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향교

🏠주소 : 경북 영주시 풍기읍 교촌리 147-1번지

🅿 주차 : 주변 공용 주차장 이용

📞문의 : 054-636-3115

🚗주변 가볼 만한 곳 : 대한광복단기념공원, 희방사, 희방사역폐역

영주 가볼 만한 곳,

소수서원의 창시자 주세붕이 세운 풍기향교

경북 영주는 ‘선비정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풍기향교에요. 유교가 국가이념이었던 조선시대, 지역 유생들이 학문을 익히고 예를 실천했던 바로 이곳.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풍기향교입니다. 조선의 실천적 유학을 상징하는 인물 주세붕이 직접 이전하고 복구한 풍기향교를 직접 걸어보았어요.

풍기향교를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현장 안내판이에요. ‘풍기향교 <대성전 동·서무>’로 표기된 이 판에는 향교의 기원부터 건축, 제향의 의미까지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정보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성전이 제향 공간으로, 명륜당이 강학 공간으로 사용되며 양쪽의 동무와 서무가 선현을 모시는 구조라는 점을 눈여겨보시면 돼요. 풍기향교가 전학후묘가 아닌 ‘좌묘우학’의 배치를 보여준다는 점이 포인트!!!

오래된 돌담과 곡선을 그리는 나무들이 안내하는 그 길 끝에, 풍기향교 기와지붕의 조용한 문이 방문객을 맞이해요. 조선의 학문과 예절, 그리고 선비정신이 시작되던 곳입니다. 풍기향교를 말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주세붕(1495~1554)입니다.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성균관 사성, 황해도 관찰사 등을 역임했으며, 풍기군수 재임 중 향교를 현재의 위치로 옮기고, 이어 백운동서원(후 소수서원)을 세운 인물입니다. 그는 교육과 유교 윤리를 통해 향촌 사회를 교화하려 했고, 이를 실천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풍기향교의 이건(移建)이었어요.

풍기향교의 담장 너머로 보이는 이 고요한 정원, 소나무와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이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게 합니다. 약 30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풍기향교는 지역사와 함께 호흡한 살아있는 교육의 공간이죠.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향교의 주요 전각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사진 촬영은 가능했지만,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걸으며 공간의 온기를 느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어요.

풍기향교의 건축 배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향교 구조와는 조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조선 대부분의 향교가 교육 공간인 명륜당을 앞, 제향 공간인 대성전을 뒤에 두는 ‘전학후묘’ 형식을 따르는 반면, 풍기향교는 명륜당이 우측에, 대성전이 좌측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를 가리켜 ‘좌묘우학(左廟右學)’이라 부르며, 이는 자연지형에 따른 절충과 실용주의적 설계의 결과로 해석돼요.

풍기향교는 다른 향교에 비해 많은 향안과 교안을 보관하고 있으며, 『풍기향교향안』, 『향교액안』, 『교안』, 『강학소계안』 등의 문헌은 조선시대 풍기 지역의 향촌 사회 구조, 유림 구성, 향교 운영 방식 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1차 사료로 평가받고 있어요. 조선시대 지방 자치와 교육 문화의 실체를 생생히 담아낸 역사적 기록물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아요.

풍기향교가 자리한 이 지역은 지금도 ‘교촌동’이라는 지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름 그대로 학교가 마을의 정체성을 이루는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가고 있어요. 현재 이곳에는 풍기북부초등학교, 금계중학교,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경북항공고등학교, 그리고 ‘공무원사관학교’를 기치로 내건 동양대학교까지, 초등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기관이 집약되어 있죠. 비록 향교는 물리적으로 교육의 중심에서 물러나 있지만, 그 유교적 정신과 교육의 전통은 여전히 교촌동의 교육 문화에 깊숙이 스며들어있어요.

풍기향교에서는 오늘날에도 음력 2월과 8월에 석전대제가 봉행되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는 삭망분향이 진행되는 등 유교 제례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어요. 지역 유림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실제로 제례가 이루어지는 ‘유교 제례의 실천 현장’이죠.

풍기향교는 그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오늘날까지도 지역의 정체성과 교육문화의 상징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주세붕의 실천 유학, 백운동서원과의 연계, 향교의 구조적 독창성,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제향 전통과 지역 공동체의 참여. 이 모든 요소는 풍기향교를 조선 교육 문화사의 결정체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조선의 숨결과 영주의 현재가 만나는 이곳, 풍기 향교에서 ‘교육과 예의 본질’을 다시 마주해보는 시간, 꼭 한 번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title":"영주 가볼 만한 곳, 소수서원의 창시자 주세붕이 세운 풍기향교","source":"https://blog.naver.com/yeongju_city/223917586910","blogName":"영주시 공..","domainIdOrBlogId":"yeongju_city","nicknameOrBlogId":"영주","logNo":223917586910,"smartEditorVersion":4,"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m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