의 가격 때문에 망설입니다만 이럴 때 시장에 한 번 나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각종 채소들도 구입하기 좋도록 바구니에 담겨 있습니다. 오이, 고추, 양파, 감자... 그리고 마늘과 파까지 함께 있네요. 한 가지씩만 담아도 푸짐한 식탁 차림이 될 듯합니다.

당연히 생선도 인기입니다. 싱싱한 갈치와 반건조 생선, 마른 오징어와 꼴뚜기, 한 됫박 담겨있는 멸치를 들여다보는데 한 번 맛보라고 집어주십니다.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시장을 돌다 보면 모르는 사이 자꾸만 장바구니에 가득 담깁니다.

신발들이 가지런하네요. 옛 노래나 동화에서 자주 보던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시장에 가신 엄마가 사 갖고 올 꽃신을 기다리는 이야기... 꽃무늬 장화와 슬리퍼, 나란히 놓인 신발들이 추억을 떠올려 줍니다.

쌀과 보리, 각종 콩류와 곡식들은 기본이죠. 철 따라 파종해야 할 씨앗과 모종들까지.

다양한 의류와 각종 잡화들, '있어야 할 것은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라는 노래 가사처럼 시장을 한 바퀴 돌면 별별 것들을 다 구경하게 되는군요.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장바구니에 담기게 됩니다.

시장 구경을 하다 보면 두말할 것도 없이 군것질도 필수입니다.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죠. 도넛, 꽈배기, 떡볶이, 순대, 어묵, 다양한 떡 종류들...

시장을 나오는 길목에서 중요한 표지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차경현의 집터라는 안내판이 있는데요. 1919년 송산면 사강리 일대에서 전개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옥고를 치른 그분의 공을 기려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사강 시장 뒤엔 송산 3.1 기념 공원이 있는데요. 사강시장 주변으로 송산지역의 독립운동가 마을이 있고 독립투사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장 보기가 일반화되다시피 했고, 온라인 마켓으로 무엇이든 구입 가능한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직접 우리 주변의 시장으로 나가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사람 냄새나는 장 보기는 여전히 즐겁습니다.

기분 좋은 여행의 마무리 코스는 역시 시장 구경입니다. 특히 즐거움과 의미도 챙길 수 있는 화성의 사강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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